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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목)

‘끝내주는’ 배정대, 또 끝냈다… “아무리 쳐도 항상 떨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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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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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웃으면서 끝낼 수 있어 정말 기분 좋습니다.”

‘끝내기의 사나이’가 길었던 승부에 또 마침표를 찍었다. 프로야구 KT는 23일 홈 수원 KT 위즈파크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5-4 승전고를 울렸다. 연장 11회까지 가는 혈투, 총 2시간 55분여 동안 장군멍군을 펼친 가운데 외야수 배정대의 활약에 힘입어 천신만고 끝 승리를 거뒀다.

하마터면 개막 직후 2연패를 떠안을 뻔했다. 믿었던 KT의 필승조가 이틀 연속 삐끗하면서 리드하던 경기를 못 지킨 것. 22일 개막전 역전패(3-4)에 이어 이번엔 9회 초 동점 허용을 내주고 말았다.

경기의 향방을 결정한 건 배정대의 방망이다. 그는 11회 말 1사 1, 2루 상황서 좌중 2루타를 때려 역전 점수(5-4)를 완성했다. 경기 뒤 이강철 KT 감독은 “만원 관중 앞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둬 기쁘다”며 “동점 허용 후 공수에서 더욱 집중력을 발휘했고, 배정대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총평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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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감이 좋았던 건 아니다. 배정대는 하루 전 한화와의 개막전에선 4타석 무안타 1사구 1타점에 머물렀다. 이날 역시 8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정규이닝 동안 4타수 무안타에 그친 바 있다. 이때를 떠올린 배정대는 “어제오늘 안타가 잘 나오질 않아 개인적으로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이렇게 오늘 하루의 끝을 웃으며 끝낼 수 있어 기분이 좋다”고 미소 지었다.

‘끝낼 줄 아는’ 선수다. 2014년 프로 입단 후 어느덧 끝내기 안타만 개인 8번째, 희생플라이까지 포함해 9차례나 마크했다. 배정대는 “별다른 비결은 없다. 매번 떨렸다. (나 역시) 끝내기 상황에 타석에 들어가면 긴장이 많이 된다. 그걸 타석에서 이겨낼 때 짜릿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끝내기 상황에선 동료 타자 문상철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뭔가 내게 마지막 기회가 딱 올 것 같더라. 최근 컨디션이 좋은 (문)상철이 형한테 가서 어떻게 쳐야 할지 물어봤다”고 말한 그는 “특별한 노림수는 없었다. 상철이 형의 조언대로 했다. 그냥 가볍게 중심에만 맞추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극도의 부담감, 그 안에서 무너지지 않고 도리어 즐긴다. 배정대는 “(끝내기 기회가 많이 온다는 건) 내게 있어 ‘복’이라고 생각한다”며 “결과론적일 수도 있지만, 살면서 이런 기분을 느껴본다는 게 쉽지 않다. 부담감만 잘 이겨내면 엄청난 기쁨이 온다”고 웃었다.

이어 “오늘만 해도 많은 팬들께서 경기장을 찾아주셨고, 내 이름을 연호하며 응원을 해주셨다. 거기에 부응할 수 있어, 또 겨우내 노력했던 게 보상받는 듯싶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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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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