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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올해 수능, ‘불 난이도’ 벗어났다…출제위 “준킬러도 걸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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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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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불수능’으로 불렸던 지난해 수능보다 전반적으로 쉬웠다는 평가다. 최고난도의 킬러문항 뿐 아니라 준킬러문항까지 걸러낸다는 방침에 따라 국어와 수학이 전체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미적분 등 일부 선택과목은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수능출제위 “킬러도, 준킬러도 배제”



수능은 이날 오전 8시 40분부터 전국 85개 시험지구, 1282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시험에 응시한 수험생은 52만 2670명이며 이 중 재학생은 34만 777명, 졸업생 등은 18만 1893명이다. 의대 증원 이후 치러지는 첫 시험이다 보니 N수생(재수생 이상 수험생)이 2004년 이후 21년 만에 가장 많았다.

교육계에서는 올해 수능을 앞두고 난이도에 대한 예측이 분분했다. 지난해 수능과 올해 6월 모의평가(모평)은 매우 어려웠지만 9월 모평은 변별력 우려가 나올 정도로 쉽게 출제됐기 때문이다. 최중철 수능출제위원장은 브리핑에서 “6월과 9월에 모의평가의 응시집단 특성, 수능 원서 접수 상황을 면밀하게 분석해 출제했다”고 말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올해 수능 난이도는 지난해 수능보다 9월 모평에 가까웠다. 최 위원장은 “킬러문항을 완전히 배제하려고 노력했으며 독립적으로 구성된 수능출제점검위원회의 확인을 받아서 (중고난도의) 준킬러문항도 충분히 걸러졌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았다면 사교육 없이도 풀 수 있는 수준으로 맞췄다”고 했다.



“국어, 수학 대체로 평이”



국어는 EBS현장교사단과 입시업체 모두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수능이 워낙 어려웠기 때문에 일부 난이도 조정이 있을 것으로는 전망했지만, 예상보다 더 쉬웠다는 평가다. EBS 현장교사단 소속 한병훈 천안중앙고 교사는 “올해 두 차례의 평가원 모평 중 6월보단 쉽고 9월에 가깝게 출제됐다고 보인다”고 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소장은 “독서는 4개 지문 중 3개 지문이, 문학은 7개 작품 중 3개 작품이 EBS 수능 연계교재에서 출제된 만큼 체감 난도가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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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수학은 미적분 등 이과생 다수가 선택하는 선택과목이 어려운 반면 공통과목은 지난해 수능보다 쉬웠다는 평가다.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과 쉬웠던 올해 9월 모평 둘 중 비교를 하자면 후자에 가까운 수능”이라며 “지난해 어려웠던 문항으로 지적됐던 22번 같은 문제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고 했다. 지난해 수능 수학 22번은 EBSi 기준 정답률이 1%대로 집계된 문제다. 인터넷에서 한 학원 강사가 해당 문제를 푸는 데 20분이 걸리는 등 킬러문항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만기 유웨이 부사장은 “확률과 통계, 기하는 작년과 비슷하고 미적분은 다소 어려웠다”면서도 “공통과목이 워낙 쉬워서 어려운 문제 풀 시간을 충분히 벌 수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영어는 분석 엇갈려…탐구도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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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종로학원 대입 수능 분석 상황실에서 한 직원이 등급별 1차 예상 커트라인 점수를 적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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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평가로 치러진 영어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분석이 엇갈렸다. 김예령 대원외고 교사는 “지난해 영어 1등급은 4.17%인 반면 9월 모의평가는 10.94%였는데 이 사이에서 1등급 비율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종로학원 영어 강사진은 “전년 수능과 비슷한 난이도로 출제됐다”며 “전반적으로 지문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문제들로 출제돼 문제를 푸는 데 있어 시간이 많이 소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또 “1등급 비율이 상대평가와 비슷하게 출제된 만큼 영어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이 용이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에서 수학 선택과목과 탐구 영역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과탐은 ‘사탐런(사회탐구+run)’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응시자 수가 줄어 1등급 커트라인이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과 상위권 학생 중 탐구영역 최저를 못 맞추는 케이스가 다수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수험생들 “미적분 어려워” “중상 난도 문제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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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4일 오후 대구 수성구 혜화여자고등학교 시험장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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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들은 출제 경향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서울 용산고에서 수능을 치른 김수빈(19)군은 “6월 모의고사가 너무 어려워서 ‘멘붕’이 왔었는데 오늘은 그 정도로 어렵지는 않았다”며 “다만 수학은 미적분 4점짜리 문제인 28번부터 계산을 많이 해야 하는 문제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여의도고에서 수능을 본 유수양씨는 “킬러 문항이 있다기보다는 중상 난도 문제가 전반적으로 많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날 EBS가 수능 직후 사이트(ebsi.co.kr)를 통해 체감난이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도 전체 응답자 3085명 중 40.8%가 “약간 어려웠다”고 응답했으며 “보통이었다”는 26%였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입시업체들이 집계한 가채점 결과에 따르면 수학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이 137~145점으로 추정되고 있다. 표준점수는 수험생 원점수가 전체 수험생 평균에서 얼마나 차이 나는지 나타내는 점수다.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내려가면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진다. 입시 업계는 통상 표준점수 최고점이 145점 이상이면 불수능, 135점 이하면 물수능으로 평가한다.

이례적으로 어려웠다고 평가된 지난해 수능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48점이었는데 선택과목에 따라 한두 문제 밖에 차이 나지 않는 셈이다. 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 예상치는 136점(종로학원)~139점(EBSi) 선으로 지난해에 비해 10점 가량 낮았다.

최민지·서지원·이수민·박종서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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