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흥국생명이 6연승으로 선두를 달렸다. 김연경은 공수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쳐 1라운드 MVP로 뽑혔다. 새로 합류한 이고은(왼쪽 셋째)과 신연경(오른쪽 둘째)이 제 몫을 해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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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우승의 한을 풀 수 있을까.
‘배구 여제’ 김연경(36)이 이끄는 흥국생명이 개막 이후 6연승을 달리며 우승 고지를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12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했다. 흥국생명은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현대건설을 물리친 것으로 시작으로 1라운드 전승을 달리면서 현대건설(5승 1패·승점 14)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김연경은 올 시즌에도 여전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득점 8위(118점·국내 선수 1위), 공격 성공률 1위(45.68%), 리시브 효율 2위(42.86%) 등 공격과 수비에서 최상위권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교체 없이 풀타임 출전 중인 김연경은 “체력적으로도 문제없다. 회복이 늦은 편이지만, 경기에 나가면 힘이 난다”며 웃었다.
흥국생명은 올 시즌 주전 선수 7명 중 무려 5명의 얼굴이 바뀌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세터 이고은을 데려왔고, 리베로 신연경도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도 모두 교체했다. 김연경의 대각선 자리에 서는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에는 신예 정윤주가 주로 나선다.
정윤주를 제외하면 4명 모두 다른 팀에서 온 이적생이라 손발을 맞추는 데 시간이 걸릴 듯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원 팀’을 이뤘다. 김연경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훈련할 때도 좋은 모습이 많이 나왔다. 바뀐 멤버가 많다 보니까 컵대회 때는 기대 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며 “새로 온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연습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도 신규 영입 멤버들의 활약에 만족한 듯했다. 특히 이고은과 신연경을 가리키며 “두 선수가 우리 팀의 에너지를 올려줬다. 특히 이고은이 우리 팀의 전력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본단자 감독의 말대로 세터 이고은은 김연경의 입맛에 맞는 토스를 쏙쏙 올려주고 있다. 특히 김연경의 백어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고은의 칼날 같은 토스에 따라 김연경의 후위 공격 시도 비율이 지난해보다 1.5배가량 늘어났다. 5년 만에 흥국생명으로 돌아온 신연경도 리베로 김해란의 은퇴로 인한 공백을 훌륭히 메우고 있다.
올해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 이상이다. 흥국생명은 최근 5시즌 동안 외국인 선수가 부진해 골머리를 앓았다. 지난 시즌에도 옐레나 므라노제비치가 부진하면서 윌로우 존슨을 대체 선수로 데려왔다. 윌로우의 기량도 나쁘진 않았지만,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과 비교하면 파괴력이 떨어지는 편이었다. 그래서 김연경 혼자 팀을 이끌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튀르키예 출신 투트쿠 부르주(25)가 팀 내 최다 득점(130점)을 기록 중이다. 백어택 성공률도 40.32%나 된다. 그는 전후좌우를 가리지 않고 스파이크를 때린다. 트라이아웃에선 낮은 순번(6순위)으로 지명됐지만, 현재까지 활약은 기대 이상이다. 특히 12일 정관장전에선 블로킹을 5개나 잡아냈다. 개막 직전 교체한 또 다른 외국인 선수 닐리아스 피치(뉴질랜드)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김연경은 든든한 동료들 덕분에 한결 편해진 표정이다. 그는 “한국에 온 뒤 매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는데 ‘올해는 어떨까’ 걱정을 많이 했다. 정규 시즌 직전 열린 컵대회에서 부진했는데 그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팀원들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됐다. 올해는 정말 해볼 만하다”고 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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