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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선수는 야구에 진심이었다, 야구 하나에 목숨 걸었던 선수'라고 기억되고 싶다"
SSG 랜더스 추신수가 선수 생활 마침표를 찍었다. 추신수는 7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경원재 앰배서더 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추신수는 지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 입단 이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에 이어 올 시즌 KBO리그 SSG 랜더스까지의 24년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추신수는 MLB 통산 16시즌 동안 1,652경기 타율 0.275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 157도루 218홈런 OPS 0.824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그는 아시아인 최초 20-20클럽 가입(2009, 2010, 2013) 세 차례나 올린 데 이어 아시아인 최초 200홈런, 2015년 사이클링 히트, 아시아인 최장이자 텍사스 구단 최초 52경기 연속 출루 등 굵직한 역사를 남겼다.
이어 추신수는 KBO 통산 4시즌 439경기 타율 0.263 396안타 54홈런 205타점 266득점 OPS 0.812를 올렸다. 특히 2021년 최고령 20-20 클럽 가입을 달성하며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도 이름을 남겼다.
이 밖에도 그는 야구장 밖에서도 선행을 위해 앞장섰다. 2009년 청각 장애 특수학교인 충주성심학교 기부를 시작으로 2019년 강원도 산불, 2020년 코로나 기부, 텍사스 구단 마이너리그 선수에 생계 자금 지원, SSG 소속으로도 여러 기부 캠페인을 펼치며 선수 생활 동안 30건이 넘는 기부 행진을 이어갔다.
추신수는 "오늘 팬들께서 참석하진 못했지만, 내가 미국에 있을때 새벽까지 경기를 봐주시고 응원해준 팬들께 너무 감사하다. (한국에서) 기대치 만큼의 성적은 내지 못했으나,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좋은 추억을 얻었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22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꼽으며 "선수로서 우승을 할 수 있어 가장 기쁘다. '우승'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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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추신수와의 일문일답.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야구 꿈나무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아마추어 때 바로 미국에 진출하는 것과 FA로 미국 진출, 두 가지 모두 장, 단점이 있다. 마이너리그를 경험하고 가면 선수들과 소통하고 언어적으로 적응하는 데 유리하다. 반면, 메이저리그로 바로 진출하면 어느 정도 금액과 최고 자리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야구에만 전념해야 해서 선수들과의 관계를 형성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미국에 진출하는 것, 프로 경험을 쌓고 나가는 것도 두가지 모두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추신수를 어떻게 기억해 주길 바라는가?
"객관적으로 추신수를 평가하면 뭔가 하나 특출난 부분이 없는 선수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5툴로 봤을 때 평균 이상의 실력을 보유한 선수였고, 어느 하나 특별히 뛰어나진 않았지만 여러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듣고 싶은 평가는 '저 선수는 야구에 진심이었다, 야구 하나에 목숨 걸었던 선수'라는 말이다."
-추신수 본인이 섰던 타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타석이 있다면?
"메이저리그 데뷔 타석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때는 어렸고 제대로 즐기진 못했지만, 다른 의미에서 마지막 타석도 기억에 남는다. 메이저리그에서 텍사스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해야 했는데,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 부상으로 인해 방망이를 들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벤치에 앉아 있기는 싫어서 팀 의사와 약속하고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
-한국에서의 마지막 타석도 인상 깊었다.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감정이 북받쳤다. 경기 중에는 표현하기 싫어서 참았지만, 한국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꼭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 동안 훈련도 하지 않고 마지막 타석에 나섰지만, 그 시간들이 너무 빨리 지나갔고, 그 순간들이 머릿속에서 빠르게 스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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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인생, 향후 계획은?
"지금은 몸도 마음도 지쳐있다. 여러 가지 생각과 제안이 들어오고 있지만, 어떤 자리에 가는 것보다 그 자리에서 잘 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야구를 마친 지 얼마 안 돼서 뭔가를 하겠다고 결정하기에는 이르다. 조금의 휴식기를 가지면서 천천히 생각해 보려고 한다."
