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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위닝팀의 핵심 필승조는 60~70이닝 정도를 소화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노경은은 순수 불펜으로 80이닝 이상을 던졌다. 그것도 한국 나이로 마흔에 이뤄낸 놀라운 성과였다. 많은 사람들은 노경은의 역투와 분전을 칭찬하면서도, 2024년을 앞두고 뭔가의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불펜은 특정 시즌 많이 던지면 그 다음 해 급격하게 페이스가 처지는 경향이 있다. 노경은은 많이 던져도 너무 많이 던진 선수였다.
그러나 노경은은 그런 우려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 극복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다. 지난해 시즌이 끝나자마자 매일 인천으로 출근해 웨이트트레이닝을 비롯해 철저히 자기 준비를 했다. 후배들이 훈련을 마치고 돌아간 시간에도 항상 클럽하우스에서 가장 늦게 퇴근하는 선수였다. 그리고 하나의 다짐을 했다. 그런 우려의 시선을 깨뜨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즌 마지막까지 건재를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노경은은 그간 우리가 가졌던 리그의 상식을 완전히 깨부수고 있다. 지난해 많은 이닝 소화의 여파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노경은은 29일 현재 시즌 77경기에서 83⅔이닝을 던지며 8승5패38홀드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 중이다. 이미 리그 홀드왕이 확정됐다. 최고령 홀드왕이다. 아쉽게 40홀드에는 다다르지 못했지만, 40홀드를 기록하든 아니든 노경은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는 건 매한가지다.
나이 마흔의 선수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나가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제 정규시즌 최종전이 남은 가운데 노경은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경기, 그리고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그런데도 생생하다. 지난해에는 여름 한때 페이스가 처지는 경향도 있었다. 그러나 그 경험을 발판 삼아 더 철저하게 준비한 노경은은 올해 특별한 슬럼프 없이 시즌을 완주하고 있다.
28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경기에서는 말 그대로 진가를 뽐냈다. 팀이 3-2, 1점차 앞선 6회 1사 2,3루 위기에서 선발 김광현을 구원한 노경은은 두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는 기염을 토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결국 SSG는 노경은의 이 활약에 힘입어 6-2로 이기고 5위 경쟁을 시즌 최종전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
점수를 주지 않아야 할 상황에서 노경은은 혼신의 힘을 다해 구위를 바짝 끌어올렸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노경은의 6회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무려 시속 149㎞가 나왔고, 평균도 148㎞였다. 노경은은 “시즌 끝나기 전에 구위가 떨어진 모습을 안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근래에는) 웨이트트레이닝을 안 했다. 팔 컨디션이 좋은 것만 유지를 했는데 그래도 직구가 내 개인적으로는 힘이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꼬지 않고 바로바로 그냥 깊숙하게만 던지자고 생각했다. 큰 것 한 방을 조심해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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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의 선수를 이렇게 움직이게 하는 건 분명한 동기부여 때문이다. 기록 쌓는 재미가 있다. 노경은은 “기록은 항상 잊고 시즌 시합만 생각하고 야구를 했었다. 그런데 기록이라는 게 또 뭐가 달성이 되고 이뤄지고 그러다 보니 내년에도 그 목표가 생기더라”면서 “(홀드) 20개가 빨리 오면 또 30개에 도전을 하고, 또 3년 연속 하고 싶고 그런 동기부여가 생겨서 내년이 기대되는 그런 동기부여가 있는 것 같다. 시즌을 하는 데 있어서 개인적으로 힘이 많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등번호가 38번인 노경은은 38홀드는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는데 그 동기부여로 야구를 했더니 진짜 38홀드가 찾아왔다.
이제 정규시즌은 한 경기 남았다. SSG는 29일 하루를 쉬고 30일 인천에서 키움과 최종전을 한다. 이날 경기에서 이겨야 1일 kt와 타이브레이커로 가을 희망을 끌고 갈 수 있다. 노경은은 “내일이 없다. 투수 파트는 1회든, 2회든 언제 올라갈지 모른다는 내일이 없는 것으로 계속 준비하고 있다. 농담으로 지금 봉황대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마추어 단기 대회를 하는 것처럼 지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까지 온 이상, 포스트시즌에 가야 노경은을 비롯한 고생한 선수들의 분전도 더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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