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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 (화)

'5만원짜리 티켓이 15만원에?' 선예매 혜택은 어쩌나, 암표 근절 대책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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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관중석을 가득 메운 야구 팬들이 경기를 즐기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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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KBO와 KBO리그 10개 구단이 암표 근절을 위해 협력에 나섰다. 과연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과 암표상들의 조직적 움직임도 막을 수 있을까.

KBO와 10개 구단은 28일 "최근 KBO리그의 폭발적인 인기와 맞물려 성행하고 있는 암표 매매의 심각성에 대해 인지하고, 각 구단별 대응책 공유 등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미 10개 구단은 각 구단의 티켓판매처와 공조해 온라인상에서의 예매 아이디당 구매 횟수와 수량을 제한하고 매크로 부정 예매 방지를 위한 캡차(CAPTCHA)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매크로 의심 아이디를 적발해 차단 조치 하고 있으며, 한국프로스포츠협회 암표신고센터를 통해 신고를 받고 있다.

KBO와 10개 구단은 "지속적으로 협력 체계를 유지하면서, 온·오프라인 암표 매매로 불편을 겪고 있는 팬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또한 문체부 등 관련 정부 부처 및 경찰과도 협력 체계를 구축해 온·오프라인에서의 감시망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이야기 했다.

프로야구 직관이 지난해부터 10~30대 젊은층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얻으면서, 야구 티켓 구하기도 전쟁터가 됐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수도권 일부 인기팀의 경기나, 빅매치, 황금 연휴 등 몇몇 경기만 티켓을 구하기가 어려웠지만 작년부터 이런 현상이 일반 경기까지 확대됐다. 올해는 개막전은 물론이고, 평일 경기마저도 티켓을 예매하기가 힘든 상태다.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관중석을 가득 메운 야구 팬들이 경기를 즐기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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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LG 트윈스전은 3일 내내 2만3750명 매진을 기록했다. LG는 KBO 사상 최초로 개막 5연전 홈 경기 매진이라는 신기록을 썼다. 개막 5연승 중인 서울 인기팀 LG의 호성적과, 대전을 연고로하지만 수도권에도 팬이 많은 또다른 인기팀 한화의 맞대결이 평일 야간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흥행 열기를 불러왔다.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관중석을 가득 메운 야구 팬들이 경기를 즐기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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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주중 3연전도 3일 내내 2만명 이상 관중이 몰렸다. 26일에는 2만4000석 매진을 달성하기도 했다.

주말 경기는 거의 전쟁이다. 요즘 '직관' 트렌드는, 다른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팬들도 단 1경기를 보기 위해 장거리 원정을 마다하지 않는 상황이라 티켓을 구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다. 특히 28일 대전 신구장인 한화생명 볼파크가 정규 시즌 개장 첫 경기를 치르는데, 이 경기는 이미 티켓 리세일 사이트에서 많게는 3배 이상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SSG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개막 2연전. 이틀 연속 매진을 기록한 랜더스필드.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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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세일 사이트에서 흐름을 보면, 주말 인기팀, 인기매치의 경우 약 5~6만원의 고가 티켓은 13~18만원 사이에 가격이 형성되고 있고, 약 1만원 내외인 외야나 4층 관람석 티켓도 4~5만원의 비싼 가격에 거래를 희망하는 글들이 많다.

티켓 리세일은 미국 메이저리그, 영국 프리미어리그 등 해외 유명 프로스포츠리그에서 이미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안되는거 아니냐'는 의견들도 주를 이루지만, 관건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리세일만 전문적으로 뛰어드는 '업자'들을 색출해달라는 것이다.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 이날 경기 전 좌석 매진에 대한 안내가 전광판에 나타나고 있다. KBO리그 사상 최초 개막 5경기 연속 매진 신기록이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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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현재 KBO리그 상당수의 구단들이 유료회원 등급에 따라, 혹은 시즌권 티켓 보유자들에게 선예매, 선선예매 혜택을 주고 있는데 이게 프리미엄을 붙여 비싼 값에 되파는 행위로 이어진다는 불평도 많다.

야구 인기로 인해, 선예매 혜택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선예매 자격이 없는 일반 야구팬들은 "예매가 오픈 되자마자 사이트에 들어갔는데도 괜찮은 자리는 아예 구할 수도 없고, 사실상 거의 예매가 끝난거나 다름 없더라"며 허탈해하기도 한다.

구단들도 마케팅 차원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티켓 구매 접근성이 점점 더 떨어지고 구매력이 부족한 어린 야구팬들이나, 티켓 예매 오픈런이 익숙치 않은 중년층 이상 디지털 소외 계층에게는 프로야구 직관이 점점 더 '남의 일'이 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고연령 팬들은 웃돈을 주고라도 현장에서 남는 티켓을 구하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과연 이런 부분들이 실질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까. KBO와 구단들의 해결책이 궁금해진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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