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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종합] 추성훈 “돌아가신 아버지, 항상 어려운 길 선택하라고 조언” → 설민석 ‘춘향전’ 강연 (‘강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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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강연자들’.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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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훈과 설민석이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3일 오후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이하 ‘강연자들’)’에는 추성훈과 설민석이 강연자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방송에서 추성훈이 첫 번째 강연자로 나섰다. 그는 “오늘 주제가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잖아요. 제 이야기를 듣고 혹시나 여기 계신 분 중에 ‘나도 한 번 도전해볼까?’라는 마음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여기 왔습니다”라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저는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빠는 재일교포 3세, 엄마는 한국에서 태어나시고 아버지와 결혼하고 일본으로 넘어왔습니다. 아버지가 23세, 엄마는 20세에 일찍 결혼하셨어요. 어머니는 일본어를 하나도 못 했어요. 친구도 없고. 그래도 두 남매를 키우기 위해 아르바이트하면서 우리 먹이고 그래도 돈이 모자라니까 최근 엄마랑 여행을 다녀와서 이 프로그램에 대해 말했는데 어릴 때는 밥도 제대로 못 먹었으니까 엄마 얘기를 듣는데 마음이 아팠죠”라고 했다.

이어 “저는 재일교포로 일본에서 살고 있었죠. 중학교 1학년 때 친구가 천 원(100엔)을 빌려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빌려 줬는데 친구가 돌려 달라고 할 때 마다 계속 없다는 거예요. 없다고 하는데 주머니에서 잔돈 소리가 나는 거예요. 그래서 엄청나게 싸웠어요. 선생님도 오고 난리 났는데 엄마도 학교로 불려 오시고 근데 여기부터 이상한 게 그 친구 선생님이 저를 불러서 얼굴 빼고 막 때렸어요. 막 맞고 있는데 그 선생이 ‘일본 사람 때리지 마’ 이랬어요. 맞는데도 그건 아니지 않냐는 생각이 들었어요. 엄마랑 집에 가는 길에 다리를 절뚝이니까 엄마가 집에 가서 옷을 벗어보라고 하니까 온몸에 피멍이 엄청나게 들었어요. 엄마가 눈치가 빠르니까 다 얘기했죠. 그때 차별이라고 생각했어요”라며 마음 아픈 과거를 공개했다.

또 “오사카 지방에서도 집이 치안이 나쁜 곳이었어요. 제 친구들이 거의 지금 야쿠자예요. 하지만 저는 유도를 했기 때문에 같은 길로 가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쁜 길로 안 빠지고 유도만 바라봤어요. 중고등학교 때도 유도선수였지만 돈이 없어서 학비를 대기 어려웠어요. 찾아보니까 오사카 지방 유도 대회에서 1등 하면 명문 학교 스카우트 제의를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스카우트를 받았어요. 대학교 졸업하면 일반 실업팀으로 가는데 그렇게 하려면 저는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일본 실업팀 급여는 한 달에 3백만원이었어요. 큰돈이니까 고민했는데 잘 생각해보니까 유도 때문에 지금까지 왔는데 그 길로 가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한테 한국으로 간다고 하고 부산시청으로 갔습니다. 등에 ‘KOREA’라는 쓰여 있는 도복을 받을 때 진짜 눈물이 났습니다. 2001년에 처음으로 한국 대표로 출전했어요. 열심히 노력했지만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거예요. 마음 속으로 많이 울었습니다. 유도 협회에 잘못된 판정이 너무 많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열심히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안 되는 거예요. 아시아선수권에서도 금메달 땄는데 이상한 판정은 하나도 안 변했습니다”라며 국가 대표로 선발되지 않은 과거를 언급했다.

