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포커스] 오만전에서 나타난 높은 이강인 의존도
지난 20일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오만과 경기에서 발목을 다친 이강인이 축구협회 직원에게 업힌 채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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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이강인이 들어오기 전까지 슈팅을 한 번도 시도하지 못했다. 공격의 주축 손흥민(토트넘)은 수비수 2~3명에게 싸여 고립됐고, 다른 선수들은 좀처럼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이강인이 들어간 뒤에도 골 장면 외엔 공격은 지지부진했다. 이날 이강인은 자주 맡던 측면 공격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뛰었다. 소속팀 경기를 치르고 대표팀에 합류한 지 48시간도 안 된 이강인의 컨디션을 의식한 전략이었다.
이강인은 결국 쓰러졌다. 후반 35분 한국 골문 앞 페널티 아크 주변에서 상대 공격수를 막아내다 왼쪽 발목을 접질렸다. 오만은 이 순간을 틈타 패스를 주고받더니 동점 골을 터뜨렸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백승호의 부상으로) 이강인의 투입 시간이 앞당겨졌다”면서 예상보다 일찍 그를 기용하게 된 데 아쉬움을 표했다. 이강인이 교체로 나가자 한국 공격은 더 풀리지 않았고,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끝났다.
이날 경기를 통해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이강인의 개인 능력에 기대는 홍명보호의 문제점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대표팀은 그동안 이강인 덕분에 수월하게 공격을 풀어갔다. 작년 6월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6차전에서 이강인이 중국의 밀집 수비를 뚫고 결정적인 골을 넣으며 1대0 귀중한 승리를 얻었다. 9월 3차 예선이었던 오만전에선 1-1로 팽팽하던 후반 36분 이강인이 손흥민의 결승골을 도왔다. 이후 이강인은 상대 수비를 끌어내는 미끼 역할을 곧잘 소화했다. 3차 예선 4차전 상대였던 이라크 헤수스 카사스 감독이 “이강인을 막기 위해 두 명의 측면 수비수를 붙였다”고 말할 정도였다. 3차 예선 내내 상대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며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준 이강인이 이날 오만전에선 뒤에 처져 그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자 한국은 상대 밀집 수비를 뚫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
요르단은 21일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3대1로 승리하면서 B조 2위(승점 12·3승 3무 1패)에 자리했다. 한국은 1위(승점 15·4승 3무)를 달리고 있지만, 요르단과의 경기 결과에 따라 선두 자리를 위협받을 수도 있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 부상 상태를 계속해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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