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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FA 내야수 하주석과 계약했다고 8일 공식 발표했다. 계약 규모는 연봉 9000만 원, 옵션 2000만 원 등 1년 총액 1억1000만 원이다. 한화는 “하주석과 계약으로 내야 뎁스를 한 층 더 강화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계약을 마치고 다시 뛰는 하주석은 “계약이 완료돼 신구장에서 한화이글스 팬 여러분과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겨울 내내 개인운동으로 준비를 잘 해왔다. 책임감을 갖고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신일고를 졸업하고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의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하주석은 지명 순위가 말해주듯 팀의 내야를 이끌 대형 유격수로 큰 기대를 모았다. 입단 계약금만 3억 원이었다. 큰 체구를 가진 유격수로 공·수 모두에서 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신인 시즌이었던 2012년 70경기에 나서는 등 한화도 하주석을 키우기 위해 전략적으로 움직였다.
일찌감치 군 복무도 마친 하주석은 2016년 115경기, 2017년 111경기에 나서며 팀의 주전 유격수로 발돋움했다. 타율도 준수했고, 수비력도 계속 발전한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후 부침이 있기는 했지만 2018년 141경기, 2021년 138경기에 나가는 등 꾸준히 팀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입단 당시의 큰 기대치에 비해서는 다소 못 미쳤고, 이는 후배들의 추격을 허용하는 빌미가 됐다.
특히 2023년 음주운전 적발로 징계를 받아 경력의 큰 위기에 몰렸다. 하주석이 없는 상황에서 한화는 플랜B 가동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이도윤이나 황영묵 같은 새로운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실험했다. 그 과정에서 하주석의 입지는 좁아져갔다. 2024년은 타율 0.292를 기록했지만 64경기 출전에 그쳤다. 팀 내에서 자신의 입지가 애매한 상황에서 하주석은 과감히 FA 도전에 나섰다. ‘재수를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많았지만 하주석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며 시장 가치를 테스트했다.
그런데 시작부터 행보가 쉽지 않았다. 하주석이 FA 자격을 신청하자 한화는 곧바로 외부 FA인 심우준(30)을 영입했다. 4년 총액 50억 원을 투자했다. 즉, 앞으로 주전 유격수로는 심우준을 활용하겠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심우준은 수비와 주루에서 강점이 있고, 이는 김경문 한화 감독의 스타일과도 잘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우준 영입으로 한화가 보는 하주석의 가치는 더 줄어들었다.
원 소속 구단과 협상이 잘 풀리지 않으니 전반적인 시장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했다. B등급이기 때문에 25인 보호 선수 외 보상 선수 1명을 내줘야 한다는 것도 꽤 큰 부담이었다. 이에 하주석 측은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추진했고, 한화도 파트너만 있으면 긍정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자세였다. 그러나 끝내 이렇다 할 협상 파트너가 나오지 않았고, 캠프 출발은 다가오고 있었다. 끝내 총액 1억1000만 원, 보장액 9000만 원에 계약했다. 하주석의 지난해 연봉은 7000만 원으로, FA 계약보다는 연봉 계약에 가까웠다. FA 자격만 소진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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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로서는 트레이드 카드를 하나 보유한다는 것 또한 나쁘지 않은 일이다. 이번 오프시즌에는 사인 앤드 트레이드가 되지 않았지만, 시즌에 들어가면 또 다른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현재 유격수가 약한 몇몇 팀들은 일단 내부 육성을 한다는 기조로 하주석 사인 앤드 트레이드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내부 육성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유격수가 많은 한화에게 큰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시즌에 들어가 유격수가 필요한 팀은 을이 되고, 유격수가 제법 많고 여기에 하주석 트레이드에 응할 가능성이 있는 한화는 조금 더 유리한 여건에서 상대의 제안을 들어볼 수 있다. 한화도 시즌을 치르면서 여러 문제가 나올 가능성이 큰 만큼 즉시 전력감 수혈이 가능할 수 있고, 혹은 지금 당장은 1군 선수가 아니지만 숨은 원석을 찾아볼 수도 있다. 연봉 부담도 그렇게 크지 않다. 하주석으로서도 출전 기회가 보장되는 팀이 더 좋은 만큼 트레이드 자체가 선수에게 그렇게 나쁘다고는 볼 수 없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하주석이 지난해 이상의 성적과 경기력으로 자신을 둘러싼 의문점을 모두 지울 때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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