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5차전 선발로 맞대결을 펼치는 엘지(LG) 트윈스 임찬규(왼쪽)와 케이티(KT) 위즈 엄상백.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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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단두대 매치다. 어느 팀이건 지면 그대로 짐을 싼다. 5위 결정전(타이 브레이크)에 이어,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 그리고 준플레이오프(3선승제) 5차전까지. 물론 그 중심에는 ‘마법사’가 있다. 정규리그 5위 케이티(KT) 위즈의 가을 마법이 판을 뒤흔들고 있다.

케이티는 역대 최초로 열린 5위 결정전에서 에스에스지(SSG) 랜더스를 꺾었고,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업셋(5위 팀이 4위 팀을 이기는 것)을 이뤘다. 0%를 100%로 바꿔놓은 것.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확률을 뒤집으려고 하고 있다.

역대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두 팀이 1승1패로 3차전을 치른 경우는 5차례 있었고, 3차전 승리 팀이 모두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따냈다. 올해 준플레이오프 3차전 승리 팀은 엘지(LG) 트윈스였다. 이강철 케이티 위즈 감독은 4차전 승리 뒤 “0% 기적을 이루라고 기회가 온 듯하다. 운도 따라주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티로서는 작년 한국시리즈 패배의 복수혈전도 된다. 지난해 케이티는 1차전에서 승리하고도 2~5차전을 내리 엘지에 내주면서 준우승에 만족했다. 두 팀 모두 선수단 구성에 거의 변화가 없어서 3차전 오스틴 딘(LG)의 3점포처럼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봤던 장면이 여러 번 데자뷔 되고 있다.

2승2패 벼랑 끝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5차전(11일 저녁 6시30분) 선발은 임찬규(LG)와 엄상백(KT)이다. 둘은 6일 열린 2차전(잠실야구장)에서 선발 맞대결을 벌여 임찬규(5⅓이닝 7피안타 2실점)가 엄상백(4이닝 6피안타 2볼넷 4실점)에 판정승을 거둔 바 있다. 하지만 총력전이 펼쳐지기 때문에 선발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엘지는 임찬규가 일찍 무너질 경우 손주영,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투입된다. 케이티는 고영표를 비롯해 김민, 손동현이 대기한다.

3~4차전이 열렸던 수원 케이티위즈파크는 구장 크기가 작아서 홈런이 펑펑 터지는 ‘빅볼’이 펼쳐졌으나 잠실야구장에서는 1~2차전처럼 ‘스몰볼’, 치고 달리는 작전 야구가 될 가능성이 짙다. 1~4차전 엘지의 팀 타율은 0.257, 케이티의 팀 타율은 0.266였다. 엘지에서는 15타수 무안타로 침묵 중인 문보경이, 케이티에서는 아직 홈런이 없는 멜 로하스 주니어의 방망이(12타수 3안타)에 관심이 쏠린다. 염경엽 엘지 감독은 “5차전서 모든 승부를 걸겠다. 어차피 마지막 게임이라 총력전이다”라고 말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