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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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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가 프로야구? 훈련은 어떻게? 대학 나와서 뭐 하게?…한 방에 날린 포수 김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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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여자야구 진출, 보스턴 1라운드 전체 4순위 지명

    경향신문

    최근 미국여자프로야구리그 드래프트에서 보스턴에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지명된 포수 김현아가 지난 8월 트라이아웃 현장인 워싱턴 내셔널스파크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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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년 만에 미 여자프로리그 부활
    1라운드 4순위 지명돼 보스턴행
    훈련할 야구장 빌리기 쉽지 않아
    평일엔 남자 고교 야구부와 훈련
    “여자야구 세상 널리 알려졌으면”

    프로야구 1200만 관중 시대, 한국에서 여자야구는 프로리그는커녕 실업리그조차 없다. 한국에서 여성에게 야구 선수는 직업이 될 수 없다. 국가대표 선수조차 어떻게 먹고살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취준생’이 된 포수 김현아(25)는 최근 미국여자프로야구리그(WPBL) 보스턴에 입단하면서 ‘취업’에 성공했다. 좋아하는 야구를 더 오래, 안정적인 환경에서 하고 싶다는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김현아는 지난달 21일 열린 WPBL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보스턴에 지명됐다. 김라경(뉴욕), 박주아(샌프란시스코), 박민서(뉴욕)도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리그에 진출했다. WPBL은 1943년부터 1954년까지 열린 올-아메리칸 걸스 프로야구 리그 이후 72년 만에 처음으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야구리그다. 내년 8월 개막한다.

    김현아는 지난 3일 전화 인터뷰에서 “2라운드 안에 뽑혀서 주전 경쟁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일찍 뽑혔다”고 말했다.

    김현아는 태극마크를 달고 각종 국제대회에서 활약하고 있다. 2023년 아시아야구연맹(BFA) 여자야구 아시안컵에서 세계 최강 일본을 상대로 한국의 유일한 안타를 뽑아 주목받았다. 지난달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BFA 여자야구 아시안컵에서는 7경기 15타점을 기록하며 타점왕에 올랐다.

    WPBL은 지난 8월 트라이아웃을 통해 드래프트 참가자를 선발했다. 드래프트 자격을 얻기 위해 전 세계 선수 600여명이 트라이아웃에 지원했다.

    드래프트를 준비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김현아는 “훈련할 야구장을 빌리기도 어렵고 빌린다고 해도 완전히 구석 자리뿐이었다. 평일에 야구를 할 수 있는 곳을 찾는 게 가장 힘들었다”며 “평일에는 배재고등학교 (남자) 야구부 학생들이 훈련할 때 같이 훈련하고 주말에는 대표팀 훈련을 받았다”고 했다.

    김현아는 이화여대에 진학한 이후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다. 그는 “어릴 때 야구를 하다가 중고교 때에는 학교에 여자야구 팀이 없어 아예 안 했다. 대학을 진학하고 나서 다시 천천히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현아에게 야구는 언제나 ‘즐거운 일’이었다. 취업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혔을 때 처음으로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여성은 아무리 야구를 잘해도 전업 선수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 4대 구기 종목인 야구, 축구, 농구, 배구 중 여자 (세미)프로리그가 없는 종목은 야구가 유일하다.

    김현아는 “너무 즐겁고 좋아하는 일이라 계속 야구를 해왔는데 대학 졸업반이 돼 취업해야 하니까 야구를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에 와서 야구를 하고 대표팀 생활도 하면서 다른 준비를 못한 상태였기에 취업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미래도 없는데 야구를 너무 오래 했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WPBL에 진출할 기회가 생겨서 좋다”고 했다.

    WPBL은 7주 동안 진행되는 단기 리그다. 김현아는 “취직 걱정을 일단은 덜었지만 리그를 오래하는 것이 아니어서 그 이후엔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긴 하다”고 말했다. 그는 “TV 프로그램이나 기사를 통해 여자야구가 세상에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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