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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프링클러 내리치고, 클럽 날리고…PGA투어 분노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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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1.6m 파 퍼트를 놓친 키자이어가 퍼터를 공중으로 차버렸다. [사진 미국 골프채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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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 2라운드가 열린 지난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의 이니스브룩 골프장. 10번 홀에서 샷을 실수한 아담 해드윈(38·캐나다)은 그린 쪽으로 걸어가다 스프링클러를 클럽으로 내리쳤다. 물이 사방으로 쏟아졌다. 잠그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해드윈은 물을 뒤집어쓴 갤러리에 사과했고, 결국 컷 탈락했다. 이날 3번 홀에서 보기를 한 사히스 티갈라(28·미국)는 4번 홀(파3) 티샷이 불만스러웠는지 스윙이 끝나기 전에 클럽을 놔버렸다. 이어 클럽을 다시 집어 티박스 쪽으로 던졌다. 클럽은 토마호크 도끼처럼 날아갔고 관중들은 놀랐다.

    패튼 키자이어(39·미국)는 전날 1라운드 15번 홀에서 1.6m 파 퍼트를 놓친 후 미국프로풋볼(NFL) 펀터(킥 전문 선수)처럼 퍼터를 공중으로 차버렸다. 샤프트가 부러진 퍼터는 그린 반대쪽에 떨어졌다. 결국 웨지로 퍼트해 보기에 그쳤다. 이후 허리가 아프다며 기권했다. 이를 본 미국 골프채널 해설자 게리 코크는 “NFL에 가기 위한 오디션인가요”라고 비꼬았고, 다른 해설자 브래드 팩슨은 “거리가 20야드인데, 필드골이 됐을 겁니다”라고, 캐스터는 “(지역 NFL 팀인) 버커니어스가 키커를 찾고 있나”라고 맞장구쳤다. PGA 투어 10년간 3승을 올린 키자이어는 최근 6경기에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스포츠 선수가 홧김에 돌출행동을 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니다. 골프는 다른 스포츠보다 점잖은 편인데, 이번 대회에선 선수들의 ‘화풀이’가 유독 많다. 왜일까. 우선 코스가 너무 어렵다. PGA 투어에서는 코스가 아무리 어려워도 8언더파를 치는 선수가 나온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선두조차 7언더파(3라운드 기준)다. 그리고 날씨는 춥고 바람도 강하다. 코스는 관리가 잘 안 돼 선수들은 ‘억울하게 보기를 했다’고 생각할 만하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신경이 곤두섰다. 상위권 선수만 나가는 시그니처 대회 제도를 만든 후로 스타급 선수와 그 밖의 선수 간에 높은 벽이 생겼다. 내년 PGA 투어 풀시드는 125명에서 100명으로 줄어든다. 올 시즌 선수 중 20%가 해고되는 셈이다. 이래저래 예년보다 스트레스가 심할 수밖에 없다.

    팜하버(미국)=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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