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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는 4일(한국시간) 김혜성과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2024년 시즌 뒤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린 김혜성은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사인했다. 첫 3년은 보장 계약으로 최대 1250만 달러를 받는다. 이후 2028년과 2029년은 다저스가 연간 500만 달러 규모의 구단 옵션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3월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앞두고 팀 코리아와 대결했던 당시에도 김혜성을 호평했던 다저스는 그간 꾸준하게 김혜성을 관찰했던 팀 중 하나다. 결국 김혜성 영입전에 나서 최종 승자로 남았다. 다저스는 박찬호 최희섭 서재응 류현진이 활약해 한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구단이고, 이 때문에 많은 한국인 선수들이 선호하는 구단이기도 하다. 구단 환경은 물론 미 최대 규모의 한인 시장이 있는 만큼 선수들이 적응하기도 편한 여건이다.
비록 원하는 계약 액수, 그리고 원했던 보장 계약 기간 등을 모두 따내지는 못했으나 그래도 나름대로 성공적인 계약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애당초 이정후급 대우를 바랐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들여다보면 김혜성이 다저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다저스와 더불어 김혜성에 오퍼를 한 것으로 알려진 LA 에인절스, 시애틀 매리너스, 시카고 컵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비교해 주전 경쟁이 가장 어렵기 때문이다.
에인절스나 시애틀만 해도 주전 2루수 자리가 비어 있고, 만약 이곳으로 갔다면 조금 더 안정적인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미국에서 한 경기도 뛰지 않은 만큼 김혜성으로서는 많은 경기에 나가며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는데 다저스는 그 출전 시간이 보장되는 팀은 아니다.
실제 다저스는 2025년 팀의 개막전 유격수로 무키 베츠를 낙점했다. 3루는 맥스 먼시, 1루는 프레디 프리먼의 자리다. 2루는 상대적으로 헐겁지만 그래도 개빈 럭스가 있다. 김혜성이 럭스와 경쟁해서 이긴다는 보장을 할 수는 없다. 두 선수 모두 좌타자라 플래툰도 아니다.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실제 계약 금액도 그런 용도로 보인다는 평가도 있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장담은 못 한다. 내·외야 멀티플레이어인 크리스 테일러, 베테랑 유격수 미겔 로하스가 버틴다. 테일러는 장기 계약이 되어 있는 선수로 26인 로스터에서 빠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못해도 써야 할 선수다. 가장 직접적으로 포지션이 겹칠 로하스는 올해를 앞두고 다저스가 500만 달러 구단 옵션을 실행한 선수다. 다저스가 그를 쓰겠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면 500만 달러를 투자할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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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로하스는 장기적인 대안이 아니고, 2025년 시즌 이후 팀을 떠날 것이 유력하다. 테일러의 4년 계약은 2025년으로 끝난다. 2026년 팀 옵션을 실행할 가능성은 낮다. 럭스도 2026년 시즌이 끝나면 FA다. 다저스는 김혜성을 2025년 기대하기보다는 그 이후를 내다본 카드로 바라볼 수 있다. 세 선수 중 김혜성이 가장 늦게까지 팀에 남는다.
사실 팀 선배인 김하성도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김혜성은 타 구단의 관심을 뿌리치고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조건은 괜찮은데, 문제는 샌디에이고 내야가 꽉 차 있었다는 것이다. 3루는 매니 마차도, 유격수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2루수는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몫이었다. 경쟁이 쉽지 않은 환경에 굳이 들어가야 했느냐, 혹은 샌디에이고의 중복 투자라는 우려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역시 내야 주전 선수들로 162경기 시즌을 치를 수는 없고, 부상자도 생기기 마련이다. 샌디에이고는 주전 구도가 비교적 명확한 상황에서도 김하성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봤고, 김하성은 4년 동안 이를 증명했다. 김혜성도 그렇게 증명해 나가야 하는 가운데, 2루는 물론 유격수 혹은 외야 겸업에도 나서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유격수는 해봤던 포지션이라 큰 문제는 없지만, 외야까지 할 수 있다면 테일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어 입지는 더 단단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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