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혁이 지난 21일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높이뛰기 결선에서 바를 넘고 있다. 2m31를 넘은 우상혁은 ‘파리 올림픽 우승자’ 해미시 커를 제치고 정상에 등극했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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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결과(7위)가 아쉬웠지만, 오히려 동기부여가 됐다. 올림픽이 끝나고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면 일시적인 현상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이번 세계실내선수권을 더 열심히 준비했고, 다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지난 21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에서 2m31을 넘어 우승한 우상혁(29·용인시청)이 밝힌 소감이다. 그는 난징으로 출발하기 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그날(파리올림픽 경기 당일)은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이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지만, 가슴 속 진한 아쉬움까지는 숨기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우상혁은 겨우내 훈련에만 매달렸다. 올해 들어 열린 3개 국제대회(체코, 슬로바키아, 세계실내육상) 타이틀을 모두 따냈다. 특히 난징에선 파리 금메달리스트 해미시 커(28·뉴질랜드)와 올해 기록(2m34)이 자신보다 좋은 올레 도로시추크(24·우크라이나)를 모두 제쳤다. 자신감으로 오는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릴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전망도 밝아졌다.

김건우(45) KBS 육상 해설위원은 “올해 주요 대회가 아시아에서 열려 우상혁이 국내 훈련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 이게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라며 “(피로도가 덜해) 점프력이 살아있었다. 예전보다 다리에 과부하가 덜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우상혁은 봄 실내대회 성적이 좋으면, 그해 실외대회에서도 선전했다. 2022년이 대표적이다. 그해 3월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 우승(2m34)한 뒤, 같은 해 7월 유진 세계육상선수권에서 2m35로 은메달을 땄다. 2m35는 그의 실외 최고기록이다. 대한육상연맹 관계자는 “오는 5월 구미에서 열리는 아시아육상선수권을 보면 도쿄 세계육상 전망을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구미 대회는 A급 대회로 무타즈 바르심(34·카타르)도 출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바르심은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다.

김도균(46) 용인시청 감독은 “올해 난징, 구미, 도쿄 3개 대회를 목표로 삼았는데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본인도 아주 만족스러워하고 있다”며 “실내대회를 잘 뛰었으니 이제부터 실외에서 집중적으로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건우 해설위원은 “9월의 도쿄는 굉장히 습하다. 전체적으로 선수들 몸이 무거울 것”이라며 “마지막까지 힘 있는 선수, 체력이 좋은 선수가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귀국해 잠시 휴식한 우상혁은 이번 주 중반부터 다시 훈련을 시작한다.

김영주 기자 kim.youngj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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