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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말도 안되는 내 나이"부터 자유계약까지...김연경이 전한 V-코트의 방향성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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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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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힘들어 죽겠다니까요" 웃으면서 말하고 있지만 말할 때마다 잔머리가 천천히 밑으로 흐르고(?) 있었다. 피곤한 기색이 감춰지지 않았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4-25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흥국생명이 GS칼텍스를 세트스코어 3-1(21-25, 25-19, 25-6, 25-13)로 꺾었다.

김연경과 정윤주가 나란히 18득점 씩을 합작했다. 흥국생명은 개막 후 10연승을 질주했고, GS칼텍스는 6연패 늪에 빠졌다. 진 팀은 당연하겠지만, 이긴 팀도 마냥 웃지만은 못할 경기였다. GS칼텍스는 이 날 용병 실바와 와일러가 모두 경기 중간에 부상을 입어 코트를 이탈하는 악재를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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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실바가 부상당해 앉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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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러는 1세트 중반 네트 앞에서 볼을 디그하다가 발목을 접지르며 쓰러졌다. 그대로 들것에 실려나간 뒤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그리고 기둥이자 주포인 실바마저 2세트 블로킹 도중 김연경의 발등을 살짝 밟으며 쓰러졌다.

이 때문에 승장 아본단자 감독은 경기 후에도 배구 리뷰를 하지 않았다.

그는 이 상황을 "넌센스"라고 꼬집으며 "이런 일정으로 경기를 이어나가면 회복할 시간이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이런 부분이 다 대표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오늘 경기는 이런 문제점이 잘 드러나는 경기였다고 생각한다"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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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아본단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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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V-리그는 짧으면 2~3일, 길어야 4일 텀으로 한 팀이 다음 팀과의 대결에 나서게 된다. 평균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다른 팀과 경기를 치른다. 어느 팀과 경기를 마치면 바로 다음 여정을 위한 이동길에 오르게 된다. 먼 지방일 경우 체력소모가 극심하다.

김연경 역시 이 점을 강조했다. 경기 후 정윤주와 함께 취재진을 만난 김연경은 "10연승을 해서 기쁘다"며 "다만 경기력 부분이 아쉬운 점이 좀 있었는데, 페퍼저축은행전에서 잘 준비해서 승리로 이어갈 수 있게 해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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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정윤주(좌)-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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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김연경, 정윤주 일문일답

오늘 경기 소감?
정윤주- 저희가 준비한걸 해서 10연승을 하게 됐는데, 보완할 부분은 보완하면서 준비한 부분이 잘 나온 것 같다.
김연경- 일단 10연승을 이뤄서 좋다. 다만 경기력 부분에서 아쉬워서 페퍼전에서 잘 준비해서 승리로 잘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

10연승 하면서 뭐가 잘 되는거 같나?
김연경- 코보컵 이후에 좋지 않았던 부분이 (오히려) 팀을 하나로 만들었다. 또 이고은과 신연경이 팀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줬다. 서로 알려고 대화를 많이 나눈 부분이 승리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정윤주가 성장하는 모습은 좀 어떤가?
김연경- 많이 성장했다고 본다. 상대가 부상으로 빠진 선수들이 있었지만 또 팀 내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일단 새로운 얼굴들이 보이는게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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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정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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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만 좀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 하는건?
김연경- 리시브나 수비 부분.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이 해야하는 부분은 보통 그렇다. 공격적인 부분은 잘 해주고 있다.

힘들지는 않은지?
김연경- 아, 힘들어 죽겠다(웃음) 올해 좀 더 (일정이) 타이트하다는게 느껴진다. 매주 두 경기씩 한다. 이동도 많다보니까. 모든 팀들이 후반부에 가면 부상관리를 잘하는 팀이 승리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제 포지션에서 제가 최고 나이가 많은 선수다. 일반인이랑은 아무래도 다른게 운동선수는 몸을 많이 사용한다. 팀에서 또 관리를 잘해준다. 확실히 정윤주는 (젊어서 다른 것이) 본인은 저녁에는 좀 피곤한데 하루 또 자고나면 개운하다고 한다.
정윤주- 전 경기 당일은 좀 피곤해도 자고나면 다음 날은 괜찮다. 언니는 좀 힘들어보이는데...잘할 수 있을거다(?)
김연경- 그래, 고맙다(?)

경기 전반적인 총평?
김연경- 올해는 좀 경기력이 안 좋다고 느껴진다. 여자부같은 경우는 경기를 보더라도 (경기력이) 안 좋다보니까 그런 부분들을 좀 (개선해야겠다) 경기의 수보다는 퀄리티가 높은 경기를 보여드리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뭔가 새로운 도입을 하면서 어린 선수들을 키울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야한다. 제 정도 나이에 이 리그에서 공격 성공률이나 이런 수치가 상위권에 있다는건 말이 안된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점들에서 좀 많이 발전하고 반영이 필요하다. V-리그를 통해서 대표팀 수준을 같이 끌어올려야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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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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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30경기 넘게 몇 년이나 치러왔다. 에이스급 선수들이 대표팀도 빠지고 왜 경기력이 떨어졌는지?
김연경- 각 팀 부상 선수들이 나오는 부분도 있고 비시즌에 대한 준비라던지 그런 부분도 있다. 팀들이 또 많은 변화들도 생기고, 적응하는 부분도 있고. 여러가지 방향이 있을거다. '어떤거 때문이다' 라고 딱 꼬집어 말하기란 어렵다.

주포들이 빠졌을때 리그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
김연경- 해당 팀에는 진짜 이겨내기 쉽지 않다. 큰 공격수 한 명이 없다는게. 중요할 때 해주는 사람이 없어지는거다. 워낙 트라이아웃 자체에서 선수를 뽑으려고 하니 바꾸려고 해도 영향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있고 그렇다. 빨리 자유계약으로 해서 좋은 선수들을 데려와서 V-리그의 수준을 좀 높여야한다. 또 자유계약으로 하면 부상선수가 생기면 빨리 교체할 수 있으니까 훨씬 낫다.

경기 텀이 넓어지면 그 기간 동안 기술적인 훈련이 가능한가?
김연경- 그렇다. 배구는 디테일한 부분이 많아서 호흡이 중요하다. 그런데 일정이 빡빡하니 경기가 닥치면 그 경기밖에 집중을 못한다. 하루 비디오 보고 상대 분석하고 다음날 또 바로 시합에 투입되고. 이런 식이다보니 개인 약점을 보완할수 있는 시간이 크게 없다.

경기 수가 줄면 구단의 상업적인 부분이 줄어드는데 시즌이 길어지는건 어떡하나?
김연경- 그렇게라도 해야한다. 아니면 컵대회를 시즌 중간에 하던가. 아님 자유계약을 하던가, 로테이션하면서 선수들을 다양하게 쓰면서. 어린 선수들과 믹스하면서 시합을 돌릴 수 있다. 일주일에 두 경기 하면 (정)윤주가 한번 나가고, 또 다음엔 내가 한 경기 나가고 이런 식으로 할 수도 있다. 해외리그 같은 경우는 매번 경기를 나가지 않는다.

사진= MHN스포츠 DB,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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