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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감독이 이끈 광주는 22일 연고지에서 230km나 떨어져 있는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조호르 다룰 탁짐(말레이시아)과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3차전을 펼쳤다. 전반 3분과 6분에 터진 아사니의 멀티 득점에 힘입어 3-1로 이겼다.
광주는 ACLE에서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광주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황이 좋지 않아 수도권까지 올라와야 했다. 지난달 광주에서 열린 요코하마 F. 마리노스전을 찾은 AFC 경기감독관이 도저히 실전을 치를 수 없다고 판단한 데 따른 행정 난맥상의 결과다.
광주는 주말 경기를 치르기 무섭게 차량으로 4시간 이상 걸리는 용인행에 나섰다. 홈 아닌 홈경기라 광주에게 원정이나 다름없었다. 광주시체육회의 무성의한 경기장 관리에 불필요한 이동을 한 이정효 감독은 미르스타디움의 잔디를 확인하고 "어디든 광주 구장보다 나쁜 곳은 없을 것"이라며 "다른 구장과 굳이 비교할 필요도 없다"라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광주는 열악한 환경으로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은 등에 업지 못했지만, 한결 나아진 잔디 상황에 원하던 플레이를 펼쳤다. K리그에서도 짜임새 있는 공격 전술을 구사하는 거의 유일한 구단인 광주라 비도 내려 물기를 충분히 머금은 용인의 잔디에서 더욱 속도감 있게 승기를 잡아 나갔다.
광주는 빡빡한 일정과 무리한 이동에도 주전 자원을 모두 꺼냈다. 이건희를 최전방에 두고 좌우에 오후성과 아사니를 배치했다. 2선은 박태준과 신창무, 정호연으로 역삼각형으로 구성했다. 공격쪽에 숫자를 많이 배치며 무게 중심을 앞에 뒀다. 포백은 이민기, 김경재, 변준수, 조성권이 호흡을 맞췄고, 골문은 김경민이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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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가 시작부터 일방적인 스코어를 냈다. 킥오프 직후 볼 간수 능력을 잘 보여준 광주는 3분 만에 아사니가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오후성이 건네준 볼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받은 아사니는 반대편 포스트를 향해 왼발로 절묘하게 감아차 영의 균형을 일찍 깼다.
아사니의 ACLE 3경기 연속골 행진이었다. 아사니는 요코하마전에서 해트트릭, 가와사키 프론탈레전에서도 1골로 광주의 2연승을 이끌었다. 또 다시 광주가 기선을 잡는 이른 득점을 책임진 아사니는 멈추지 않고 바로 멀티 득점에 성공했다.
압박이 통했다. 아사니는 전반 6분 상대 센터백 페로즈 바하루딘이 하프라인 부근까지 볼을 몰고 올라오자 가차없이 압박을 가해 볼을 탈취했다. 골키퍼와 일대일로 대치할 때까지 내달린 뒤 침착한 마무리로 순식간에 2-0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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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실점으로 버틸 수는 없었다. 상대에 슈팅 기회를 계속 내주던 광주는 전반 27분 코너킥에서 헤더 실점을 했다. 조호르의 선 굵은 플레이에 위기를 맞았는데 결국 뚫리고 말았다.
광주는 전반 33분 똑같이 코너킥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박태준이 문전으로 연결한 볼을 신창무가 머리로 밀어넣어 점수차를 벌린 듯했다. 그런데 신창무로 볼이 연결되기 전 김경재가 상대 선수를 밀어 넘어뜨린 탓에 득점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광주는 전반을 2-1로 마쳤다. 한 골 차의 리드는 유지했으나 조호르의 제공권 축구에 위험한 상황을 계속 내준 탓에 이정효 감독은 만족스런 표정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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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불리한 양상이 이어지면서 광주는 이희균도 투입하며 반전을 모색했다. 조금씩 볼 점유율을 높이긴 했으나 확실하게 달아날 한방이 터지지 않았다. 광주의 에너지가 고갈됐는지 막바지로 갈수록 더욱 수세에 몰리고 말았다.
후반 내내 펼친 조호르와 빗속 공방전을 실점 없이 버티던 광주는 후반 44분 다시 번뜩인 아사니의 왼발에 세 번째 골을 뽑아냈다. 역습 상황에서 우측 깊숙하게 파고든 아사니는 수비수를 앞에 두고 올린 크로스로 허율의 헤더를 유도했다. 허율 머리에 맞은 볼이 박준형 자책골로 이어지면서 광주가 3-1 승리를 챙겼다.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무대에 도전장을 낸 광주는 요코하마(7-3), 가와사키(1-0)에 이어 조호르까지 제압하면서 동아시아 지역 유일한 3연승으로 선두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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