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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대어’ 잡은 대학생 ‘샛별’ 정수빈 “통계보다 감이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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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수빈이 1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즌 2차 투어 하나카드 챔피언십 64강전에서 김가영을 상대로 공격하고 있다. P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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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당구에 또 다른 ‘샛별’이 가세했다. ‘대어’ 김가영을 잡으면서 강렬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대학생 당구선수 정수빈(NH농협카드)이 1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LPBA 하나카드 챔피언십 64강전에서 김가영(하나카드)에 25-23 역전승을 거두고 포효했다.



14이닝까지 12-23으로 뒤졌지만, 막판 14~15닝에 하이런 7점, 6점을 몰아치며 통산 7회 우승의 김가영을 무너뜨렸다. 애버리지에서도 1.5 이상을 치는 등 집중력을 발휘했다. 특히 승패를 가르는 25점 고지에 오를 때는 신예답지 않은 노련한 플레이로 마침표를 찍었다.



정수빈은 경기 뒤 “워낙 잘 치는 언니여서 부담이 많았다. 내 것만 잘 치자는 생각만 했고, 마지막 24점째와 25점째를 칠 때는 너무 떨렸다”고 말했다. 또 “존경하는 선수를 이겨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겉으로는 일절 표시가 나지 않았다. “멘털이 강한 것 같다”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 심장 박동이 평소보다 훨씬 높았다”며 웃었다.



숙명여대에서 통계학을 전공하는 4학년생 정수빈은 3년여전 당구장 알바를 통해서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었다. 우연히 잡은 큐가 재미있었고, 마침 한지승, 신정주(하나카드) 등 프로선수들이 스승으로 나서 도왔다. 실력은 일취월장하며 여자 당구계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올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4학년 2학기는 휴학하고, 당구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당구는 내가 가야 할 길이다. 부모님도 많이 응원하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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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빈. PB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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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학교에서는 그가 프로당구 선수인지 알지 못한다. 정수빈은 “제가 좀 더 알려지면 알아보는 친구들이 생길 것이다. 그게 저한테 좋은지 나쁜지는 모르겠다. 일단 열심히 치고 싶다”고 했다.



큰 경기에서 매듭을 지을 줄 아는 강심장에 장타능력, 결정력이 확인된 만큼, NH농협카드의 조재호 등 남자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배운다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다.



통계학을 전공하는 이과생인 만큼 물리의 원칙을 거스르는 법이 없는 당구는 친근할 것 같다. 하지만 그는 “당구는 수학보다는 감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학기 전에는 하루 6~7시간 연습했다. 앞으로 더 많이 투자하고 집중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수빈은 3일 오후 6시 김보라와 16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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