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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귀한 소금의 가치는 4년 26억… 류지혁의 마지막 목표, “KS에서 진 것, 잊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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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지혁(30·삼성)의 지금껏 이미지는 화려한 빛이 감도는 스타가 아니었다. 오히려 소금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 소금의 가치는 지금껏 충분히 인정을 받고 있었다. 팀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소중한 존재였다. 그 존재감은 13년의 프로 생활 끝에 얻은 첫 프리에이전트(FA) 자격 행사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결과로 돌아왔다. 묵묵히 팀이 필요한 일을 하면, 나름대로 좋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증명한 사례로 KBO리그 FA 역사에 남을 전망이다.

삼성은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내부 FA였던 류지혁과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은 “삼성 라이온즈가 16일(월) 내부 FA(자유계약선수) 류지혁과 계약했다”면서 “류지혁은 4년간 최대 26억 원을 받을 수 있는 계약서에 사인했다. 계약금 3억 원, 4년 연봉 합계 17억 원, 4년간 인센티브 합계 6억 원의 조건”이라고 발표했다.

삼성은 “류지혁은 두산과 KIA를 거쳐 지난해 시즌 중반에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었다.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2024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순위 상승에 기여했다”면서 그간의 공헌도를 높게 평가하면서 “류지혁은 다양한 팀 전술 구사에 필수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팀 내 중간 연령대로서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갈 리더십도 보여준 바 있다”고 경기장 안팎에서의 가치를 설명했다.

류지혁 FA 시장이 폭발적으로 달아오른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번 계약이 예상보다는 큰 규모의 계약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삼성은 류지혁의 공헌도를 인정해 섭섭하지 않은 대우를 해줬고, 향후 활약도 기대하고 있다. 류지혁은 당장 팀의 주전 2루수이기도 하고, 장기적으로는 팀 야수진 세대 교체 완성의 든든한 징검다리가 되어야 할 선수이기도 하다. 리더십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향후 삼성 내야에서 변치 않은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그 삼성의 기대감과 평가가 이번 계약 규모로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2년 두산의 4라운드(전체 36순위) 지명을 받은 류지혁은 군 제대 후인 2016년 90경기에 나가며 두산 왕조의 내야 한 자리를 차지했다. 2017년 125경기, 2018년 128경기에 나가며 팀 내 입지를 계속 넓혀왔다. 당시까지만 해도 내야 주전 구도가 확고했던 두산이라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잡지는 못했지만, “타 팀으로 가면 충분히 주전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류지혁은 2020년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뒤 KIA와 삼성에서 주전급 선수로 존재감을 넓혀갔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었고, 그 포지션에서 평균 이상의 활약을 하는 류지혁은 넓은 활용성을 바탕으로 팀 전력에 일조했다. KIA 소속이었던 2022년 127경기에서 개인 한 시즌 최다인 477타석을 소화했고, 2023년에는 KIA와 삼성을 오가며 522타석을 소화하며 명실상부한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다.

2024년에는 부상이 있어 100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타율 0.258, 3홈런, 36타점을 기록하며 2루 자리를 지켰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이 인상적이었다. LG와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는 타율 0.429의 맹타를 휘둘렀고, KIA와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도 타율 0.400, 출루율 0.471, 장타율 0.533으로 분전했다. 비록 팀은 아쉽게 한국시리즈 우승 문턱에서 좌절해 류지혁 또한 씁쓸하게 퇴장했지만 모두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가을이자, 류지혁의 팀 내 가치를 확고하게 다지는 무대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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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혁은 구단을 통해 “삼성 라이온즈에서 계속 야구를 할 수 있게 돼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어 삼성에 온 뒤 1년 5개월 만의 FA 계약에 대해 “트레이드 되고 나서 얼른 삼성 라이온즈라는 팀에 녹아들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떠올리면서 “아내가 제일 좋아하고 아이들도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이 또 파란색을 너무 좋아한다”면서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류지혁은 다른 팀 이적을 생각한 적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동료들의 뜨거운 러브콜 때문이었다. 류지혁은 “그 생각(타 팀 이적) 자체를 (구)자욱이형과 (강)민호형이 원천 봉쇄 해줬다. 계속 같이 하자고, 꼭 필요하다고, 어디 가지 말라고 얘기해줬다”면서 동료들의 이야기가 삼성 잔류를 결정하는 데 있어 큰 영향력을 미쳤다고 인정했다. 어린 선수들로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삼성이지만, 원활한 리빌딩 완성을 위해서는 중간 다리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최선임뻘인 강민호, 그리고 팀의 주장으로 올해 팀을 이끌어 본 구자욱으로서는 류지혁의 조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을 법하다.

개인적으로는 비교적 만족스러운 FA 계약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류지혁은 이제 개인적 목표보다는 팀 목표를 먼저 내세웠다. 올해 한국시리즈 트로피를 놓친 것이 내심 아쉬웠던 류지혁은 “아직도 한국시리즈에서 진 것을 지금까지 잊지 못하고 있다. 무조건 우승이다”라고 새 목표를 제시하면서 “삼성 라이온즈에 남게 돼서 너무 행복하고, 팬 여러분들께도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응원 많이 해주시고 야구장 많이 찾아와주셔서 라팍에서 뛰는 모습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삼성의 다목적 카드가 된 류지혁이 계약 기간 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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