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고예림. 한국배구연맹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여자배구 현대건설의 아웃사이드 히터 고예림(30)은 긴 부상의 터널을 지나 마침내 다시 '행복 배구'를 하고 있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던 고예림은 최근 주전 경쟁에서도 밀리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데뷔 후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했으나 지난 시즌 15경기 출전에 그쳤고, 올 시즌에는 한 번도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이 허리 부상으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그는 자신의 진가를 톡톡히 보여줬다.
고예림은 20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홈 경기에서 흥국생명을 상대로 양 팀 최다인 13점에 공격 성공률 50%로 활약했다.
올 시즌 개인 최다 득점이기도 하다. 종전 기록인 지난 10일 GS칼텍스전에서의 6득점을 훌쩍 넘어섰다.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고예림은 "처음에는 긴장됐는데 기분 좋은 긴장이었다. 후회 없이 뛰자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다"면서 "오랜만에 재밌게 배구한 것 같다. 장점도 잘 나왔고, 텐션도 잘 유지한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1세트에선 서브를 무려 14개 꽂으면서 흥국생명을 흔들었다. 고예림은 "처음에는 중요한 점수라서 꼭 넣자는 생각이었다"면서 "서브가 계속 들어가서 당황하긴 했다. 재밌게 했다"며 씨익 웃었다.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고예림. 노컷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지난해 무릎 수술 후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 하지만 긴 재활 끝에 다시 전성기 때 기량을 되찾아 가고 있다.
고예림은 "재활을 충분히 하면서 몸을 잘 만들었다. 몸 상태가 안 좋아서 실력이 안 나오는 게 아니라 출전 시간이 적어서 리듬을 찾지 못했다"면서 "때리고 받으면서 리듬을 찾아야 하는데, 받기만 하고 나오는 날에는 리듬이 깨지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만큼 체력 관리도 신경 써야 한다. 고예림은 "옛날에는 신발 끈만 묶어도 바로 점프가 잘 됐는데, 이제는 예열을 좀 해야 되더라"며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정지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이라 고예림의 어깨가 무겁다. 그는 "솔직히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생각하지 않고 준비한 대로 하려고 한다"며 책임감을 내비쳤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만큼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고예림은 "지금은 욕심을 내려놓았다. 생각하다 보면 잘 안 되는 것 같다"면서 "기회가 왔을 때 보여주자는 생각만 한다. 준비 과정에서도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날 승리로 선두 경쟁에 불을 붙였다. 승점 37(12승4패)을 쌓으면서 1위 흥국생명(14승2패·승점 40)을 3점 차로 바짝 쫓았다.
올 시즌 통합 2연패를 향한 도전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고예림은 "지난 시즌과 멤버가 그대로 있고, 모두 좋은 선수라는 걸 서로 알고 있다"면서 "욕심 나지만 흥국생명이 워낙 강해서 우리 할 것만 하자는 생각이다.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