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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양민혁, '등번호 세리머니' 왜 없나…감독은 "실력 떨어지는 곳에서 온 선수" 황당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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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양민혁은 왜 등번호 세리머니가 없을까.

유니폼 상의 앞면 들고 6개월 전 찍은 사진이 전부인가.

'양민혁 미스터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앙민혁이 토트넘 연고지인 영국 런던에 간지 20일이 됐지만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입단 직후엔 토트넘 트레이닝센터에서 손흥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개인 훈련 사진도 공개되는 등 프리미어리거다운 면모를 조금씩 선보였는데 이후 보이질 않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등록 뒤 처음 치러진 4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에서도 유스 선수 5명이 1군 엔트리 벤치 명단에 들었으나 정작 K리그1에서 MVP 후보에도 들며 성인 무대 검증이 끝난 양민혁은 벤치에도 앉지 못하고 관중석에서 경기를 봤다. 영국에 간지 20일이 넘었기 때문에 시차적응도 끝났는데 감독은 계속 '적응 타령'만 하고 있다.

토트넘 홋스퍼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모두 양민혁을 지금 당장 기용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양민혁에 관한 계획도, 타임라인(시간표)도 구체적으로 세우지 않은 상태다.

토트넘은 지난 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맞대결을 치러 1-2로 역전패했다. 토트넘은 20개팀 중 12위까지 추락하면서 강등권과 더 가까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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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뉴캐슬전에선 역전패도 큰 화제였지만 하루 앞두고 늘상 이뤄지는 경기 사전기자회견이 열렸는데 여기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양민혁에 벤치 한 켠도 내줄 생각이 없음을 못박아 논란이 됐다.

뉴캐슬전 하루 전 회견 소식을 전한 영국 풋볼런던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금은 (양민혁의 출전에 대해) 특별한 계획이 없다. 그는 아직 매우 어린 선수다. 경쟁 수준이 여기서 마주하게 될 수준과는 전혀 미치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에서 온 선수"라며 "양민혁이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발언이 틀린 것은 아니다. 18세 어린 선수에 대한 배려 차원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엄연히 영국에서 뛸 실력이 있으니 구단과 감독이 오케이 사인을 내리고 데려온 건데 느닷 없이 'K리그1 경쟁 수준' 운운하며 양민혁을 토트넘 입단 초반부터 깎아내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실제 양민혁은 뉴캐슬전 명단에서 빠졌다.

물론 양민혁이 K리그1 데뷔 시즌 12골 6도움을 올리며 영플레이어 수상은 물론 시즌 MVP 후보에도 오를 만큼 강한 인상을 남겼음에도 영국이라는 환경, 프리미어리그라는 세계 최상위 리그의 수준을 고려했을 때 아직 적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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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최근 리그 3경기에서 1무3패로 부진한 성적을 거둔 상태에서 뉴캐슬전에 임했다. 성적을 내야하는 시점에서 이제 막 합류한 양민혁을 투입시키기에는 위험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다.

다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일각에선 12일 5부리그 구단과 치르는 FA컵 64강 원정 경기에서도 양민혁 출전이 예상과 달리 어려운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왔다.

양민혁을 대하는 토트넘 구단의 행태도 씁쓸하다. 양민혁은 이번 겨울이적시장 프리미어리그 등록 선수 1호다.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는 그의 이름을 걸어놨다.

하지만 새해가 5일이나 지났음에도 토트넘 구단은 홈페이지에서 양민혁 흔적은 전혀 없다. 1군 선수단, 21세 이하(U-21) 선수단 어디에도 양민혁이 없다.

아울러 양민혁은 등번호를 아직 받지 않았다. 통상 해당 구단에 입성하면 등번호가 적인 유니폼을 클럽하우스 혹은 홈구장에서 들고 세리머니를 하는데, 양민혁은 그런 것을 하지 않았다. 지난 7월 쿠팡플레이 친선경기 때 토트넘 입단이 확정돼 유니폼 앞면 들고 찍은 사진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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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다행인 것은 토트넘에 팀 주장이자 대선배인 손흥민이 있다는 점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손흥민이 여기 있다는 건 도움이 될 거다. 클럽에 있을 때나 밖에 있을 때나 양민혁을 도울 거다. 우리는 양민혁이 일찍 자리를 잡고 적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양민혁의 빠른 적응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밝혔다.

2006년생 양민혁은 지난 시즌 준프로 선수로 강원에서 데뷔해 리그 전 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무려 12골 6도움이라는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지난해 6월에는 강원과 프로계약을 체결하며 데뷔 6개월 만에 정식 프로 선수가 됐고, 한 달 뒤인 7월 토트넘과 계약했다.

원래 겨울 이적시장이 개시되는 1월 1일 토트넘에 합류할 예정이었으나 토트넘 공격진에 부상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조기 합류를 요청 받았고, 지난달 중순 빠르게 토트넘에 합류했다. 동시에 겨울 이적시장 프리미어리그 전체 등록 선수 1호가 됐다.

지난달엔 선수 등록이 되지 않아 경기에는 나서지 못하고 팀 훈련 대신 개인 훈련만 진행했다. 그래도 손흥민의 존재가 큰 힘이 됐다. 토트넘은 지난달 21일 구단 공식 SNS를 통해 양민혁이 실내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사진들을 게재했다. 이 중엔 토트넘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양민혁의 훈련 장면을 지켜보는 사진도 포함됐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양민혁은 토트넘에 등록돼 1군 데뷔를 앞뒀다. 이미 2주 동안 런던에 머물며 에이전트와 함께 구단 숙소에 머무른 양민혁은 영어 레슨과 토트넘이 마련한 피지컬 트레이닝을 진행했다"고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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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영국 매체는 양민혁의 기량을 상당히 보수적으로 보고 있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더드는 "새로 영입된 양민혁은 1월 1일 공식적으로 합류한 후 출전 가능하나 영국 축구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양민혁을 명단에서 제외했다.

홋스퍼HQ 또한 "양민혁이 토트넘에서 얼마나 빨리 입지를 굳힐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토트넘 팬들도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 이번 시즌은 양민혁이 앞으로 빛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할 중요한 적응 기간이 될 것"이라고 양민혁에게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일단 지켜봐달라는 자세다. 그는 지난해 9월 A매치 때 처음으로 양민혁과 대표팀을 통해 한솥밥을 먹은 적이 있다.

손흥민은 "양민혁은 아직 18세다. 너무 큰 압박감을 주고 싶지 않다. 요즘은 사람들이 선수에 대해 너무 일찍 흥분하는 것 같다. 지금은 아주 조용히 두고 싶다. 양민혁이 열심히 노력하고, 열심히 뛰기를 바란다. 그는 팀을 도울 수 있고, 그건 매우 중요한 점이다. 양민혁은 빠른 선수고, K리그에서 많은 골을 넣었지만 K리그와 프리미어리그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며 양민혁이 적응할 때까지 조용히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토트넘 홋스퍼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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