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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2 (목)

히죽히죽 웃은 죄?…‘신유빈과 갤럭시 셀카’ 北 선수들, 사상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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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남북, 시상대에서 만나 ‘빅토리 셀피’.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한국 임종훈, 신유빈과 은메달을 차지한 북한 리정식, 김금용 등이 시상대에서 삼성 Z플립 6로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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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선수들이 평양에서 사상검열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데일리NK는 21일 평양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 올림픽위원회 대표단과 선수단이 지난 15일 귀국한 이후 평양에서 사상 총화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데일리NK에 따르면 국제 대회에 출전한 북한 선수들은 세 단계에 걸쳐 총화를 받는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했던 선수들 역시 중앙당, 체육성, 자체 총화 세 단계에 걸쳐 사상 총화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선수들이 귀국하는 순간부터 총화가 시작된다”며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사상을 ‘세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 세척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만큼 북한에서는 해외 체류 자체를 비사회주의 문화를 접하는 ‘오염 노출 행위’로 간주한다.

현재 평양에서 진행되는 중앙당 총화는 당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산하 체육 담당 부서가 주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당 총화는 출국부터 귀국까지 전 과정을 조사하고 분석, 평가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

선수들이 올림픽 기간 당(黨)의 방침이나 교양 사업과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를 살핀다. 문제 행동을 한 경우 처벌도 받게 된다.

북한 선수들은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기 전 한국 선수를 비롯한 외국 선수들과 접촉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고 나갔기 때문에 이를 위반한 사실이 확인되면 처벌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당 총화 후에 진행되는 내각 체육성 총화에서는 이번 올림픽 성적에 대한 평가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북한의 국제 대회 성적과 비교해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에 대한 평가와 함께 표창 여부가 결정된다.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들은 이 과정에서 비판은 물론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국제 대회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1~2개월 무보수 노동 처벌을 받는 일도 있다.

중앙당과 체육성 총화가 끝난 뒤에는 자체적으로 호상(상호) 비판, 자기 비판이 집중적으로 진행된다.

올림픽 참가 기간 중 목격한 다른 선수의 잘못된 언행을 비판하거나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다른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다른 나라 선수와 접촉이 있었을 경우 자기 비판에서 강하게 잘못을 반성해야 추후 정치·행정적 처벌을 피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중국 선수들과의 ‘갤럭시 셀카’ 촬영으로 이목을 끌었던 탁구 혼성 복식의 리정식, 김금용 선수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 내용이 담긴 보고서가 당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탁구 혼성 복식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두 선수가 동메달을 딴 한국의 임종훈·신유빈 선수 금메달을 목에 건 중국의 왕추친·쑨잉샤 선수와 시상대 위에서 삼성전자 갤럭시Z 플립6로 셀카를 촬영했다.

이 장면은 외신들이 올림픽 10대 뉴스로 선정할 만큼 감동적인 순간으로 꼽히지만 북한에서는 비판받을 행위로 여겨지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국이 제1적대국으로 규정한 한국 선수들이 바로 옆에 있는데 ‘히죽히죽’ 웃음 띤 모습을 보였다는 게 보고서에 작성된 비판 사항이었다.

김금용 선수의 경우 셀카를 찍을 때 웃어 보였고, 리정식 선수도 시상대에서 내려온 뒤 다른 나라 선수들을 오랫동안 응시하며 웃었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한다.

한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파리올림픽 참가 선수 1만7000여명에게 ‘갤럭시Z 플립6 올림픽 에디션’을 무료로 배포했다.

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함께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이 갤럭시Z 플립6로 사진을 함께 찍을 수 있는 ‘빅토리 셀피’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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