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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미국으로 향하는 혜성 “이제야 실감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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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6일 KBO 시상식에서 소감을 말하는 김혜성.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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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김혜성(25)이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위한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절차를 시작한다. 그는 설렘과 긴장이 반반 섞인 표정으로 “이제야 실감이 난다”고 했다.

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27일 메인 화면에 김혜성의 얼굴을 싣고 “한국의 2루수 김혜성이 곧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추수감사절(28일) 연휴가 끝난 뒤 다음 주 안으로 포스팅 신청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CBS 스포츠,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MLB 트레이드루머스 등 다른 미국 매체도 이 소식을 전하면서 “김혜성은 KBO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수비 능력을 갖춘 2루수다. 그는 매년 삼진율을 낮췄고, 올해는 10.9%까지 끌어내렸다”고 소개했다. MLB 네트워크의 존 모로시 기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애틀 매리너스가 김혜성에게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김혜성은 지난해 말 일찌감치 키움 구단의 동의를 얻어 MLB 진출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 6월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파트너인 CAA스포츠와 에이전트 계약을 했다. 시즌 내내 여러 MLB 구단의 스카우트가 김혜성을 보러 야구장을 찾았고, MLB 사무국은 지난달 31일 KBO에 김혜성의 신분 조회를 요청했다. 미국 언론은 시애틀과 보스턴 레드삭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에인절스 등을 김혜성의 행선지 후보로 꼽았다.

김혜성은 “메이저리그에 가고 싶다고 모두가 갈 수 있는 건 아니기에 아직은 조심스럽다”면서도 “시즌이 끝나기까지 실감을 못 했는데, 포스팅 시기가 다가오니 긴장이 된다. 곧 엄청나게 중요한 30일을 맞이하게 된다”고 말했다. 포스팅 신청 후 MLB 사무국이 이 사실을 공시하면 김혜성은 빅리그 30개 구단과 한 달 동안 자유롭게 입단 협상을 할 수 있다. 그는 “포스팅 신청 후엔 미국에 건너가 운동도 하고 몸도 만들면서 차분하게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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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의 뛰어난 선수 김혜성이 곧 비공개 경쟁입찰을 시작한다는 내용의 MLB 기사. [뉴시스]


김혜성은 2017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함께 넥센(현 키움)에 입단했다. 그해 넥센의 1차 지명이 이정후, 2차 1라운드 지명이 김혜성이었다. 2021년부터 KBO리그 정상급 내야수로 발돋움한 김혜성은 팀 선배였던 빅리거 김하성과 동기생 이정후를 보며 더 큰 꿈을 키웠다. 김하성은 2021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 3200만 달러, 이정후는 올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에 각각 사인하면서 성공 시대를 열었다.

김혜성은 “최근 김하성 선배와 이정후를 만나 함께 식사를 했다. 아직 내가 미국 구단과 계약을 한 건 아니지만, MLB 진출에 필요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귀띔했다. 김하성은 “평소 도시락을 챙겨 다녀라”라는 ‘생활 밀착형’ 조언을 했다. “미국 음식을 매일 먹으면 입맛에 맞지 않아 고생할 수도 있다. 집에서 도시락을 준비하면 해결된다”는 의미다. 이정후는 소속 팀을 선택할 때 빼놓지 않고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를 일깨워줬다. 김혜성은 “정후가 ‘계약할 때 그 구단의 유망주 명단을 잘 살펴보는 게 좋다’고 하더라”며 고마워했다.

김혜성은 요즘 개인 훈련을 하면서 주 2회 영어 레슨도 받는다. 그는 “한 번에 한 시간 정도 하는데, 아직 영어 회화가 많이 늘지는 않았다. 식당에서 음식 주문을 겨우 할 수 있는 정도”라며 “그래도 나는 오타니 같은 선수가 아니라서 영어를 잘해야 한다. 영어로 내 야구 실력을 어필할 수 있는 내용도 준비하고 있다”고 웃었다. 그는 이어 “아직 MLB 윈터 미팅(다음 달 10일 시작) 전이라 최근 거론된 행선지 후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들었다. 최대한 많이 뛸 수 있는 팀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 김혜성

생년월일 1999년 1월 27일

포지션 내야수(우투좌타)

키·체중 1m79㎝·80㎏

출신교 문촌초-동산중-동산고

프로 입단 2017년 넥센(현 키움)

2차 1라운드(전체 7순위) 지명

2024년 연봉 6억5000만원

2024년 성적 127경기 타율 0.326 홈런 11개 75타점 90득점 도루 30개

통산 성적 953경기 타율 0.304 홈런 37개 386타점 591득점 도루 211개

주요 경력 2021년 골든글러브(유격수)·도루 1위

2022~2023년 골든글러브(2루수)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4년 KBO 수비상(2루수)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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