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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 진로? 토트넘의 유로파리그 탈락 시 가시화 [한준의 EPL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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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토트넘의 손흥민이 12일(한국시각)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경기장에서 레인저스와의 유로파리그 6차전을 앞두고 훈련하고 있다. 글래스고/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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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달 사이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 홋스퍼)의 거취를 두고 유럽 언론의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손흥민의 이적설 보도가 이렇게 자주, 다양하게 쏟아지는 상황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토트넘과 맺은 계약이 2025년 6월 30일 종료되는데, 재계약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황이 간단하지 않은 것은 2021년 7월 토트넘과 현 계약을 맺을 때 삽입한 1년 연장 옵션 조항 때문이다. 이 조항으로 인해 손흥민이 자유롭게 다른 팀과 협상하려면 최소한 올 시즌이 끝나야 한다. 통상적으로 계약 만료 1년을 앞둔 여름 이적 시장 기간 구단과 선수는 새 계약 논의를 갖는다.



지난여름 손흥민은 직접 구단과 계약에 대해 나눈 이야기가 없다고 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프리미어리그 주관 방송사 스카이스포츠, 토트넘 2024 팬 포럼 등에 참석해 가진 인터뷰에서 “토트넘을 떠나기 전에 우승컵을 들고 싶다. 그래야 레전드로 불릴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토트넘 팬들과 웃으며 작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거취와 지난 10년의 토트넘 커리어에 대한 질문에, 토트넘에서 은퇴하는 것은 장담할 수 없다며 이적을 암시한 것이다.



손흥민은 현역 은퇴 전에 유럽 내에서 우승을 이루겠다는 목표가 명확하다. 전성기가 끝나기 전에 또 한 번 UEFA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고자 하는 꿈도 있다. 하지만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선임 이후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장기 리빌딩 프로젝트에 돌입한 토트넘에서 그 꿈을 이룰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는 분위기다. 신뢰성과 취재력을 인정받는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스포츠 웹진 ‘디애슬래틱’ 영국판 보도에 따르면 이 연장 옵션은 토트넘 구단의 의지로 발동할 수 있다.



토트넘이 계약에 1년 옵션을 포함하는 것은 일반적인 사례다. 손흥민을 내년 여름 자유 계약 선수로 풀어줄 생각이 없는 토트넘은 몇 달 전부터 손흥민의 연장 옵션을 발동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영국 현지 담당 기자들에게 전했다. 하지만 실제 발동되지 않는 이유는 손흥민을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국 축구 비즈니스 관계자는 “다니엘 레비 회장이 협상에 있어서 부정적인 평판이 있지만 그 정도로 비즈니스 매너가 없는 사람은 아니다. 구단 발동 옵션이라도 선수 측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시점까지 손흥민은 토트넘이 신규 장기 계약 제안을 할 경우 토트넘에 잔류할 생각이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자유 계약 신분으로 새로운 팀을 찾는 것을 선호한다.



손흥민은 2021년 7월 재계약 당시 주급 19만 파운드 조건에 동의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우승권 팀들이 핵심 선수들에게 지급하는 기본급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팀 내 다른 선수들에게는 존재하지 않는 구단 상품 수익 배분 및 로열티 보너스 조항 등으로 당시 팀내 최고 연봉 선수였던 해리 케인 수준의 조건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도 건재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는 손흥민은 토트넘에서의 비전과 연봉 조건에 만족하기 어렵다.



손흥민이 FA 상태로 2025년 7월을 맞이할 경우 영입을 원하는 빅클럽들이 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로 한국을 방문했던 스페인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꾸준히 아시아 투어 및 한국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FC 바르셀로나, 박지성 이후 새로운 아시아 스타를 찾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다. 지난해 여름 서울에서 토트넘 홋스퍼와 경기했던 바이에른 뮌헨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여름 손흥민이 33세가 된다는 점은 부담스럽지만 여전히 기량이 출중하고 이적료 없이 영입할 수 있다면 아시아 마케팅 수입으로 연봉 투자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다만 이 논의는 손흥민 측 공식 대리인이 아닌 한국계 에이전트 및 유럽과 한국을 오가는 축구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손흥민 빅딜을 추진하겠다고 자처하며 흘러나온 소문이다. 밀도 있는 단계로 볼 수 없다. 손흥민과 토트넘 측의 입장 정리가 되기 전까지는 공식적인 움직임이 이뤄질 수 없다.



튀르키예의 갈라타사라이는 구단이 원할 수는 있어도 손흥민이 흥미를 느끼지 않을 옵션이다. 바르셀로나 이적설은 카탈루냐 지역 디지털 신문 ‘엘 나시오날’이 보도하며 화제가 됐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내부 소식에 정통한 로헤르 토레요 ‘문도데포르티보’ 기자는 직접 데쿠 현 바르셀로나 디렉터를 취재해 “과거 조르디 크루이프 사무총장 시절 추진했으나 재정 문제로 이루지 못했던 것은 사실이다. 현재 테크니컬 디렉터인 데쿠도 손흥민을 좋아하지만 내년에 33세가 된다는 점에서 고려하고 있는 영입 대상은 아니다”라며 해당 보도에 대한 필자의 문의에 답해왔다. 맨유는 후벵 아모링 감독 선임 후 선수단 운영 책임자를 해임했다. 선수단 절반 이상을 매각해 리빌딩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이 원하는 일부 맨유 선수를 내주는 조건으로 손흥민을 현금 지불 없이 영입하는 협의를 고려할 수 있다.



토트넘과 손흥민이 장기 동행을 결정하려면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확보해야 한다. 리그 4위 이내 성적을 거두는 것은 어려워 보이지만 현재 참가 중인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할 경우 가능하다. 영국 현지 관계자는 이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 토트넘과 손흥민 모두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을 최대한 미룰 것이라고 관측했다.



손흥민의 진로는 토트넘이 유로파리그에서 탈락하는 순간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시각으로 12월 13일 금요일 새벽 레인저스와 유로파리그 6차전, 12월 20일 새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카라바오컵 8강전 결과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두 경기 결과가 좋지 않다면 토트넘은 감독 교체를 고민할 수 있고, 구단이 이적 시장에서 결정할 방향성에 따라 손흥민의 미래도 결정될 것이다.



한준 풋볼아시안 발행인 founder@football-a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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