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선수 폭행에 대한 KBL(한국프로농구연맹)의 응답이다.

KBL은 29일 제30기 제6차 재정위원회를 열고 김승기 전 고양 소노 감독에 대한 징계를 발표했다. 앞으로 2년 동안 KBL 자격 정지, 소노 구단에 대한 엄중 경고라는 중징계였다.

김승기 감독은 지난 10일 서울 SK와 경기에서 전반이 끝나고 라커룸으로 들어오는 선수 A씨를 향해 호통치며 수건을 던졌다. 경기력을 질책하며 화이트보드 지우개도 던졌다.

수건은 A씨 얼굴에 맞았다. 김승기 감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A씨를 향해 달려들었고, 주위에 있던 코치가 말리며 상황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A씨가 받은 충격은 상당했다.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고 더는 김승기 감독과 함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소노 구단도 사태를 심각하게 인지했다. 자체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이례적으로 구단이 먼저 KBL 재정위원회에 김승기 감독의 선수 폭행건 회부를 요청했다. KBL 클린바스켓볼센터에는 익명의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팬들의 비난 여론은 들끓었다. 이유가 어쨌든 폭행은 중대한 범죄 행위다. 김승기 감독을 향한 사퇴 압박이 강하게 불었다.

결국 김승기 감독은 자진 사퇴했다. 지난 22일 소노는 "김승기 소노 초대 감독이 최근 일어난 논란과 물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며 "김승기 감독은 최근 라커룸에서의 행동으로 프로농구를 사랑하는 농구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한 마음과 함께 구단을 비롯 선수들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자진 사퇴하겠다는 의견을 구단에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용산고, 중앙대를 나와 1994년 삼성전자에 입단한 김승기 감독은 선수 시절 '터보 가드'로 이름을 떨쳤다. 2006년 선수 은퇴 후에는 코치 생활을 거쳐 감독이 됐다.

2015년 안양 KGC인삼공사(현 안양 정관장) 감독 대행으로 프로농구 사령탑에 데뷔한 김승기 감독은 고양 캐롯을 거쳐 지난 시즌부터 소노를 이끌었다. 프로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하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논란도 많았다. '경기 종료 후 심판에게 부적절한 언행'으로 KBL로부터 징계만 6번 받았다. 지난해 11월 19일 원주 DB전에선 경기 후 상대 코칭스태프에게 폭언과 욕설을 해 KBL로부터 제재금 1,000만 원 중징계를 받았다.

소노는 김승기 감독 후임으로 김태술 해설위원을 발탁했다. 감독 경험이 전무한 인물을 택하는 파격적인 행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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