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4 (금)

이슈 프로농구 KBL

39점 대폭발에도 ‘알쏭달쏭’ 해먼즈, ‘무색무취’ 틸먼은 퇴출 위기…EASL 아닌 KBL 컵대회가 진정한 시험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알쏭달쏭하다.

수원 kt는 2일(한국시간) 필리핀 마닐라의 몰 오브 아시아 아레나에서 열린 산 미겔 비어맨과의 2024-25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A조 개막전에서 87-81로 승리했다.

에이스 허훈의 부상 투혼, 그리고 ‘문·문’ 문성곤과 문정현의 견고한 수비, 여기에 한희원의 외곽 지원 등 국내 전력의 활약이 만든 승리였다.

매일경제

사진=EASL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에 레이션 해먼즈는 39점 14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 승리에 일조했다. kt의 새 외국선수로서 치른 첫 공식 경기. 기록은 대단히 좋았으나 코트 위 플레이는 쉽게 평가하기 어려웠다.

해먼즈는 전반까지만 하더라도 송영진 감독이 외면할 정도로 부진했다. 경기 초반 2번의 미드레인지 점퍼로 좋은 출발을 알렸으나 이후 산 미겔의 느슨한 수비, 수많은 오픈 찬스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EASL은 2명의 외국선수가 동시에 출전할 수 있어 사실상 40분에 가까운 출전 시간을 받게 된다. 그러나 해먼즈의 초반 부진은 송영진 감독의 신뢰를 잃었고 전반 내내 벤치에 있는 시간이 적지 않았다.

해먼즈가 폭발한 건 3쿼터였다. 전반 내내 소극적이었던 그가 볼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림을 노렸다. 야투 감각도 올라온 듯했다. 여기에 허훈을 중심으로 한 국내선수들이 의도적으로 공격 기회를 제공, 해먼즈가 원맨쇼를 펼칠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었다.

해먼즈가 가진 최대 강점은 내외곽을 오가며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전체 야투 성공률은 42.4%로 그리 좋지 않았으나 전반에 비해 후반은 정확도와 임팩트가 있었다.

올 여름 내내 제대로 된 몸 상태를 만들지 못해 부진했던 해먼즈. 그에게 있어 이번 산 미겔전은 분명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순간이었다. 39점이라는 기록보다 몰아치기에 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 더 큰 수확이었다.

다만 특수성이 강한 EASL 경기만으로 해먼즈의 기량을 정확히 평가하기는 어렵다. 2명의 외국선수가 뛸 수 있는 만큼 1명만 뛰는 KBL과 환경 자체가 다르다. 그렇기에 EASL 경기가 평가의 기준이 되는 건 위험한 일이다.

또 해먼즈는 경기 내내 공격에만 집중했을 뿐 수비에선 강점을 드러내지 못했다. EJ 아노시케 수비에 어려움을 느껴 국내선수들에게 부담이 갈 정도였다. KBL에선 거구의 외국선수를 막아내야 한다. 아노시케도 제대로 밀어내지 못한 힘은 아쉬움이 컸다.

매일경제

사진=EASL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kt는 패리스 배스와 결별, 새로운 외국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하윤기의 외국선수 수비 부담을 줄일 뉴 페이스를 원했다. 그렇게 해먼즈를 영입했으나 의도를 확실히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산 미겔과 같은 필리핀 팀들의 수비는 공격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외국선수 전력을 보더라도 퀸시 밀러는 EASL을 위해 영입한 ‘임시 선수’, 아노시케는 부상 당한 조던 아담스 대신 일주일 전 합류한 대체 외국선수다. 해먼즈의 39점 활약은 분명 대단하지만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게임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해먼즈의 기량을 완전히 파악할 수 있는 건 곧 열릴 KBL 컵대회다. 밀러, 아노시케와 전혀 다른 레벨의 외국선수들을 상대해야 한다. kt는 부산 KCC, 창원 LG를 만난다. 즉 해먼즈는 디온테 버튼과 타일러 데이비스, 아셈 마레이와 대릴 먼로를 상대로 경쟁한다는 뜻이다.

해먼즈가 그들을 상대로도 경쟁력을 발휘한다면 올 여름 내내 존재했던 ‘조기 퇴출’ 위기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지울 수 있을 듯하다.

한편 제레미아 틸먼의 경우 34분 42초 동안 8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야투 성공률은 30%로 처참했다. 기본적으로 골밑 스킬이 부족했으며 완벽한 패스가 전해져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산 미겔의 골밑을 완전히 장악하지도 못했다. 11개의 리바운드는 기록상 인상적이지만 준 마르 파야르도를 제외하면 높이 경쟁력이 전혀 없었던 산 미겔을 상대로 압도했다고 보기 힘들다.

틸먼의 경우 서브 외국선수인 만큼 kt가 교체 카드를 활용하는데 부담이 적다. 실제로 산 미겔전 이후 틸먼에 대한 평가는 더욱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어쩌면 2024-25시즌 개막 전, 교체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어 보인다.

kt는 최근 공식적으로 큰 문제가 없을시 해먼즈, 틸먼과 함께 2024-25시즌을 함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매일경제

사진=EASL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