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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2 (월)

메시 망신 다 시키네...아르헨 선수들, '인종차별' 동료 감싸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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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최근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엔소 페르난데스를 감싸고 있다.

페르난데스의 행동에 명백한 인종차별적 요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거나 페르난데스에게 보인 반응이 과했다는 황당한 의견을 내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지난 15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에 위치한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2024 결승전에서 콜롬비아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인종차별적인 내용이 담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SNS 라이브 방송에 그대로 노출시켜 논란이 됐다.

아르헨티나는 코파 아메리카 2024 우승으로 지난 대회에 이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그리고 이번 코파 아메리카 우승까지 세 개의 메이저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하는 엄청난 업적을 세웠다. 이는 스페인이 지난 2008년과 2012년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권대회(유로) 우승, 그리고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이후 12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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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탓일까. 페르난데스는 우승 직후 SNS로 라이브 방송을 켰는데, 방송 도중 뜬금없이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이민자 출신 선수들을 인종차별하는 내용이 담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페르난데스가 부른 노래의 가사는 끔찍했다. 노래에는 프랑스 대표팀에서 뛰는 선수들이 전부 앙골라에서 왔으며, 주장인 킬리안 음바페는 트랜스젠더와 사귀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프랑스 선수들의 어머니는 나이지리아에서, 아버지는 카메룬에서 왔지만 서류상으로 그들은 프랑스 국적이라며 선수들을 조롱했다.

명백한 인종차별이었다. 프랑스 축구대표팀은 대부분 혼혈, 혹은 이민자의 후손으로 이뤄져 있다. 프랑스는 부모의 국적과는 관계없이 프랑스에서 태어나면 프랑스 국적을 부여하고 있고, 프랑스 축구대표팀도 '톨레랑스(관용)' 정책을 앞세워 혈통을 신경쓰지 않고 실력에 따라 프랑스 국가대표로 뛸 수 있는 길을 열어뒀다. 페르난데스가 부른 노래는 이를 조롱하는 내용이었다.

격분한 프랑스축구연맹(FFF)은 곧바로 아르헨티나축구협회(AFA)와 FIFA에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페르난데스의 소속팀인 첼시도 성명을 통해 인종차별을 규탄하고 페르난데스에게 내부적으로 징계를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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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수들은 아직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듯하다. 모두가 입을 모아 동료 페르난데스를 감싸고 있어 충격적이다.

영국 '메트로'에 따르면 리버풀 소속 미드필더 알렉시스 맥알리스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미드필더 로드리고 데폴이 페르난데스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맥알리스터는 "말과 행동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인종차별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아르헨티나는 인종차별에 관련해 이야기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우린 엔소를 알고 있고, 그가 절대 나쁜 의도로 그런 행동을 한 게 아니라는 것도 안다. 엔소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라며 페르난데스를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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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폴은 한 술 더 떴다. 첼시의 프랑스 선수들이 일제히 페르난데스의 SNS를 '언팔로우'한 것을 저격했다.

데폴은 "페르난데스의 동료들이 기분이 상했다면 그걸 SNS에서 노출시킬 게 아니라 페르난데스에게 전화를 걸어야 했다. 라커룸에서 함께하는 선수들끼리 SNS를 언팔로우하는 건 의미가 없다. 전화했으면 이 주제는 끝났을 것이다. 굳이 일을 더 벌리지 않아도 됐다"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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