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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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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복귀 후 '첫 승' 성유진, LPGA 재도전 질문에 고개 저었다…"미련 없다, 많은 걸 배우고 돌아와" [현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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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포츠뉴스 여주, 나승우 기자) 1년 10개월여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 우승에 성공한 성유진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재도전은 없을 거라고 못 박았다.

    성유진은 28일 경기도 여주의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6779야드)에서 열린 제25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보기 1개, 버디 4개를 묶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10언더파 278타로 노승희와 동타를 기록한 성유진은 4차 연장전서 승리해 1년 10개월 만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전날 중간 합계 7언더파 209타로, 1위 노승희에 1타 뒤진 2위로 3라운드를 마쳤던 성유진은 이날 오전부터 계속된 장대비 속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연장전에서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18번 홀(파5)에서 그대로 이어진 첫 연장전에서는 두 선수 모두 버디를 잡아냈다. 2차, 3차 연장전에서는 모두 파로 끝났다. 4차 연장전에서 성유진이 세 번째 샷을 홀과 가까운 곳에 떨어뜨린 후 버디를 낚아 노승희를 꺾고 1년 10개월 만에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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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성유진은 "오늘 하루 계속 지연돼서 모든 선수들 힘들었을 거다. 24시간이 모자란 것 같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4차 연장까지 접전을 펼친 노승희에게는 "너무 멋진 승부였다고 생각한다"고 존중하면서 "고향 후배인데 끝까지 함께 해줘서 고맙고, 마음이 조금 그렇다"며 아끼는 마음도 보여줬다.

    성유진은 "올해 여자 골프가 여러모로 힘들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회 개최해주셔서 감사하다. 새로운 스폰서(대방건설) 구교운 회장님 감사드린다. 사랑하는 엄마, 뒷바라지 해주셔서 항상 감사하다"고 감사 인사도 전했다.

    기자회견에서도 "4차 연장 끝에 우승해서 기쁘다. 첫 메이저 우승이라 더 감격스럽다. 하루가 너무 길었지만 웃으며 끝낼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날 변덕스러웠던 날씨로 인한 코스 컨디션에 대해서는 "코스 환경이 너무 달랐다. 1~3라운드랑 마지막날은 정말 축축하고 질퍽한 상태였다. 드라이버 거리는 20야드도 안 나왔다. 저번주 하나은행 챔피언십 때 적응이 돼 있어서 다른 선수들보다 적응을 빨리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경기 내내 테이핑한 손목에 대해서는 "1라운드 때부터 너무 아파서 경기를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끝나고 병원가고를 계속 반복했다. 지금도 통증이 있는 상태다. 눈물이 나는 걸 참고 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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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LPGA 투어에 도전했다가 복귀한 성유진은 "작년에 야심차게 도전했지만 생각보다 정말 어려웠다. 어려운 건 성적과 별개로 많은 이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모르고 갔다. 준비가 안 돼 있었고, 부상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아파본 적이 없었다. 약을 먹어야 하는 질환들이 생기면서 '누굴 위한 삶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건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복귀한 게 큰 거 같다"고 복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몸이 한 번 컨디션이 꺾이니까 많은 곳이 아프더라. 손목은 저번주부터 아팠다. 등이나 목은 1년 내내 통증을 안고 있다"고 덧붙였다.

    복귀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왜 돌아왔냐, 왜 옛날만큼 성적이 안나오냐' 등 질문을 받아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그게 할아버지가 될 수 있고, 엄마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인생에서 뭐가 중요한지 생각했을 때 가족과 건강이 중요했다고 생각해 돌아왔던 거 같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컨디션이 상승한 것에 대해서는 "상반기에는 시드가 없다는 부담감과 미국에서 돌아온 후 나에 대한 의심이 있었다. 그런 압박감이 상반기에 나를 괴롭혔다"면서 "그런 부담감이 없어지니 하반기에는 나다운 플레이를 할 수 있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우승을 확정한 순간에 대해서는 "마지막 퍼트를 넣었을 때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다른 선수들은 모르겠지만 우승에 대한 생각을 지우면서 플레이한다. 연장이라는 생각 안 하고 퍼트했는데 우승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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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장을 거듭하면서 부담감이 생기지 않았는지 묻자 성유진은 "오히려 조명 아래서 집중하니 멘털이 더 강해졌던 거 같다. 처음에는 너무 떨렸다. LPGA에서도 연장 갔다가 져본 적이 있기 때문에 더 그랬다. 그런데 야간 조명에도 적응하고 한 샷, 한 샷 집중해서 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야간 라운드를 간 경험이 있었다. 2주 쉴 때 동안 친구들과 야간 라운드를 재밌게 했다. 그게 도움이 됐던 거 같다"며 "빛 때문에 공이 잔디 위에 더 올라와 보이는 느낌이다. 유격이 있는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고향 후배'라고 밝힌 노승희에 대해서는 "퍼팅이 정말 좋다고 느꼈다. 샷도 샷이지만 중요한 순간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면서 "마지막에는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부분에서 내가 잘 헀던 게 승부를 갈랐던 거 같다"고 말했다.

    LPGA 재도전에 대해서는 "'그때 해볼 걸'이라고 후회할까봐, 그게 무서워서 LPGA를 간 건데 이제 미련이 없다. 가 봤고, 많은 걸 배웠고, 이걸 토대로 내가 할 수 있는 거에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열리는 LPGA 우승이나 투어 카드 같은 게 생기면 생각해보겠지만 Q시리즈를 통해 도전을 하지는 않을 거 같다"고 답했다.

    LPGA를 경험하고 돌아와 한국 투어를 뛴 느낌을 묻자 성유진은 "행복하다. 집에 갈 수 있다는 것, 한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한 일이구나'라고 감사한 마음이 드는 거 같다"고 웃었다.

    기부에 대한 생각은 여전했다. 성유진은 "내가 이렇게 잘 될 수 있었던 건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고, 시합 하면서 조력자들이 여럿 있으시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내가 사랑 받은 만큼, 선한 영향력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계속 기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KLPGA​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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