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꿈꾸는 한화 선발진…‘차세대 에이스’에 거는 기대
왼쪽부터 내년 한화 마운드를 책임질 류현진, 문동주, 엄상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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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반등 땐 엄상백 효과 극대화
“강한 공 살려 자신감 있게 피칭”
프로야구 한화 선발 투수들은 올해 리그에서 가장 적은 675이닝을 던졌다. 리그 평균(720이닝)을 한참 밑돌았다. 류현진이 유일하게 규정이닝(144이닝)을 넘겼다. 팀 선발 평균자책도 4.95로 7위에 머물렀다. 선발진은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한화의 약점 중 하나였다.
기존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와 리카르도 산체스가 부진과 부상으로 시즌 도중 전부 교체됐고, 잘 출발했던 토종 선발 김민우는 3경기 만에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다.
2023년 신인왕 문동주(21)마저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2003년생 문동주는 지난해 23경기(118.2이닝)에서 8승8패 평균자책 3.72를 기록하며 한화를 넘어 리그의 ‘차세대 에이스’로까지 주목받았다. 국내 투수 중 최초로 시속 160㎞ 강속구를 던져 야구계를 뒤흔들었고,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빠른 공을 던지는 문동주는 지난해까지 ‘이닝 제한’ 등 구단의 집중 관리를 받으며 성장했다. 올해는 규정이닝 진입을 목표로 선발 투수로서 한 단계 도약을 다짐했으나 21경기(111.1이닝) 7승7패 평균자책 5.17에 그쳤다.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았다. 9월 초 전열에서 이탈한 문동주는 복귀하지 못했다.
올해 주춤한 문동주가 내년 도약해야 하는 한화 마운드의 열쇠를 쥐고 있다.
2025시즌 신구장에서 가을야구 하는 꿈을 꾸는 한화는 올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선발왕국’ KT의 한 축이던 사이드암 선발 엄상백을 4년 78억원에 영입했다. 류현진과 문동주 사이에 규정이닝과 두 자릿수 승수를 모두 기록해본 선발 투수가 한 명 더 생겼다. 외국인 선발 두 자리는 기존의 라이언 와이스와 재계약하고 미국과 일본 무대를 누빈 코디 폰세를 맞이해 채웠다.
KBO리그 복귀 2년차를 맞는 류현진이 선발진을 이끌고, 올해처럼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시즌 도중 교체되는 불상사만 없으면, 한화도 상대 에이스급 투수들과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볼 만하다.
핵심은 문동주다. 문동주가 다음 시즌 살아나면 한화는 엄상백 영입 효과를 더 극적으로 얻을 수 있다. 엄상백과 문동주로 이어지는,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4·5선발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발 5명 전체가 정상 작동하는 구단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문동주의 반등 여부는 엄상백이 새로 합류한 한화 선발 로테이션에 굉장한 변수가 된다.
양상문 한화 투수 코치도 다음 시즌을 준비하며 문동주를 주목한다. 양 코치는 24일 통화에서 “(문)동주가 건강하게 던져준다면 선발진 경쟁력은 상위급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아쉬움을 남긴 문동주는 다음 시즌 더 공격적인 투구를 할 계획이다. 양 코치는 “강한 공을 갖고 있는 문동주한테는 특히 ‘피칭 디자인’을 많이 하지 말자고 주문했다”며 “피칭 디자인은 안타를 맞지 않으려고 하게 되는데, 문동주는 어차피 타자들이 쉽게 칠 수 없는 공을 던진다. 더 자신 있게 던지라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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