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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10 (토)

“질릴 정도로 주문해 미안해, 韓 선수들 자랑스러워” 41세 브라질 지도자와 韓 선수들, 어떻게 32년 만에 7위 강호를 이겼나 [MK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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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이사니예 라미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FIVB 랭킹 28위)은 13일 제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 코리아컵 제천 국제남자배구대회 브라질(FIVB 랭킹 7위)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23, 23-25, 25-23, 25-21)로 승리했다.

브라질이 2군급으로 나섰다고 하더라도 한국이 브라질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건 1992년 월드리그 서울대회 3-2 승리 이후 3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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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배구 대표팀 라미레스 감독. 사진(제천)=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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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허수봉(현대캐피탈)이 19점, 신호진(OK금융그룹)이 18점으로 펄펄 날았다. 김지한(우리카드), 차영석(현대캐피탈), 임성진(한국전력)도 각각 9점, 8점, 7점으로 활약했다.

경기 후 만난 라미레스 감독은 “많은 감정이 교차한다. 승리가 기쁘다. 선수들이 전술을 잘 이행해줬다. 상대가 강한 서브를 가지고 있으니 어떻게 해야 득점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주문을 질릴 정도로 했다. 미안할 정도다. 선수들이 잘 이행을 해줘 감사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래도 보완해야 될 부분이 있다. 쉬운 서브임에도 리시브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가다듬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임동혁(국군체육부대)이 아닌 신호진을 선발 아포짓 스파이커로 넣었다. 이유는 무엇일까.

라미레스 감독은 “AVC컵에서 국제 대회 시작을 알렸다. 그때 좋은 모습을 보여준 신호진이다. 조직력 부분을 봤을 때 신호진이 우세하다고 봤다. 물론 임동혁도 정말 좋은 선수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훈련소에 다녀왔고 또 볼 운동 없이 2~3개월을 보냈다. 베스트 컨디션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만 언제든 중요한 순간에 1점을 가져다줄 수 있는 선수가 임동혁이다”라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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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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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컵은 대한배구협회가 직접 주최하고 주관하는 국제 대회다. 한국, 브라질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호주 등 총 5개 나라가 참가한다. 여자 대표팀에 비해 국제 대회 경험이 적은 남자 대표팀을 위해 기회의 장을 만들었다.

라미레스 감독은 “감독으로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인내다. 협회에 전폭적인 지원 속에 긴 여정을 소화하고 있다. 국제 레벨로 올라갈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세계선수권, VNL, 올림픽에 가기 위해서는 이런 분위기와 수준에 적응해야 한다. 팬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다. 지금 당장의 승리도 좋지만, 우리의 긴 여정에 지지를 보내주시고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라고 미소 지었다.

라미레스 감독은 브라질 출신이다. 브라질 대표팀에는 라미레스 감독이 브라질 대표팀 코치 시절 함께 호흡을 맞췄던 선수도 몇 있다. “사실 브라질을 만나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다. 그러나 선수들에게 말을 하지 않았다”는 라미레스 감독은 “이건 개인의 싸움이 아닌 팀과 팀의 싸움이다. 에드손 선수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은 내가 직접 육성을 했던 선수다. 가족 생각도 나고 감정이 교차했지만 난 지금 한국 대표팀 감독이다. 행복하다. 우리 선수들이 국제적인 레벨에 도달할 때까지 돕겠다. 대표팀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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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V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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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라미레스 감독은 “협회 직원뿐만 아니라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도 감사드린다.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많은 신경을 써줘 감사하다”라며 “난 프로 팀과 유기적인 협력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표팀에서 좋은 기량을 갖추고 팀에 돌아간다면 V-리그의 질까지 올라갈 것이다. 앞으로도 대표팀과 클럽 간의 유기적인 협력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한국은 14일 오후 2시 일본과 대회 두 번째 경기를 가진다.

[제천=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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