그는 “그래서 큰 결정을 했죠. 일본으로 귀화하는걸요. ‘추’ 가문이 일본에서 100년 동안 역사를 가지고 있었는데 제가 유도 때문에 그걸 바꾸는 게 이상한 게 아닌지 생각했어요. 일본은 유도에 정말 강해요. 제가 일본으로 귀화한다고 해도 바로 국가대표가 되는 게 아니에요. 제일 큰 게임이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이었어요”라고 말했다.

이어 “숙소 밖을 나가면 부산시청 시절 단골 사장님들을 봤어요. 그런데 마음이 아픈 게 저는 태극기 말고 일장기를 들고 가는 거예요. 일본 선수촌 밖을 못 나갔어요. 그래도 시합에 집중해야 하니까 결승까지는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결승 상대가 한국 선수였습니다. 한국 사람들한테 ‘추성훈 진짜 아깝다! 잘하는데 아깝네’ 이런 소리 듣고 싶었어요. 우승하고 일장기가 가운데에 있고 태극기가 옆에 있는데 너무 마음이 이상한 거예요. 그다음 날 신문 1면에는 ‘조국을 메쳤다’라는 사진이 나왔어요. 한국에서 악플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일본에서 사랑받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일본에서도 악플 많았어요”라며 당시 신문 1면과 악플들을 공개했다.

그는 “이때 느낀 게 있었어요. ‘나는 도대체 어디 사람이야?’ 한국에서는 일본 사람이라고 하고 일본 가면 한국 사람이라고 하고... 유도를 그만두고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격투기를 했습니다”라며 첫 번째 격투기 영상을 보여줬다. 이어 “저는 솔직히 하기 싫었어요. 예전과 같은 일이 일어날까 봐요. 그래도 열심히 해서 결과가 나왔는데 한국 팬들이 엄청나게 응원해줬어요. 그걸 보고 제가 훨씬 많이 감동 받았고...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말이 추성훈 세글자예요. 일본으로 귀화했기 때문에 한국 이름이 없어졌어요. 그래도 한국에 오면 아키야마라고 부르는 사람 한 명도 못 봤어요. ‘추성훈은 한국 사람이야’라는 말이 아픈 마음 다 해결해주는 말입니다. 제 마음은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또 “아버지가 2년 전에 돌아가셨어요. 아버지한테 배운 게 많습니다. 순간순간이 다 선택이에요. ‘그래도 살다 보면 어려운 선택을 하는 순간이 올 것이고 무조건 어려운 길을 가라. 그게 너를 성장시키는 지름길이야’라고 하셨어요. 나이 먹고 보니 어디서 태어나든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멈추지 않고 끝까지 도전할 거예요”라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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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자들’.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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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강연자로는 설민석이 모습을 보였다. 그는 “제가 반백 년 정도 살다 보니까 참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우리의 삶인 것 같아요. 예기치 못한 위기들이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그 힘든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지에 대한 대답이 필요한데 그 대답을 주실 인생 선배님을 모시고 왔거든요. 오늘의 주인공은 ‘춘향전’입니다!”라며 강연 시작을 알렸다.

“월매라는 기생이 살고 있었어요. 월매가 성 참판과 사랑에 빠지고 기생 일을 그만두게 됩니다. 그렇게 딸아이가 태어나는데 봄의 향기 아니냐 해서 성춘향이 탄생했어요. 가족 중 가장 대우를 못 받는 사람이 첩의 막내딸입니다. 춘향을 너무 예뻐하던 아버지도 세상을 떠나요. 열여섯이 되던 날 운명의 그를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실감이 나야 하잖아요? 관객분들 중 ‘내가 춘향이다’하는 분 혹시?”라며 시민과 함께 강연을 펼쳤다.

