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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2 (목)

‘박주호·이영표·박지성 작심비판’에도 굳건한 모습…“한국축구 위한 의견 존중” [MK인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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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은 축구인들의 날선 비판에도 굳건한 모습이다. 지난 10일 울산HD에서의 마지막 경기 후 내비친 모습과 같은 입장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15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유럽으로 출국, 외국인 코치 선임을 위해 미팅을 가진다. 스페인, 포르투갈로 향해 코치 후보들이 갖고 있는 축구철학과 비전, 한국축구에 대한 이해도를 들을 예정이다.

지난 8일 대한축구협회의 차기 감독 선임 공식 발표 후 홍명보 감독은 첫 공식석상에 올랐다. 감독 선임 후 그 과정을 두고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홍명보 감독은 “통상적으로 감독 선임 후 취임 기자회견을 갖는데 일정상 촉박해 양해를 부탁드린다”라며 “많은 분들의 의견을 이해하나 응원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매일경제

사진=천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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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축구인들이 대한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를 향한 날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전강위원으로 활동했던 박주호 위원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를 통해 그동안 전강위 내부 소식을 폭로하며 졸속행정을 비판했다.

박주호 위원은 “(홍명보 감독 내정 소식에) 정확한 절차가 아니다. 내가 안에 있었지만 설명할 수가 없다”고 한탄하며 “앞서 정해서 위원장께서 왜 외국에 나가 4~5명의 감독 후보를 만났고, 이임생 이사께서는 왜 유럽으로 간 것인가. 절차 대로 이뤄진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누가 됐든 절차에 맞게, 게임 플랜과 한국축구에 맞는 사람이면 된다. 그런데 같이 일하는 사람으로서 왜 홍명보 감독님이 됐는지 알아야 하는데 모르겠다는 말밖에 못 하겠다. 지난 5개월 동안 감독 선임을 위해 전강위에서 일했는데 너무 허무하다. 전강위가 필요 없다고 느꼈는데, 결과적으로 이렇게 되니 더 이상 존재 여부에 대해 의심이 든다”라고 허망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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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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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와 함께 2002 한일월드컵 4강 주역인 이영표 해설위원 또한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표 해설은 KBS와 인터뷰를 통해 “이미 많은 외국인 감독들이 팀을 잘 통제하고 있다. 한국인 감독이 한국 선수들을 잘 통제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기 힘들다”라며 “빠른 것 보다는 정확하게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말한 바 있다.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정확성보다는 빠른 것을 선택한 것은 대중의 공감을 얻기 힘든 부분이다”라며 감독 선임 과정을 비판했다.

이어 “저 또한 외국인 감독 선임을 원했다. 어느 한 팀에 좋은 감독이 왔을 때 팀을 어떻게 바꿔나가는지 뼈저리게 느낀 바 있다. 물론 한국에도 유능한 지도자가 많은 것은 맞다. 하지만 이를 세계적인 시선으로 열어봤을 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더 무긍무진하다고 생각한다”라며 “K리그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한 구단의 감독을 빼오는 것에 대한축구협회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K리그 팬들에게도 이해받을 수 없는 결정이 대표팀을 향한 지지와 응원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K리그는 대표팀의 근간이고, 대표팀과 분리할 수 없다. 어느 한쪽이 더 중요하다고도 말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전강위가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돼서 아쉽다. 전강위의 감독 선임 과정을 보며 한계를 느꼈다. 저를 포함해 축구인들의 한계를 느꼈다. 당분간 축구인들은 행정을 맡지 말고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실망스럽고, 대한축구협회는 믿어보자는 말을 두 번 다시 못하겠다”라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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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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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전북현대 디렉터이자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전 대표팀 주장 박지성도 일침을 가했다.

박지성은 지난 12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MMCA 플레이: 주니어 풋살’ 행사에서 대표팀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고, 그는 “무너진 체계를 바로 세울 수 있다는 기대는 5개월 전이 마지막이었다. 대한축구협회가 전강위를 만들고 행정적인 절차를 밟는다고 했을 때 기대를 모았지만, 충격만 남겼다. 한 축구인으로서 슬픈 상황이다. 마음이 상당히 아프다. 뭐하나 확실한 답이 없다. 변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참담하다.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하는지 의문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홍명보 감독 선임에 “관연 감독을 선임한 뒤 이런 상황이 나온 적이 있었나 싶다.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걱정된다. 대표팀의 위기가 아니다. 한국축구의 근간이 흔들렸다. 새로 감독이 선임될 때. ㅣ대감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시작한 감독은 처음이지 않나 생각한다. 결과도 중요하나 이번 사안은 결과가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 가늠이 안된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두고는 “회장이 스스로 선택을 하셔야 하는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회장이 그만둔다고 했을 때 대안이 있는지도 고민을 해야 한다. 결국 어떻게 장기적으로 협회를 바라보는 시선들을 재확립시키고, 신뢰를 심어줄지가 우선돼야 되는 부분이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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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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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함께했던 축구인들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홍명보 감독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그는 굳건한 모습과 함께 겸허이 받아들이고자 했다.

홍명보 감독은 유럽 출장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그들의 의견을 존중한다. 축구 선후배라기 보다는 각자 본인들이 한국축구를 위해 하는 말들, 누구든지 다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이것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잘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저는 지금 이 현장에 있고, 대표팀을 이끌어나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의견들을 잘 받아서 좋은 것들을 팀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짐했다.

앞서 홍명보 감독은 울산HD서 마지막 경기에서도 같은 입장을 보인 바 있다. 당시 박주호 위원의 발언에 대해 “전강위에서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었다. 어려움도 있었기에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일들이 축구계 계속 이뤄져야 한다. 이런 의견들이 존중받아야 한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 불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포용해서 더 발전해야 하는 부분이다”라고 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홍명보 감독은 다시 한번 같은 입장을 보였다. 많은 기대보다는 분노와 우려 속 출범하는 ‘홍명보호’다. 자신의 말처럼 선후배를 막론하고 축구인들이 높이는 목소리를 대표팀에 녹일 수 있을지 두고 봐야 한다.

[인천공항(인천)=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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