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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몸 허락할 때까지 당구공과 싸울 것” 64세에 프로당구 도전장 낸 ‘똘이장군’ 김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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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한때 국내3쿠션계를 주름잡았던 ’똘이장군‘ 김정규(64) 선수가 최근 PBA 드림투어에 출전했다. 그는 “몸이 허락할 때까지 당구공과 싸우겠다”며 적응기가 지나면 제 실력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MK빌리어드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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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PBA드림투어 5차전 출전
15년만의 선수 복귀전
2연승 거두며 128강 진출


“주변에선 걱정도 하고 의심도 하지만, 일단 시작했으니 죽기살기로 부딪쳐 봐야죠. 당구테이블 앞에서 큐를 휘두를 수 있는 순간까지는 계속 당구 공과 싸울 겁니다.”

최근 끝난 PBA 드림투어(2부투어) 5차전 대회장에 의외의 인물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한국당구 레전드인 ‘똘이장군’ 김정규다. 그는 64세에 프로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한국당구 최초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98 방콕아시안게임 동메달)이자 한때 국내당구계를 주름잡던 그는 지난해까지 당구 국가대표 감독, 코치를 지냈다.

선수생활을 접은 지도 벌써 15년. 이후 당구아카데미(김정규당구스쿨)를 운영하며 지도자 생활을 병행한 그가 돌연 드림투어에 복귀한 이유는 뭘까.

김정규는 최근 끝난 드림투어 5차전에서 2승을 거두며 128강까지 올랐다. 그와 전화로 짧게 대화를 나눴다.

▲적은 나이가 아닌데 프로무대에 도전한 계기가 궁금하다.

=우리세대 당구선수들에게 프로무대는 항상 ‘로망’과도 같은 것이었다. 프로무대를 뛰어 보고 싶은 마음은 항상 간절했지만 상황이 녹록지 못했다. 프로가 출범할 당시 많은 선수들이 한꺼번에 당구연맹서 빠져나갔고, 지도자로서 당구연맹 버팀목이 되고 싶어 선뜻 프로무대에 도전하지 못했다. 이후 프로당구와 당구연맹이 상생을 논하며 내게도 다시 기회가 찾아오는 듯했다. 하지만 결국 상생이 무산되면서 나의 프로 도전도 함께 미뤄졌다. 다만 최근 10년 넘게 운영하던 당구아카데미를 정리했고, 이제는 선수로서 활동할 만한 여유가 생겨 프로무대에 도전하게 됐다.

▲일찍 선수생활을 접은 이유는. (김정규는 지난 2009년 큐를 내려놓은 이후 줄곧 지도자 생활을 해왔다)

=지난 2009년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당구 국가대표 코치를 맡으며 자연스레 선수생활을 접었다. 선수와 지도자 생활 병행이 물리적으로는 가능했지만, 선수 관리에 소홀해질까 두려워 지도자 생활에 집중했다.

98 방콕아시안게임서 韓최초 동메달
작년까지 당구 국가대표 감독 역임
▲프로도전에 주변에서 뭐라 하던가.

=PBA가 생길 때부터 주변으로부터 “왜 PBA로 안 가냐” 이런 말을 많이 들어왔다. 그렇지만 앞서 말했듯 녹록지 못한 상황에서 어설프게 프로선수로 활동하고 싶지 않았다. 반대로 이제는 프로에 도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주변에서 “이제 당구는 그냥 즐기면서 살지 뭘 프로에까지 도전하나” “프로선수 생활하더라도 너무 애쓰지는 말라” 이런 반응이 많았다.

▲주변 반응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내게 프로무대 도전은 장난이 아니다. 물론 15년여 선수생활을 쉬며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졌고, 새 무대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설픈 마음 가짐으로 프로선수 생활을 하는 것은 스스로 용납할 수 없다. 시작했으니, 이제부터는 최선을 다해 죽기살기로 부딪혀볼 생각이다.

당구아카데미 접으며 선수 전념
▲오랜만에 선수로서 큐를 잡았는데.

=선수 기량이 많이 늘었다는 걸 체감했다. 운이 좋아 두 번 이겼는데, 주변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줘 고마울 따름이다. 사실 ‘똘이장군’ 타이틀을 생각하면 주변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에 조금 부담이 있기도 하다. 또 경기감각도 끌어올려야 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도 해야 하니 아직 갈 길이 꽤 멀어 보이기는 한다. 그렇지만 적응기를 지나고 나면 차차 나의 본 실력이 나오지 않을까.

▲프로에서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시간이 좀 걸릴 수 있겠지만 마음의 여유를 갖고 꾸준히 도전해 우선 2부투어 우승컵을 들고 싶다. 승격에 성공한다면 1부투어에서도 내 경쟁력을 시험해 나갈 것이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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