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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7 (화)

김상식 감독 우승 신화, '충격의 X매너' 이겨내 더욱 훌륭했다…베트남, 라이벌 태국 누르고 AFF컵 정상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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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상대팀의 비매너까지 이겨낸 승리여서 더욱 빛났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 얘기다. 베트남이 지난 2018년에 이어 6년 만에 동남아시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2024 미쓰비시전기컵 아세안축구연맹 축구선수권대회(이하 AFF컵) 챔피언에 올랐다.

특히 영원한 맞수 태국을 누르고 정상 등극을 이뤄 의미가 남다르게 됐다.

베트남은 5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차망갈라 경기장에서 열린 AFF컵 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태국을 3-2로 물리쳤다. 지난 2일 1차전에서 2-1 승리를 챙긴 베트남은 선제골을 넣고도 태국에 연속 실점하면서 합산 스코어 3-3 동점을 이뤘다.

이후 상대 선수의 퇴장이 나오면서 다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고 빠른 역습 등을 통해 두 골을 더 넣어 2차전에서만 3-2 재역전승을 일궈냈다. 합산스코어를 따질 필요도 없었다. 결승 1~2차전 전승을 기록하고 챔피언이 됐다.

베트남은 2018년 12월 박항서 감독이 이끌 때 이후 처음이자 통산 세 번째로 동남아축구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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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처음 나선 AFF컵에서 우승을 지휘해내며 주가를 한껏 높였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 앞두고 결승에 오르면 베트남축구협회의 신임을 받는 것으로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결승행은 물론 8전 무패로 우승하면서 자신의 역량, 한국인 감독의 능력을 베트남, 더 나아가 동남아에 다시 한 번 떨쳤다.

일본 출신으로, J리그 명문 가시마 앤틀러스를 지난 2016년 J리그 우승과 일왕배 우승, 클럽 월드컵 준우승으로 이끌었던 이시이 마사타다 태국 대표팀과의 '사령탑 한일전'에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하마터면 베트남이 통한의 역전패로 끝날 뻔했다.

베트남이 못해서가 아니라 홈팀의 충격적인 비매너 골 때문이었다.

베트남은 전반 8분 만에 상대의 실책성 플레이를 살려낸 득점으로 앞서나갔다. 충분히 걷어낼 수 있어 보였던 로빙 패스를 태국 수비진이 우왕좌왕하다 놓쳤다. 이 때 베트남의 팜뚜언하이가 다소 불안정한 자세에서 아크로바틱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는데 골망을 흔들면서 선제골로 연결됐다.

합산 스코어 3-1이 되면서 베트남이 우승에 바짝 가까워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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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베트남도 수비라인에서의 패스미스로 이날 경기 동점골을 내줬다. 잉글랜드 풀럼 유스 출신 벤 데이비스가 전반 28분 아크 정면에서의 상대 미드필더 도안응옥탄 실수가 자신에게 흐르자 지체 없이 오른발 중거리 슛을 날려 동점포를 꽂아넣었다.

베트남은 설상가상으로 1차전 멀티골 주인공인 브라질 귀화 공격수 응우옌쑤언손이 전반에 부상으로 실려 나가는 대형 악재를 맞았다.

전반전을 1-1로 마친 베트남은 후반 19분 이날 경기 역전골을 내줬는데 이게 논란의 골이다.

높은 점유율로 경기를 주도하던 태국은 후반 19분 수파촉 사라찻의 그림 같은 중거리포로 1~2차전 합계 3-3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수파촉은 약 30m 지점에서 골키퍼 키를 넘기는 날카로운 궤적의 오른발 슈팅을 날려 득점했다.

득점 장면만 놓고 보면 굉장히 아름답고 장쾌한 골이지만 사실 이 골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서 태국의 비매너 플레이가 있었다.

앞서 동료가 쓰러지자 골키퍼가 일부러 공을 터치라인 밖으로 내보냈던 베트남은 한국인 고형진 주심이 경기를 재개하자 태국이 공을 돌려줄 거로 기대했다. 자기네 편 선수지만 어쨌든 선수 부상으로 공을 아웃시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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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은 그렇지 않았다. 스로인 뒤 곧장 공격을 감행했고, 이를 예측하지 못하고 다소 주춤하던 베트남 선수들은 수파촉에게 슈팅을 내줘 실점했다.

물론 사정이 다급한 태국 입장에선 자기네 선수가 부상을 입어 베트남이 볼을 일부러 걷어낸 것이 아니라는 항변을 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론 축구 경기의 기본 매너를 어겼다는 지적을 할 만하다.

하지만 승리를 결국 '정의의 베트남'을 향했다.

태국 미드필더 위라텝 뽐판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승부의 흐름이 다시 한번 요동친 것이다.

전반 13분 한 차례 옐로카드를 받았던 뽐판은 후반 29분 연달아 두 차례나 거친 태클로 베트남 공격을 저지했고, 고형진 주심은 주저 없이 두 번째 옐로카드를 꺼내 퇴장을 지시했다.

"홈에선 브라질을 만나도 밀리지 않는다"는 태국 축구의 자신감은 이후 여지 없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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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상대 자책골이 나오면서 우승에 바짝 다가섰다. 후반 38분 팜뚜언하이가 왼쪽에서 날린 오른발 땅볼 슈팅이 태국 수비수 판사 헴비분의 오른발을 맞고 골대로 들어갔다.

합산 스코어 4-3이 되는 순간이었다. 전반 추가시간 7분에 이어 후반엔 추가시간이 15분 주어지는 등 고형진 주심은 추가시간을 엄격히 적용했다.

실제론 후반 추가시간이 20분을 넘었다. 이런 상황에서 베트남이 이날 경기 재역전 결승골이자 결승전 2전 전승을 완성하는 멋진 골을 넣었다.

태국은 골대까지 비워가며 마지막 코너킥 공격에 나섰으나 불발됐다. 후반 65분 베트남 응우옌하이롱이 빈 골대를 향해 장거리 슈팅을 날렸고 볼이 데굴데굴 구르면서 베트남의 우승에 쐐기를 박는 득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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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도 터치라인에서 뛰쳐나와 우승 감격을 누렸다.

승부도 이기고 매너도 이긴 밤이었다.

사진=연합뉴스 / 베트남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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