-야구를 사랑했던 선수로서 은퇴 결심 과정은?
"예전에 박찬호 선배님의 은퇴 기자회견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나도 과연 저런 자리가 있을까 싶었는데, SSG 구단에서 신경을 많이 써줘서 감사했다. 아무래도 부상 때문에 경기 출전이 어려워지면서 스스로 인정하게 됐다. 부상으로 결정한 건 아니지만, 이후 부상으로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고,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쉬움이 남는 것이 있다면.
"아무래도 부상으로 인해 많이 쉬었던 시즌인 것 같다. 텍사스에서 종아리 부상으로 8주, 햄스트링 부상, 몸에 맞는 공으로 인한 손목 부상, 허리 피로 골절 등 다양한 부상을 겪으며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한편으로는 시간이 지나고 보니 부상이 한꺼번에 몰려서 다가온 것이 오히려 나았다고 생각한다"
-24년 동안 겨울에도 먼저 출근하면서 다음 시즌을 준비했는데, 지금은 어떠한가?
"마지막 경기가 끝나고 나서 시원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말 편안하다. 매 시즌 기대와 스트레스를 가지고 보냈는데, 이제는 그런 부담이 없어지니 마음이 편하다. 눈을 떴을 때 내일에 대한 계획이 없다는 게 참 편안하게 느껴졌다."
-감독 자리에 대한 생각은?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감독 자리는 많은 책임이 따르는 자리다. 모든 평가를 받아야 하고, 쉬운 자리가 아니다. 지금은 그 자리에 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쉬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SSG에서 4년 동안 많은 것을 봤다. 더 좋은 팀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충분히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많다. 지속적인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 우리 팀은 베테랑 선수들이 많으니, 그들이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 줘야 한다. 선수들에게도 영원히 자기 자리라고 생각하지 말고 후배들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전했으면 좋겠다."
-추신수는 부산의 상징이었다. 앞으로 SSG가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는가?
"롯데의 1차 지명을 받았지만 결국 인천에서 SSG라는 팀과 처음으로 시작했다. SSG에서 김광현, 최정 같은 스타들과 함께 뛰면서 자부심을 느꼈다. 앞으로는 최지훈, 정준재, 조병현이 랜더스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것이다."
SSG랜더스 추신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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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포스트 주장으로 누구를 추천하나?
"최지훈이나 박성한을 추천한다. 박성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다소 조용한 스타일이라서 최지훈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야구선수로서 몇 점을 주고 싶은가?
"야구를 시작한 9살 때부터 마지막 타석까지 되짚어보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할 수 있었고, 주어진 시간 동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점수를 매기기보다는 스스로 잘 해냈다고 생각하고 싶다."
-내년에 은퇴 경기에 나설 것인가.
"처음 들어본 이야기다. 은퇴 경기는 부담스럽다(웃음) 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팬들에게 인사만 드리게 될 것 같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 은퇴 결심 후 아내와 자녀들이 어떤 말을 해줬나?
"내가 얼마나 힘들게 야구를 했는지 이제야 이해하는 것 같다. 아이들에게 인정받았을 때 묘한 기분이 들었고, 아빠로서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많은 지도자들과 함께했는데,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면?
"야구를 시작할 때 함께했던 수영초등학교와 부산고등학교 감독님들이 생각난다. 돌아가셔서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항상 마음속에 남아 계신다."
-미래가 기대되는 선수들은?
"김도영, 김혜성 같은 선수들도 충분히 도전할 만한 잠재력이 있다."
-앞으로 어떤 아버지가 되고 싶은가?
"아이들의 야구를 못 본 지 5~6년 됐다. 앞으로는 아빠로서의 역할을 하며 아이들의 경기를 가까이서 보고 싶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말 감사드린다. 내 경기를 보기 위해 새벽부터 응원해 주셨던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다음 생애에도 다시 야구를 하고 싶다."
(텍사스 시절의 추신수) |
사진=MHN스포츠 송도, 박연준 기자, SSG 랜더스, 연합뉴스, 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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