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운데)가 24일 탬파베이전에서 9회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려 40홈런-40도루를 달성한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 세례를 받고 있다. USA투데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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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최초의 50홈런-50도루를 달성할 시간을 확보했다.”

AP통신은 지난 24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역대 6번째로 40홈런-40도루를 기록한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를 두고 이렇게 전망했다. 역사상 가장 적은 경기로 대기록을 달성한 만큼 50홈런-50도루를 채울 수 있는 시간은 아직 충분하다며 오타니의 진격을 낙관적으로 예상했다.

오타니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서 40홈런-40도루를 달성했다. 대기록까지 1홈런과 1도루만 남긴 상황에서 5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 1도루 맹타를 휘두르고 메이저리그 역대 6번째 그리고 아시아 야수 및 다저스 선수로는 처음으로 ‘40-40 클럽’ 가입을 확정했다.

투수와 타자로 메이저리그를 평정하면서 ‘만화 야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오타니는 40홈런-40도루도 비현실적인 드라마처럼 그려냈다. 하이라이트는 3-3으로 맞선 9회말 2사 만루였다. 앞서 4회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쳐 40도루를 채웠고, 9회 탬파베이 투수 콜린 포체의 시속 136㎞짜리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기념비적인 40홈런-40도루가 끝내기 그랜드슬램으로 장식되자 4만5556명이 운집한 다저스타디움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고,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롯한 다저스 동료들은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오타니를 격렬하게 축하했다.

이로써 오타니는 1988년 호세 칸세코(42홈런-40도루)와 1996년 배리 본즈(42홈런-40도루),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42홈런-46도루),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46홈런-41도루), 지난해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41홈런-73도루)의 뒤를 이어 역대 6번째로 40-40 클럽의 회원이 됐다. 특히 이번 대기록은 역대 최소경기로 작성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종전 기록인 2006년 소리아노의 147경기를 깨고 126경기로 새 이정표를 세웠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왼쪽)가 24일 탬파베이전에서 9회 끝내기 만루홈런을 터뜨려 40홈런-40도루를 달성한 뒤 기뻐하며 베이스를 돌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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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의 시선은 이제 50홈런-50도루 달성 여부로 쏠린다. 오타니는 다음날인 25일 탬파베이전에서 5회 우월 2점홈런을 터뜨려 올 시즌 아치를 41개로 늘렸다. 다저스가 32경기를 남은 상황에서 홈런 9개와 도루 10개만 추가하면 50-50 클럽 가입도 가능하다. 120년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50홈런-50도루 고지는 누구도 밟지 못했다.

오타니는 “오늘은 내 경력에서 가장 기억 남는 순간이다. 앞으로 더 많은 것을 해내고 싶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한편 오타니가 쏘아 올린 40번째 홈런볼의 행방도 화제다. 이 공은 외야 관중의 글러브를 맞고 그라운드로 돌아왔는데 탬파베이 중견수 호세 시리가 공을 주운 뒤 다시 관중석으로 던져버렸다. 시리는 “당시에는 어떤 생각도 들지 않았다. 40홈런-40도루는 인지하지 못했고, 그저 경기가 끝나 공을 관중석으로 던졌다”고 해명했다.

경매 시작가만 수억원으로 추정되는 이 기념구를 두고 일본 언론은 “한 팬이 공을 주웠지만, 구단으로부터 인증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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