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2 (금)

    이슈 EPL 프리미어리그

    강등권서 1년 만에 우승 기적… 그 뒤엔 ‘포옛의 골든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북 현대, K리그 10번째 우승

    K리그 명문 클럽 전북 현대는 지난 시즌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K리그1(1부)에서 10위까지 추락하며 창단 이래 처음으로 2부 팀인 서울 이랜드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명예 회복이 절실했던 전북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를 대거 보강하는 대신 외국인 사령탑을 데려오며 승부수를 띄웠다. 결과는 대성공. 거스 포옛(58·우루과이) 감독의 지휘 아래 전북은 4년 만에 K리그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조선일보

    “V10 이뤘다” 열 손가락 펼친 포옛 거스 포옛 전북 현대 감독이 18일 K리그1 우승을 확정하고 경기장을 찾은 홈팬들에게 열 손가락을 펴 보이며 인사하고 있다. 지난 시즌 10위로 추락했던 전북은 올 시즌 처음 팀을 지휘한 포옛 감독의 리더십으로 재도약에 성공, 통산 10번째 리그 우승을 달성했다./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북은 지난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33라운드 홈경기에서 수원FC를 2대0으로 완파, 승점 71(21승 8무 4패)을 기록했다. 같은 날 2위 김천 상무가 안양에 1대4로 패배, 두 팀의 승점 차가 16으로 벌어지면서 전북은 리그 5경기를 남기고 K리그1 우승을 확정지었다. 통산 10번째 정상 등극이다.

    무너진 ‘명가’를 재건한 포옛은 “지난 2월에 우승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면 ‘불가능하다’고 답했을 것”이라며 “코치진과 스태프, 선수들이 똘똘 뭉친 것이 우승이란 결과로 이어졌다”며 웃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선덜랜드)에서 감독 생활을 하기도 했던 포옛은 최근 그리스 대표팀을 맡았으나 유로 2024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지도자 경력이 내리막길로 접어드는 상황이었다. 지난해 한국 국가대표팀 사령탑 최종 후보에도 올랐지만 홍명보 감독에게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

    조선일보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김영재


    전북에서 재도약 기회를 잡은 포옛은 지난해 12월 부임 이후 강도 높은 체력 훈련과 철저한 식단 관리 등을 주문하며 팀 체질 개선에 나섰다. 태국 전지훈련 첫 2주 동안엔 공조차 만지지 못하게 하고, 달리기만 시켰다. 이때 쌓은 체력이 유난히 무더웠던 올여름 연승의 원동력이 됐다. 전북은 6월 27일 김천전부터 8월 16일 대구전까지 한여름에 6연승을 내달리는 등 올 시즌 22경기 무패 행진(17승 5무)을 이어가며 독주했다.

    위기도 있었다. 시즌 초반 4경기 연속 무승(2무 2패) 부진에 빠졌다. 포옛은 이어진 3월 30일 안양전에서 선제골을 넣자 수비수만 6명을 쓰면서 1대0 승리를 지켜냈다. 전북의 상징과도 같았던 ‘닥공(닥치고 공격)’에 더는 얽매이지 않고 ‘실리 축구’로 팀에 꼭 필요한 ‘위닝 멘털리티’를 되살렸다.

    명확하고 간결한 지시와 세심한 소통 능력은 그의 또 다른 성공 비결이다. 포옛은 시즌을 앞두고 윙백이나 수비형 미드필더 등 포지션별 역할을 구체적이고 세세하게 규정했다. 선수들은 이를 ‘골든 룰’이라 불렀는데, 이 원칙을 지키지 않는 선수는 그라운드에 설 수 없었다. 선수들에게는 먼저 다가가 마음을 열었다. 지난 두 시즌 수원FC에서 20골을 넣은 스타 공격수 이승우는 올 시즌 전북에선 주로 교체(2골)로 나섰지만, 큰 불만 없이 오히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 우승 후 화려한 댄스 세리머니를 선보인 이승우는 “포옛 감독님이 우리에게 책임감을 심어주셨고, 그 믿음 속에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 했다”고 말했다.

    [장민석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