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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배구 황제 김연경

우승으로 라스트댄스, 김연경의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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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女배구 4번째 통합 우승

김, 은퇴 경기서 팀최다 34득점… 챔프전 MVP ‘최고의 별’로 마무리

홈구장 6000명 만원 관중 환호… “웃으면서 떠나게 돼 너무 기뻐”

흥국생명 김연경이 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2024∼2025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5차전에서 3-2로 승리해 정상에 오른 뒤 팀 동료들 앞에서 챔프전 우승 트로피를 들며 기뻐하고 있다. 김연경은 기자단 투표(31표)에서 만장일치로 개인 네 번째 챔프전 MVP를 수상하며 화려하게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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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여제’라는 별명에 걸맞은 완벽한 ‘라스트댄스’였다.

김연경(37·흥국생명)이 통합 우승의 숙원을 풀며 20년 프로 선수 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2005∼2006시즌 신인선수상,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챔프전 MVP를 싹쓸이하며 ‘혜성’처럼 V리그에 등장했던 김연경은 또 한 번 챔프전 MVP에 등극하며 ‘최고의 별’이 돼 코트를 떠났다. 김연경은 프로 생활의 시작과 끝을 모두 통합 우승으로 장식했다.

흥국생명은 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의 2024∼2025시즌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5전 3승제) 최종 5차전에서 3-2(26-24, 26-24,24-26, 23-25, 15-13)로 승리했다. 1, 2차전을 따내고도 3, 4차전을 내주며 코너에 몰렸던 흥국생명은 안방에서 열린 5차전을 잡으며 3승 2패로 2018∼2019시즌 이후 6년 만이자 통산 4번째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흥국생명은 여자부 챔프전 최다 우승 횟수를 5로 늘렸다. 김연경 개인으로서는 2008∼2009시즌 이후 16년 만의 우승이다.

김연경은 은퇴 경기 마지막 순간까지도 ‘배구 여제’다웠다. 1, 2세트 연이어 10득점을 하는 등 이날 팀 최다인 34득점(공격성공률 42.62%)을 했다. 이는 종전 32득점을 넘는 올 시즌 자신의 최다 득점이다.

특히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 한 경기 개인 최다 블로킹 기록(7개)을 새로 쓰기도 했다. 5세트 13-12 리드에서는 몸을 날리는 환상적인 수비로 투트쿠(26)의 쐐기 득점을 도왔다. 김연경은 이날 기자단 투표(31표)에서 만장일치로 챔프전 MVP로 선정됐다. 역대 최다인 4번째 챔프전 MVP 수상이다. 이날 경기장에는 6082명의 만원 관중이 찾아 선수 김연경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2005∼2006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김연경은 첫 4시즌 동안 3차례 챔프전 우승을 맛봤다. 그러나 2020∼2021시즌 해외 리그에서 국내로 복귀한 이후 3시즌(중국 진출한 2021∼2022시즌 제외) 내내 챔프전 준우승만 했다. 2022∼2023시즌에는 여자부 최초로 챔프전 1, 2차전을 따내고도 한국도로공사에 3, 4, 5차전을 내주며 준우승에 그치는 ‘역스윕’을 당했다. 김연경은 이번 챔프전에서도 고질적인 무릎 통증을 안고 뛰었다. 한 배구계 관계자가 “저렇게 테이프를 많이 감고 아이싱을 오래 한 김연경은 처음 본다”고 말했을 정도로 간절함을 안고 뛰었다.

정규리그 MVP 최다 수상자(6회)인 김연경은 올 시즌에도 공격종합(성공률 46.03%), 리시브(효율 41.22%) 2위에 이름을 올리며 또 한 번의 수상이 유력하다. 정규리그에서는 통산 5314득점(6위)을 남겼다. V리그에서 뛴 8시즌 동안 팀을 모두 챔프전에 올리는 진기록을 남긴 그는 V리그 최초 ‘은퇴투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 등번호 10번의 영구결번 지정을 검토 중이다.

경기 뒤 동료 선수들에게 축하 헹가래를 받은 김연경은 “드라마 같은 승부였다. 챔프전을 하면서 많은 팬분들 앞에서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 오늘 이 순간을 잊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복한 은퇴 경기가 됐느냐”는 질문에는 “너무 행복하다. 웃으면서 (나를) 보내 달라”면서도 “저는 이렇게 떠나지만 앞으로 후배들을 많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선수 인생의 마침표를 찍은 김연경은 14일 열리는 V리그 시상식에 참석한 뒤 당분간 유럽을 여행하며 휴식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이후 국내로 돌아와 다음 달 17, 1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매니지먼트사 주도로 열리는 자선대회 ‘KYK 인비테이셔널’을 준비한다. 지난해 시작된 이 행사에선 김연경의 은퇴식도 열린다. 김연경은 현재 지도자, 행정가, 방송인 등을 놓고 진로를 고민 중이다.

인천=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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