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양궁 3관왕 김우진은 '강한 멘탈'로 특히 주목받았다. 소음과 강우, 바람 등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는 모습에 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본떠 '수면쿵야'라는 별명도 얻었다. 파리올림픽에서도 김우진은 경기 중 분당 심박수 70~90bpm을 유지했는데, 이는 일반인이 휴식을 취할 때 나타나는 수준이다.
김우진은 "올림픽 같은 큰 무대에서 긴장 안 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 나도 긴장한다"면서도 "긴장하는 걸 그냥 인정하고 가는 편이다. 심호흡하면서 스스로 '괜찮아'를 되뇐다. 지고 있을 땐 '다음번에 또 잡아가면 되지'라고 생각하고, 이기는 상황이면 '내가 더 유리해'라는 식으로 하다 보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말했다.
김우진은 독특한 징크스가 많기로 소문난 선수다.
빵과 바나나를 먹지 않고 비빔밥, 묵사발 등도 피한다. 화살에 새기는 번호 역시 '죽을 사(死)'를 떠올리는 4를 적지 않는다. 김우진은 "십수 년 전에 간식으로 빵을 먹고 0점을 쏜 뒤로 굳이 경기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건 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경기 루틴은 매우 단순하다. 그는 "마음속으로 '들면 쏜다'고 하는 게 내 루틴의 전부"라면서 "팔을 들었으니까 쏴야 한다. 다른 생각은 최대한 안 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경기에 최대한 집중하는 양궁 선수로서의 모습과 달리 김우진은 평소 외향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스트레스는 야외 드라이빙을 하거나 가족들과 캠핑을 하면서 푼다. 가족은 김우진의 든든한 응원군이다. 그는 2021년 결혼했고 이듬해 아들 주원 군이 태어났다. 김우진은 "주중에 훈련을 통해 받은 스트레스는 주말에 가족들과 나들이를 나가 시간을 보내면 다 풀린다. 집에서 나를 반겨줄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두 돌을 갓 넘긴 아들은 아빠가 올림픽에서 이룬 성과를 아직 잘 모르지만, 양궁 선수라는 건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김우진은 "아침에 출근하러 나서면 아들이 '아빠 양궁하러 가?'라고 묻는다"고 말했다. 아들에게 양궁을 시켜 '국가대표 2세'로 키울 것인지 물었더니 김우진은 손사래를 쳤다. 그는 "힘든 훈련 과정을 아들까지 겪게 하고 싶지 않다. 아빠와 비교도 많이 당할 것이다. 본인이 진짜 원하면 어쩔 수 없겠지만 되도록 양궁을 시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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