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리그 최우수선수를 향해 직진 중이다. 이정후는 4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원정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경기를 뒤집는 스리런 홈런과 추격의 솔로 홈런 포함 멀티 홈런 3타수 2안타 2득점 4타점 1볼넷 맹활약을 펼쳐 팀의 5-4 승리를 견인했다.
양키스와의 시리즈에서만 무려 3개의 홈런을 쓸어담은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352(54타수 19안타)까지 올랐고, 출루율(0.426)과 장타율(0.704)를 합한 OPS는 무려 1.130까지 치솟았다.
이정후는 이날 멀티 홈런을 기록했다. 사진(美 뉴욕)=ⓒAFPBBNews = News1 |
이정후가 지난 14경기서 때린 19안타 가운데 무려 절반이 훨씬 넘는 12개가 장타다. 2루타 8개, 3루타 1개, 3개의 홈런을 기록하면서 7개의 볼넷을 골랐고 삼진은 8개를 당했다. 또한 3개의 도루까지 기록하면서 수비에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정후는 팀이 0-3으로 뒤진 4회 초 그 기대에 부응했다. 1사 주자 없는 상황 타석에 선 이정후는 침착하게 볼을 골라 3B-2S의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다. 그러다 6구째 85.5마일(137.6km) 슬라이더가 가운데 몰리자 그대로 퍼올려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대형 솔로 아치를 그렸다.
홈런 타구 속도가 103.2마일(166km)가 나올 정도로 빠른 타구였고 발사각도 29도에 비거리는 406피트 즉, 123.7m에 달할 정도의 대형 홈런이었다. 이상적인 속도와 궤적으로 날아간 홈런은 누가봐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고 잠깐 타구를 확인한 이정후도 이내 헬멧을 잡고 그라운드를 돌았다.
사진(美 뉴욕)=ⓒAFPBBNews = News1 |
샌프란시스코의 공식 중계를 맡은 NBC 에어리어 중계진은 이후 이정후의 홈런 스윙을 리플레이로 다시 지켜보면서 “Beautiful Swing!(아름다운 스윙)”이라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멀티 홈런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동시에 로돈이 커리어 처음으로 좌타자에게 멀티 홈런을 허용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1-3에서 경기를 4-3으로 뒤집은 극적인 한 방을 터뜨린 이정후도 주먹을 들어올리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와서 동료들의 엄청난 환대를 받으며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 사이 NBC 에어리어 중계진은 이정후의 홈런 상황을 표현하면서 “라이크(LIKE) 베이브(루스), 라이크 미키(맨틀), 레지 잭슨 이정후”라며 충격과 감탄의 표현을 쏟아내기도 했다.
마치 베이브 루스 혹은 미키 맨틀 혹은 레지 잭슨과 같다는 평가는 그야말로 이정후가 완벽한 선수라는 묘사이기도 하다.
사진(美 뉴욕)=ⓒAFPBBNews = News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베이브 루스는 많은 한국의 야구팬들도 알다시피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뛰어난 홈런타자인 슬러거의 상징으로 꼽힌다. 라이브볼 시대 이전과 이후에도 활약하면서 이도류로도 뛰었고 메이저리그에 홈런의 시대를 가져온 선수다. 그런 슬러거의 상징인 선수처럼 이정후가 상대 투수를 압도하는 완벽한 홈런 타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묘사인 셈이다.
양키스의 전설적인 스타이기도 한 미키 맨틀 역시 역사상 가장 뛰어난 스위치 타자이자 역대 최고의 중견수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뉴욕 양키스에서만 18시즌을 뛰면서 7차례의 월드시리즈 우승과 20차례의 올스타 선정, 3번의 리그 MVP, 4차례의 홈런왕, 그리고 1956년 홈런-타율-타점 1위를 석권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하는 등 전설적인 커리어를 남겼다. 뛰어난 장타력과 정확한 타격 능력 등을 가진 타자이자 중견수였던 맨틀과 같은 모습을 이정후가 보여주고 있다는 찬사였다.
레지 잭슨에 이정후를 비유한 것 역시 마찬가지의 극찬이다. 미스터 옥토버로 불리는 레지 잭슨은 메이저리그 21시즌 동안 통산 2584안타와 563홈런, 228도루, 1551득점, 1702타점 등을 기록한 명예의 전당 출신의 전설적인 5툴 플레이어다. 삼진이 많은 유형의 타자였기에 이정후와는 조금은 다른 스타일이지만 크지 않은 체구에도 기술적이고 강력한 배팅 파워와 장타력을 보여줬던 그의 모습을 떠올린듯한 샌프란시스코 중계진이었다.
사진= John Hefti-Imagn Images= 연합뉴스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제 이정후는 MVP로 향해 직진 중이다. 각종 타격 지표가 모두 리그 최상위권에 올라 있다. 1.130의 OPS는 경기들이 진행 중인 현재 애런 저지(NYY)에 이은 메이저리그 전체 2위 기록인 동시에 내셔널리그 1위 기록이다.
3개의 도루를 비롯해 완벽한 주루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물론 연일 호수비를 펼치면서 이정후는 현재 메이저리그 초반 일정에서 가장 주목받는 5툴 플레이어의 모습으로 각광받고 있다. 아직은 너무나 섣부른 언급이지만, 지금 현재 이 순간 이정후는 MVP의 얼굴을 하고 있는 것 만은 분명해 보인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