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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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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상 받기까지 22년, 방황의 시절 떠오르더라"…'감동의 소감' 전한 40세 홀드왕 노경은 [KBO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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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MVP(최우수선수상), 신인왕 못지않게 많은 관심을 모은 수상 소감이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개인 타이틀을 수상한 '최고령 홀드왕' 노경은(SSG 랜더스)이 자신의 진심을 전했다.

노경은은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시상식에 참석했다.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홀드(38홀드)를 기록하면서 생애 첫 타이틀홀더의 기쁨을 맛봤다.

올해로 프로 22년 차에 접어든 노경은은 77경기 83⅔이닝 8승 5패 38홀드 평균자책점 2.90으로 활약하면서 2012년 박희수(34홀드)를 뛰어넘고 구단 단일 시즌 최다 홀드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한 임창민(삼성 라이온즈·28홀드)을 제치고 홀드 부문 1위에 오르며 KBO 최고령 홀드왕(종전 2007년 류택현 당시 36세) 기록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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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는 시간 동안 기쁨의 순간도, 좌절의 순간도 경험했다. 방출의 시련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주저앉지 않고 다시 일어섰고, 2021년 12월 SSG 입단 후 반등에 성공했다. 2022년 12승, 지난해 30홀드, 올해 38홀드까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홀드왕 수상을 위해 단상에 오른 노경은은 "2003년에 입단했고, 큰 상을 받기까지 22년이 걸렸다. 22년 만에 아버지께 이 인사를 드리는 것 같다. 뒷바라지해주셔서 고생 많으셨고, 또 아들을 열심히 키우고 있는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매일 열심히 운동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후배들에게 큰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선배로서 '몸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걸 계속 이어갈 수 있게끔 내 루틴에 맞춰서 계속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상을 받기까지 날 믿고 경기에 내보내주신 코칭스태프, 몸 관리를 챙겨주신 트레이닝 파트에 감사하다. 내년에도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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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식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난 노경은은 "시상식장으로 올라가는데, 너무 떨리더라. 농담으로 '2등이 낫다'고 하긴 했는데, 막상 트로피를 보니 한 번은 받길 너무 잘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사람 욕심이라는 게 트로피를 보니까 내년에 또 받고 싶은데, 수상 소감은 좀 부담스러웠다"고 돌아봤다.

소감은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는 게 노경은의 이야기다. 노경은은 "집에 있을 때 화장실에서 잠깐 (소감을) 생각해본 적이 있긴 한데, 결국 날 가장 잘 아는 건 나인 만큼 무대에 올라가면 (준비했던 소감을) 까먹는다. 그래서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단상에 올라가 고마움을 전했다. 그 다음에 (소감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더라. 따로 준비하진 않았고, 즉흥적으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또 노경은은 "(22년 만에 첫 개인 타이틀을 수상한 게) 좋은 쪽도, 나쁜 쪽도 있는 것 같다. 좋게 이야기하면 포기하지 않고 한 건데, 안 좋게 얘기하면 '22년씩이나 걸렸어'라고 볼 수 있지 않나"라며 "예전에 방황했던 시절이 필름이 돌아가는 것처럼 떠오르더라. 예전에 방황했던 시절이 필름이 돌아가는 것처럼 떠오르더라. 자기 반성을 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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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동안 어려움을 겪은 노경은이 데뷔 후 처음으로 전성기를 맞은 건 두산 베어스에서 활약하던 2012년이었다. 당시 노경은은 42경기 146이닝 12승 6패 7홀드 평균자책점 2.53의 성적으로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이듬해에도 30경기 180⅓이닝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84로 활약하면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그때만 해도 홀드왕을 받을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그는 "(홀드왕을 받을 것이라고) 꿈도 꾼 적이 없다. 예전에 필승조로 던진 적도 없다. 가끔 잠깐 좋을 때 필승조로 나오고, 안 좋을 때는 추격조나 패전조로 나섰다"고 전했다.

누군가는 노경은에게 올해가 끝이라고 이야기했지만, 계속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은 노경은이다. 그는 "3년 전에도 '저 선수는 올해가 끝이야'라고 했는데, 오히려 그게 자극이 됐고, 힘이 됐다. 그게 매년 흘러가는 것 같다"며 "5년, 6년 연속으로 계속 선수생활을 한 뒤 다른 사람들의 의심에 대해 '6년 연속으로 했는데, 이제 뭐라고 할 것인가'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혼자만의 소심한 복수 같은 것"이라고 활약을 다짐했다.

사진=잠실, 박지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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