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정규리그 1위… KS 직행
이범호, KBO 첫 1980년대생 감독
오랜 코칭 경험 살려 선수단 결속
‘최연소 30-30’ 김도영 등 타선 폭발
양현종은 선발 투수 5명 중 굳건
15일 야구 첫 年 1000만관중 달성
KIA는 지난 17일 인천 SSG전에서 0-2로 패했지만, 2위 삼성이 두산에 4-8로 지면서 남은 매직넘버 ‘1’을 지웠다. 이날 기준 83승2무52패, 승률 0.615가 된 KIA는 남은 7경기를 모두 패하더라도 2위 삼성(75승2무60패)이 따라잡을 수 없게 됐다.
한국시리즈 ‘V12’ 도전 KIA 선수들이 지난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 뒤 가진 정규리그 우승 기념행사에서 환한 얼굴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KIA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12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인천=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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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정규리그 우승의 키워드를 세 가지 정도로 꼽자면, 이범호(43) 감독과 김도영(21), 양현종(36)이다.
KIA는 2024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악재를 만났다. 스프링캠프 출발을 불과 이틀 앞두고 김종국 전 감독이 금품수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KIA는 김 전 감독을 경질했다. 새 사령탑 자리를 두고 KIA의 선택은 이범호 타격코치의 내부승격이었다. 2019년 현역 은퇴 후 이 감독은 스카우트와 2군 총괄 코치, 1군 타격코치 등 핵심 보직을 차례로 거치며 지도자 이력을 쌓았다. 차기 감독 수업을 차근차근 받아왔지만 이 감독은 예상보다 빠르게 감독직에 올랐다. 그러나 준비된 사령탑답게 부임 첫해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KBO리그 최초의 1980년대생 사령탑인 이 감독은 ‘맏형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하나로 결속시켰다. 올 시즌 KIA는 투타에 걸쳐 부상자가 속출했지만, 이 감독이 마운드와 야수진의 두꺼운 전력층을 최대한 활용해 전력 누수를 최소화하며 선두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이 감독이 오랜 기간 KIA의 코칭스태프로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감독은 친근하게 선수들에게 다가가면서도 엄해야 할 땐 확실했다. 김도영을 비롯해 박찬호, 나성범, 소크라테스 브리토 등 주전들이 기본을 저버린 수비나 주루를 하면 가차 없이 교체했다. 처분은 공정했고, 메시지는 확실했기에 불만은 없었다.
이 감독은 “초보 사령탑은 누구나 한 번은 겪어야 하는 자리다. 절대 초보라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 경기에서 이길 수 있을지만 생각했다”면서 “11번 한국시리즈에서 올라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는 사실이 부담을 주진 않는다. 선수들을 믿는다. 12번째도 우승할 것이다. 잘 믿고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KIA 타선은 시즌 내내 한결같이 폭발했다. 17일 기준 KIA는 팀 타율(0.301)을 비롯해 팀 득점(818개), 팀 타점(778개), 팀 출루율(0.370), 팀 장타율(0.464) 모두 1위에 올라 다른 팀들과는 차원이 다른 공격력을 뽐냈다. KIA 타선의 중심엔 데뷔 3년 차에 잠재력을 폭발시킨 김도영이 있다. 김도영은 지난달 15일 역대 9번째이자 최연소 및 최소경기로 30홈런-30도루 위업을 달성했고 현재 37홈런-39도루로 2015년 에릭 테임즈(NC, 47홈런-40도루)에 이어 역대 두 번째 40홈런-40도루에 도전한다. 가장 강력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인 김도영은 40-40클럽에 가입할 경우 만장일치 MVP도 가능할 전망이다.
투수진에서는 ‘대투수’ 양현종의 분전이 빛났다. 올 시즌 시작 때 구상했던 5명의 선발 투수 중 지금까지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건 양현종이 유일하다. 이의리와 윌 크로우는 지난 5월 팔꿈치 수술로 일찌감치 전열에서 이탈했고, 5선발 좌완 윤영철도 지난 7월 척추 피로 골절 소견을 받은 뒤 개점휴업 중이다. 외국인 에이스 역할을 해준 제임스 네일도 지난달 24일 NC전에서 타구에 맞아 턱관절 골절이라는 부상을 당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양현종은 투수진 최고참임에도 씩씩하게 마운드를 지켰고, 그 덕분에 KIA 선발진은 붕괴하지 않을 수 있었다.
한편 2024 KBO리그는 지난 15일 4개 구장에 총 7만7084명이 입장해 누적 관중 1002만758명을 기록하며 프로야구 출범 후 43년 만에 1000만 관중 시대를 활짝 열었다. 17일 기준 누적 관중은 1014만4279명이다. 사상 첫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어젖힌 요인으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젊은 팬이 대거 유입되고, 여성 관중들이 크게 늘어난 것이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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