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2연전서 두각… 무서운 고졸 신인들
1막은 키움 신인 내야수 여동욱(20)이 열었다. 지난 22일 삼성과 치른 개막전 2회초 첫 타석에서 삼성 선발 투수 아리엘 후라도의 147㎞ 직구를 받아쳐 120m짜리 홈런을 때려냈다. 프로야구 역사상 개막전 첫 타석 홈런을 친 세 번째 신인. 조경환(1998년·롯데), 강백호(2018년·KT) 다음이다. 시범 경기에서도 2홈런을 기록하며 활약, 홍원기 키움 감독은 그를 개막전 주전 3루수로 낙점했다. 대구상원고 출신인 그는 2025 신인 선발 3라운드 27순위로 입단했으나 파란을 선언했다.
그래픽=양인성 |
여동욱이 2018년 강백호를 재현할 수 있을까. 그해 데뷔 타석부터 홈런을 때려낸 강백호는 138경기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9로 신인왕은 물론, 고졸 신인 최초 장타율 5할대(0.524)를 기록하는 역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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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막은 삼성 좌완 투수 배찬승(19) 몫. 대구고를 나온 프랜차이즈 선수(신인 선발 전체 3순위) 배찬승은 지난 23일 삼성이 6-3으로 앞선 6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상대 키움 타자 박주홍(24)을 상대로 시속 150㎞대 직구를 잇따라 꽂으며 고향 팬들에게 화려한 신고식을 했다. 박주홍을 1루 파울 플라이로 잡아낸 데 이어 다음 타자 야시엘 푸이그(35)는 2루 땅볼로 처리했다. 최고 구속이 155㎞까지 나왔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출신 푸이그 앞에서도 당당했다. 이어 키움 타선의 핵심 중 하나인 이주형(24)은 삼구삼진. 141㎞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삼았다. 3자 범퇴 1이닝 무실점 홀드. 공을 단 8개만 던지고 얻은 성과다. 신인 투수 데뷔전 홀드는 국내 프로야구에서 통산 10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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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막은 전주고 출신 한화 우완 투수 정우주(19)가 장식했다. 23일 한화가 3-4로 뒤지고 있던 8회말 구원 등판해 KT 타선을 상대로 최고 155㎞ 강속구를 뿌렸다. 역시 3자 범퇴 무실점. 베테랑 김민혁(30)과 장성우(35)를 뜬공으로, 문상철(34)은 삼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전체 2순위 거물 신인(계약금 5억원)다운 위력을 보여줬다.
여동욱과 함께 이름을 올린 키움 전태현(19·용마고 졸)은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하며 시범 경기 타격감(0.333)을 인정받았고, 권혁빈(20·대구고 졸)은 불펜에서 안정적 제구력을 보여줘 홍원기 감독 신뢰를 얻었다. 한화 좌완 투수 권민규(19·세광고 졸)는 시범 경기 3경기(4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짠물 피칭으로 합류에 성공했다. LG는 시범 경기 동안 슬라이더와 직구를 무기로 탈삼진 능력을 보여준 우완 김영우(20·서울고 졸)를 1군에 투입했다. KIA 신인 타자 박재현(19·인천고 졸)은 시범 경기 타율 0.417(12타수 5안타) 맹타로 개막 명단에 들었지만 아직 출전 기회는 받지 못했다.
역사상 최고 고졸 신인은 2006년 류현진(당시 한화)이 꼽힌다. 데뷔전 7과 3분의 1이닝 10탈삼진 무실점 호투(LG 상대)로 경이로운 데뷔를 한 그는 그해 18승(신인 최다승 동률), 평균자책점 2.23, 탈삼진 204개로 신인왕과 최우수 선수(MVP)를 동시에 차지했다. 유일한 기록이다.
지난해 두산 김택연도 있다. 고졸 신인으로 주전 마무리 투수를 꿰차 60경기 3승 2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2.08, 78탈삼진.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새로 썼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이 무서운 고졸 아이들 평가는 섣부른 감이 있다. 류현진은 물론, 정민철과 염종석(1992년), 김수경(1998년), 김진우(2002년), 김광현(2007년)에 버금가는 임팩트를 남길 수 있을지 아직 알 수 없다. 그럼에도 창창한 미래를 지닌 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건 또 다른 프로야구 흥미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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