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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0 (금)

"황희찬 지킨다! 주먹질+지지, 뭐든 다 해"…HWANG '인종차별 NO' 선언→동료들+SON 확고한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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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번 인종차별 사건을 통해 황희찬의 인성을 엿볼 수 있었다.

황희찬은 경기 도중 상대에게 인종차별을 당하고, 상대가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여도 침착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 인종차별 반대를 외쳤다. 황희찬의 올바른 인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마르베야에서 울버햄프턴과 코모 1907(이탈리아)의 친선경기가 열렸다. 2024-25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두 팀은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통해 전술과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하고자 중립구장인 스페인에서 친선경기를 계획했다.

그러다 사건이 터졌다. 후반전이 진행되던 도중 코모 1907의 한 수비수가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을 들은 울버햄프턴의 윙어 다니엘 포덴세가 달려가 수비수에게 주먹을 날렸다. 포덴세는 퇴장 조치됐고 경기는 잠시 중단됐다.

개리 오닐 감독은 황희찬의 상태를 체크하고 원한다면 본인이 경기에서 빠질 수 있는 것은 물론 경기 자체를 중단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황희찬은 프리시즌 친선경기가 팀에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고, 경기를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황희찬 본인도 훌훌 털고 일어나 다시 경기에 임했다. 친선경기는 울버햄프턴의 1-0 승리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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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내용은 해당 경기를 현장 취재한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 앤드 스타'의 리암 킨에 의해 보도된 내용이다. 킨은 사건이 터진 직후 자신의 SNS와 매체를 통해 울버햄프턴과 코모 1907의 친선전 도중 황희찬이 인종차별을 당했고, 이에 격분한 포덴세가 상대에게 주먹질을 해 퇴장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울버햄프턴은 곧바로 성명을 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울버햄프턴의 설명에 따르면 후반전 중반 황희찬이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다고 알렸고, 이를 접한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분노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과 대화를 나눠 황희찬이 경기를 더 이상 뛰지 않아도 된다고 했으나, 황희찬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오닐 감독은 구단을 통해 "차니(Channy, 황희찬의 애칭)가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들었다. 나는 차니와 이를 두고 이야기를 나눴고, 팀 전체가 경기를 중단할지 아니면 황희찬 본인만 경기를 관둘지 확인했다. 황희찬은 팀과 함께하고 동료들이 필요한 대로 하길 바랐다"라고 말했다.

또 "이런 일이 벌어져 정말 실망스럽다. 우리는 이번 일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이는 경기에 영향을 준 일이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라며 코모 1907 선수가 황희찬에게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 이번 사건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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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닐 감독은 계속해서 "황희찬은 정말 낙담했고, 나는 이를 이해하고 있다. 난 황희찬이 본인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음에도 팀을 생각해 계속 뛰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며 "황희찬은 이것이 프리시즌 일정이고, 동료들이 계속 뛰길 원했다. 본인이 (인종차별적) 공격을 당했음에도 말이다. 차니는 괜찮을 거다. 황희찬은 우리의 지지를 받고 있다. 우리는 아침에 황희찬을 다시 불러 상태를 점검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오닐 감독은 "이를 대처할 만한 방법들이 있고, 우리는 스스로 경기장에서 나오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의 팀이다. 우리는 이번 주에 정말 열심히 훈련하면서 좋은 일주일을 보냈다. 경기에서도 좋은 순간들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우리가 경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 경기 외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물론 경기 중에 이런 일이 생기면 이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그러나 정작 인종차별 가해를 한 코모 1907은 반성할 생각이 없는 듯했다. 오히려 울버햄프턴 선수들이 해당 사건에 대해 과민반응했다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코모 1907은 16일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인종차별을 용납하지 않고, 모든 인종차별을 강력하게 비난한다"며 "문제의 수비수가 어떤 말을 했는지 알아내기 위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자신이 동료 수비수에게 '그를 무시해, 그는 그가 재키 찬(성룡)이라고 생각해'라고 말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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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다음 설명이었다. 구단은 "우리 선수와 긴 대화를 나눈 결과, 우리는 이번 일이 황희찬의 이름과 그의 동료들이 황희찬을 '차니(Channy)'로 부른 것과 관계가 있었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일부 울버햄프턴 선수들의 반응으로 인해 이 사건이 지나치게 과장된 점에 대해 실망했다"라며 울버햄프턴 선수들의 과격한 반응이 이번 일을 키웠다고 주장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아시아인에게 '재키 찬'이라는 발언을 한 점은 명백한 인종차별이다. 또한 포덴세를 비롯한 울버햄프턴 선수들의 반응은 인종차별 행위에 대한 정당한 분노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코모 1907은 사태의 심각성도, 정당성도 모르는 눈치였다.

