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면서 김민재가 컵대회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4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2024-25시즌 독일축구연맹(DFB)-포칼컵 16강전에서 수적 열세를 이기지 못하고 0-1로 패했다.
뮌헨은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챔피언 레버쿠젠과 포칼컵 8강 진출권을 두고 맞대결을 펼쳤으나 전반 17분 마누엘 노이어의 퇴장으로 인해 레버쿠젠에 승리를 내줬다.
분데스리가 강호 간의 맞대결답게 경기 초반 흐름은 팽팽했으나, 전반전 이른 시간에 변수가 터지면서 흐름이 꺾였다. 노이어가 상대 공격수의 침투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범한 파울로 퇴장을 당했다.
전반 17분 레버쿠젠의 측면 공격수로 나선 제레미 프림퐁이 바이에른 뮌헨 뒷공간을 파고들면서 동료의 패스를 받기 위해 질주했는데, 수비수들의 복귀가 늦어졌다고 판단한 노이어가 골문을 비우고 페널티지역 바깥쪽까지 나왔다.
노이어는 공에 태클을 시도하는 대신 프림퐁에게 몸통을 부딪혔다. 노이어가 등을 돌린 상태였기 때문에 다행히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프림퐁이 속도가 붙은 상태였기 때문에 충분히 큰 부상이 생길 수도 있었던 위험한 상황이었다. 주심은 노이어에게 곧장 레드카드를 꺼냈고, 노이어는 자신의 커리어 처음으로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당황한 바이에른 뮌헨 벤치는 사네를 불러들이고 이스라엘 출신 골키퍼 다니엘 페레츠를 내보냈다. 페레츠는 몸을 풀 새도 없이 노이어를 대신해 골키퍼 장갑을 껴야 했다.
뮌헨의 필드 플레이어가 한 명 빠진 틈을 타 레버쿠젠이 공격을 몰아쳤다. 뮌헨은 수적 열세 속에서 전반전을 0-0으로 마치는 등 분투했으나 후반 24분 네이선 텔라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레버쿠젠에 0-1로 패했다.
레버쿠젠전 패배로 뮌헨의 무패행진이 8경기에서 끝났다. 뮌헨은 최근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공식경기에서 7승 1무를 기록 중이었는데, 레버쿠젠전에서 뜻하지 않게 무릎을 꿇으면서 무패 기록을 늘리지 못했다. 지난 10월 바르셀로나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 이후 오랜만에 당하는 패배다.
또 포칼컵 16강에서 탈락하면서 올시즌 들어 올릴 수 있는 트로피가 하나 줄었다. 지난 시즌 트로피 없이 한 해를 마쳤던 뮌헨이 2년 연속 무관을 피하는 방법은 이제 분데스리가나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는 것 외에는 없다.
이날 대한민국 수비수 김민재는 선발로 나와 84분을 소화하고 교체됐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84분여를 소화하는 동안 패스 성공률 93%(43회 중 40회 성공), 긴 패스 성공 5회(6회 시도), 차단 1회, 클리어링 2회, 리커버리 3회, 공중 경합 성공 3회(4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전반전 추가시간에는 킹슬리 코망의 크로스를 헤더로 돌려놓으면서 레버쿠젠을 위협하기도 했다.
'폿몹'은 김민재에게 평점 6.4점을 줬다. 김민재의 파트너인 우파메카노는 6.8점. 결승골을 내주며 패배하기는 했으나 이 패배의 원인이 센터백 듀오가 아닌 노이어에게 있다는 것을 감안한 듯한 점수였다.
퇴장을 당하며 패배의 빌미를 제공한 노이어에게는 팀 내 최저 평점인 4.9점이 주어졌다. 노이어는 17분 동안 출전하면서 패스 성공 6회(9회 시도), 긴 패스 성공 3회(6회 시도)를 제외하면 별다른 기록을 남기지 못했다.
독일 유력지 빌트는 이날 뮌헨 선수들 대다수에게 낮은 평점을 줬다. 김민재에겐 평점 4를 줬고, 노이어는 평점 6을 받았다. 독일 언론은 보통 선수들 평점으로 1~6점을 주고, 점수가 높을 수록 혹평이다.
독일 'TZ'도 노이어에게 평점 6을 주면서 "17분만에 퇴장을 당해 팀에게 폐를 끼쳤다"라고 지적했다. 김민재에 대해선 "수비적으로 타협하지 않고 정확한 롱패스로 전진했고, 하프타임 직전에 헤딩 기회를 놓쳤다"라며 "하지만 실점 상황에서 좋은 위치가 아니었다"라며 평점 3을 줬다.
또 다른 매체 'AZ' 역시 노이어 평점을 6으로 매겼고, 김민재에겐 평점 4를 주면서 "실점 상황에서 네이선 텔라와 거리가 멀었다"라며 위치 선정을 지적했다.
지난 시즌에도 포칼에서 조기 탈락해 우승 도전에 실패했던 뮌헨 입장에서 레버쿠젠 패배는 씁쓸한 결과이다. 만약 노이어가 퇴장을 당하지 않았더라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기에 큰 아쉬움을 남겼다.
김민재에게도 레버쿠젠전 패배는 아쉬운 경기이다. 최근 발목 통증을 참고 계속 경기를 뛰고 있는 김민재는 레버쿠젠전에서 선발로 나서 분투했지만 수적 열세를 이기지 못하고 실점하면서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김민재는 지난 10월 아인트라흐트와의 분데스리가 6라운드를 치른 후 지금까지 계속 발목 쪽에 문제가 있다고 고백했다.
발목 쪽에 통증이 남아 있지만 김민재는 쉬지 않고 경기 일정을 소화했다. 그는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국가대표팀 경기를 포함해 공식전 15경기를 모두 선발로 뛰었다.
시즌 전체를 보면 김민재는 도르트문트전을 포함해 올시즌 뮌헨이 치른 20차례 공식전에서 모두 선발 출전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표팀 일정까지 더하면 무려 26경기 연속 출전이다. 엄청난 체력이 동반되는 강행군을 모두 치러내며 한국 수비수의 진면목을 전세계에 알리고 있다.
지난 1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분데스리가 12라운드에선 후반 35분 상대 선수 팔꿈치에 얼굴을 가격 당해 출혈이 발생하기까지 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을 피하면서 곧바로 레버쿠젠에 선발로 출전했다. 그러나 노이어의 이른 퇴장으로 팀이 패배하면서 김민재의 투혼이 무색한 경기가 됐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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