설민석은 “이한림이라는 사람이 한양에 아들 몽룡이를 데려온 거예요. 그런데 성인인데 공부 집중이 됩니까? 방자를 불러 ‘여기 핫플이 어디야?’ 이렇게 물어봤는데 광한루라는 곳이 있는데 그 앞에 오작교가 있어요. 자 이제 이몽룡을 찾습니다”라며 또 한 번 관객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이몽룡이 먼저 춘향을 발견한 거예요. 춘향이가 그네를 타는데 마치 선녀 같은 거예요. 방자가 ‘아이고 도련님 꿈도 꾸지 마세요’ 이러는 거예요. 주변에 영감들이고 젊은이들하고 다 탐을 내는데 춘향이가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거예요. 방자가 ‘춘향아 우리 도련님이 시를 같이 짓고 싶대’라고 합니다. 춘향이가 왜 따라 갔냐면요 그날 엄마한테 들은 꿈 때문이에요. 엄마가 ‘청룡이 너한테 안기는 꿈을 꿨어’라고 했어요. 그런데 몽룡이 이름이 ‘꿈 몽’에 ‘용 룡’자예요. 그런데 춘향이는 선택권이 별로 없는 삶이었어요. 여러분 인생에서 기회는 이렇게 찾아옵니다. 이몽룡처럼. 그래서 춘향이가 ‘할게요. 결혼’이라고 해서 바로 결혼식이 진행됩니다. 그다음이 뭐예요? 첫날밤! 우리 이걸 귀로 마음으로 엿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라며 국악인의 무대를 소개했다.

또 “우리의 삶엔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죠. 춘향이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립니다. 몽룡이 아버지가 지금으로 따지면 대통령 비서실장이에요. 승진했다고 몽룡이한테 짐을 싸서 가자는 거예요. 그런데 몽룡이는 춘향이를 놓고 갈 생각에 눈물이 나는 거죠. 눈치 100단인 몽룡 엄마가 기생이랑 사랑에 빠졌냐면서 이제 크게 화를 내는 거죠. 춘향이한테 말했더니 ‘기생의 딸이 어찌 귀한 집안의 며느리로 들어가겠어요. 내일 서울 가세요. 가서 결혼도 하세요. 그리고 절 첩으로 만나세요’라고 합니다. 이몽룡이 이별을 선언하니까 춘향이는 옷을 찢고 이몽룡 얼굴에 던지는데요 그때 문짝이 부서지면서 월매가 들어와서 ‘어찌 남자가 한 입 갖고 두말을 한단 말이오’라며 난리를 쳤어요”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춘향은 몽룡이 보고 가라고 했어요. 그렇게 둘을 헤어졌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는데 몽룡이한테 편지 한 통 안 왔어요. 이때 변학도가 사또로 부임을 했어요. 춘향이가 관아로 끌려 오고 변학도가 오늘 밤 당장 수청을 들으라고 하죠. 마침 이몽룡이 암행어사로 뽑혀서 수청이 들지 않아서 옥에 갇힌 춘향을 구하기 위해 일부러 거지꼴로 분장해요. 면회를 하러 가서 춘향은 유언합니다. 장례 치르는 사람인 척하고 내 시신을 수습하고 양지바른 곳에 묻어놨다가 나중에 서방님 성공하고 가족들 터에 같이 묻어주세요”라며 이야기를 전했다.

설민석은 “다음날 변학도의 생일이에요. 이때 몽룡이가 나타나서 거침없이 시를 쓰죠. 시를 보니까 100% 암행어사죠. 그런데 변사또는 이미 만취했죠. 그러고선 품에서 마패를 꺼내서 ‘암햄어사 출도야!’라고 외치죠. 그렇게 두 사람은 3남 3녀를 낳고 행복하게 살았죠. 춘향이한텐 위기 세 개가 있죠. 몽룡이가 떠나고 변사또가 오고 감옥으로 갔죠. 그런데 춘향이는 무릎 꿇지 않았죠. 자신의 소신을 움켜쥐고 나아갔죠. 예기치 못한 위기에 내 스스로를 믿고 어려움을 헤져 나간다면 반드시 좋은 일이 있을 겁니다”라며 강연을 마쳤다.

‘강연자들’은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10분 MBC에서 방송된다.

[서예지 스타투데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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