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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故 설리의 유족이 주연배우 김수현과 감독 이사랑(이로베)에게 영화 '리얼'(2017) 촬영 당시 베드신과 노출 장면 강요 의혹을 제기한 가운데 같은 작품에 출연했던 배우 한지은의 과거 발언이 뒤늦게 주목받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한지은이 2018년 영화 '리얼' 촬영 후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던 인터뷰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터뷰에 따르면 당시 한지은은 43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리얼'에 캐스팅됐다. 김수현의 SNS에 직접 올라온 여배우 오디션 공고에는 "노출 연기(수위 높음)가 불가능한 분들은 지원 불가"라는 조건이 명시돼 있었다. 한지은은 고민 끝에 '김수현'이라는 이름 하나만 믿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그러나 촬영 현장은 달랐다. 마약 파티 장면, 베드신, 노출신 등 고강도 장면이 이어졌지만 현장에서 한지은이 상의하거나 의지할 상대는 없었다. 인터뷰에서 한지은은 "후회하지 않으려 했지만 큰 후유증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소비당했다'는 말을 들었을 정도였다.

당시 한지은과 함께 작업한 영화 '창궐'의 김성훈 감독은 "너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고. 한지은 역시 "그때 받은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았다. 창궐을 통해 조금씩 회복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김수현과의 베드신에 대해서는 "서로 처음이었기에 배려는 있었지만 의지가 되진 않았다"고 말한 반면 후속작에서 호흡을 맞춘 현빈에 대해서는 "말수는 적지만 묵묵한 배려가 큰 힘이 됐다"며 대조적인 분위기를 언급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한지은의 주요 장면 대부분이 최종 편집본에서 통편집됐다는 점이다. 노출도 했지만 스크린엔 남지 못한 셈이다.

한편 설리의 친오빠는 최근 입장문을 통해 "김수현과의 베드신이 원래 대본엔 그렇게 구체적이지 않았다. 설리는 현장에서 설득당해 촬영에 임했다고 들었다"며 김수현과 이사랑 감독에게 입장을 요구했다. 그는 "설리의 대역 배우가 현장에 있었음에도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촬영을 강요한 정황이 있다"고 주장하며 진실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