코모 1907이 이런 몰상식한 태도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황희찬은 분노하지 않았다. 사건의 중심에 선 황희찬은 17일 "인종차별은 스포츠와 삶의 모든 측면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사건 이후 코칭 스태프들과 동료 선수들이 즉시 경기장을 떠날 수 있다고 말했고, 내 상태를 계속 확인해줬다. 모두에게 정말 감사하다"면서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유럽축구연맹(UEFA)의 태도도 황희찬과 울버햄프턴 동료들, 팬들의 분노를 살만하다. UEFA는 이번 인종차별이 UEFA 주관 경기에서 발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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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에 따르면 UEFA는 "축구에서 인종차별, 차별, 편협함을 없애기 위한 투쟁은 조직의 주요 우선순위이며 우리가 축구에서 모든 형태의 차별을 없애기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지만 조직 징계 기관은 UEFA 주관 대회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만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이번이 UEFA가 주관한 경기가 아닌 친선전이었기에 관할 밖의 일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번 연습경기가 UEFA 회원국인 스페인에서 벌어졌고, 심판 등 축구경기에 알맞는 요건을 모두 충족했음에도 UEFA는 의외로 모르쇠 반응을 내비쳤다.

하지만 황희찬은 굴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인종차별이 있어선 절대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황희찬은 자신의 SNS에 "인종차별은 스포츠와 삶의 모든 측면에서 참을 수 없다"고 강력 규탄하면서 "사건 이후 코칭스태프와 팀원들이 필요하면 바로 현장을 떠나겠다면서 내 안부를 계속 확인했다. 다시 한번 팀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울버햄프턴의 즉각적인 조치에 고마움을 아끼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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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은 이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 경기를 뛰고 싶었고, 우리는 경기장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했다. 응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인종차별을 위한 공간은 없다(There is no room for Racism)"라는 말로 다시 한번 인종차별 반대를 외쳤다.

황희찬을 지키기 위한 동료 선수들의 움직임은 울버햄프턴, 더 나아가 영국에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울버햄프턴 소식을 전하는 '몰리뉴 뉴스'는 "코모와의 훈련 경기 중 황희찬을 지지한 울브스 윙어 포덴세에 대한 칭찬이 널리 퍼졌다"며 "많은 울브스 팬들은 다니엘 포덴세가 끔찍한 상황에 직면해 팀 동료를 옹호한 것을 칭찬했다"고 전했다.

팬들은 "포덴세가 진정한 남자다", "황희찬이 괜찮아지길 바라고 포덴세에게 존경을 보낸다" "인종차별을 위해 싸우고 그의 동료를 지키려는 포덴세의 공정한 행동이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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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덴세의 의리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SNS에 황희찬과 함께 찍힌 사진을 올리며 인종 간의 화합을 나타내는 이모티콘과 하트 이모티콘을 사용해 황희찬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울버햄프턴의 미드필더 마리오 르미나도 자신의 SNS에 황희찬과 있는 사진과 "Together(함께)"라는 문구를 달며 황희찬과 함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캡틴 손흥민도 가세했다.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에서 뛰는 손흥민은 황희찬 글에 '좋아요; 누른 것은 물론 "항상 네 편이다"라며 큰 힘을 실어줬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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