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클럽과 국가대표팀 사이 선수 관리 갈등은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다.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 역시 같은 문제에 직면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새 사령탑인 독일 출신 토마스 투헬 감독이 클럽들의 반발을 감수하고도 선수들을 연속으로 출전시키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오는 25일(한국 시간) 펼쳐질 라트비아와의 월드컵 예선전을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투헬 감독은 단순한 로테이션을 통해 선수들의 부담을 줄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현재 클럽들의 시즌 일정이 중요한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이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투헬 감독은 지난 토요일 알바니아전(2-0 승)에서 엉덩이 부상을 입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앤서니 고든이 대표팀에서 하차하면서 측면 자원이 줄어든 상황에 대한 질문에 클럽들이 자신들을 배려하지 않는 만큼 대표팀도 같은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굳이 이 문제로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철저히 관리하겠지만, '너희가 빡빡한 일정을 앞두고 있으니 쉬어라'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월드컵 예선을 치러야 하고, 우리에게 필요한 선택을 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투헬은 "물론 선수들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클럽과도 연락을 주고받겠지만, 비전문적인 위험을 감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며 무리한 투입은 강행하지 않겠다며 걱정을 덜어주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감독이 잉글랜드 클럽팀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투헬의 전임자인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 역시 부임 당시 클럽들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맨체스터 시티의 펩 과르디올라는 지난해 잉글랜드가 브라질 및 벨기에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존 스톤스를 연달아 기용한 뒤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불만을 나타낸 바 있다.
한편, 투헬 감독은 같은 기자회견에서 더 큰 고민을 안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가 언급한 어려움은 바로 공격진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다. 잉글랜드 대표팀 내에는 창의적인 선수들이 풍부하지만, 모든 선수를 동시에 기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경우 일부 유명 선수들이 최종 명단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현재 많은 선수들이 '10번(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지만, 모든 선수를 기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최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면서 "그 과정에서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앞으로 16개월 동안 우리는 가장 유능한 26명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가장 적합한 팀을 구성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투헬 감독은 알바니아전에서 부진했던 맨시티의 필 포든에 대해 "자신감과 경기 감각이 부족하다"라고 평가하면서도 "우리는 필 포든이 맨시티에서 보여주는 경기력을 대표팀에서도 발휘할 수 있도록 팀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투헬의 사례처럼, 축구에서 국가대표팀과 클럽팀의 이해관계는 늘 충돌해왔다. 투헬 감독의 발언은 대표팀 감독으로서 당연한 입장이지만, 클럽 입장에서는 선수 보호와 성적 경쟁력을 고려해야 하기에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선수의 급여는 부담하는 쪽은 클럽이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대표팀은 월드컵과 같은 국제 대회에서 최고의 전력을 유지해야 하고, 클럽팀 역시 시즌 내내 중요한 경기를 치르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관리해야 한다. 이런 갈등 속에서도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선수 보호다.
투헬 감독이 강조한 ‘최상의 조합을 찾는 것’은 대표팀뿐만 아니라 클럽과의 관계에서도 적용될 필요가 있다. 국가대표팀과 클럽이 보다 긴밀히 협력하고, 선수 개개인의 피로도를 고려한 합리적인 로테이션이 이뤄진다면,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이득이 될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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