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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4 (토)

이슈 독일 '분데스리가'

'팬이 아니라 안티네' 손흥민 PK 방향 힌트줬다고 황희찬에 악플…"더티, 간첩, 역적" 이상한 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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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뒤틀린 팬심이 이상한 곳에 화풀이를 하고 있다.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페널티킥을 놓친 걸 두고 황희찬(28, 울버햄튼 원더러스)이 괴롭힘을 받고 있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맞붙었다. 지난 30일 열린 19라운드에서 나란히 선발 출전해 뜨거운 경쟁을 펼쳤다. 국가대표팀 선후배 사이인 둘은 소속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뛰었다.

황희찬이 먼저 웃었다. 경기 시작 7분 만에 프리킥 상황에서 볼을 건네받은 황희찬은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울버햄튼이 앞서나가자 토트넘도 로드리고 벤탄쿠르의 동점골로 빠르게 균형을 맞췄다.

이어 전반이 끝나기 전 브레넌 존슨이 역전골까지 넣어 뒤집는 데 성공했다. 팽팽한 흐름은 후반에도 계속됐다. 결국 울버햄튼이 후반 막바지 2-2 균형을 맞추는 득점으로 무승부로 끝났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전반 42분 존슨이 얻어낸 반칙으로 주어진 페널티킥을 차면서 왼쪽 하단을 노렸으나 골키퍼 조제 사에게 막혔다. 한동안 페널티킥 키커로 실수가 없던 손흥민이었기에 예상치 못한 실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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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장면이 포착됐다. 경기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황희찬이 손흥민의 페널티킥 직전 사 골키퍼에게 손을 들어 킥 방향을 전달하는 모습이 공유됐다. 왼손을 높이 들어 손흥민이 왼쪽으로 찬다는 걸 알렸고, 사 골키퍼도 황희찬이 알려준 방향으로 뛰어 페널티킥을 선방했다.

칭찬받을 일이었다. 실제로 울버햄튼 지역지 '몰리뉴 뉴스'는 "토트넘전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포착됐다"며 "황희찬은 손흥민이 찰 방향을 정확하게 알고 손짓했다. 사 골키퍼가 황희찬의 손짓을 봤는지 모르겠지만 선방의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었기에 가능한 힌트 제공이다. 몰리뉴 뉴스는 "황희찬과 손흥민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 함께 뛰고 있다. 분명히 황희찬은 손흥민의 페널티킥을 아주 많이 지켜봤을 것"이라며 "그때마다 손흥민이 왼쪽 하단으로 차는 걸 본 황희찬이 순간적으로 기여했다. 비록 무승부로 끝났지만 황희찬의 행동은 팀을 위해 칭찬받을 만하다"고 높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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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국내에서 반발이 터졌다. 손흥민을 응원하는 일부 팬이 황희찬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황희찬의 SNS에 악플을 남겼다. "더티 플레이"라는 댓글을 비롯해 "퇴장당해야 한다", "실망스럽다", "같은 한국 선수끼리 그러고 싶나", "의리도 없다" 등 이해 못할 반응을 쏟아냈다. 심지어 "간첩", "역적" 등의 선을 넘는 표현도 찾을 수 있다.

프로 무대, 그것도 소속팀의 승리를 우선으로 하는 경쟁에서 국적을 따지는 이상한 팬심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정작 손흥민도 과거 유사한 상황을 연출했다. 2015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구자철이 페널티킥을 차는 순간 지금 황희찬처럼 손을 들어 방향을 알려줬다. 손흥민의 오랜 커리어를 보지 못한 일부 팬이 스포츠맨십을 잘못 해석하면서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오히려 손흥민과 황희찬은 경기 후 라커룸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우정을 돈독히 했다. 이 자리에는 토트넘에 막 합류한 양민혁도 함께해 한국 선수들의 진정한 의리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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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황희찬은 골과 손흥민의 습관을 알려준 것 외에도 의미있는 태도를 보여줬다. 황희찬은 동료들과 득점의 기쁨을 나눈 뒤, 진영으로 돌아가던 도중 멈춰섰다. 그는 경기장 한가운데서 고개를 숙이고 잠시 묵념했다. 지난 주말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는 행동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에도 황희찬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애도의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경기 직전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불의의 사고를 당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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