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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3 (화)

    18홀에 18언더 … 쿠처 父子의 상상, 현실이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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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맷 쿠처(오른쪽)와 그의 아들 캐머런 쿠처가 PNC 챔피언십에서 33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한 뒤 챔피언 트로피 벨트를 함께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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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홀에 18언더파 54타. 골프 대회에서 상상할 수 없는 스코어가 나왔다. 주인공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9승을 올린 맷 쿠처(미국)와 18세 아들 캐머런 쿠처다.

    쿠처 부자는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리츠칼턴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PGA 챔피언스 투어 이벤트 대회 PNC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이글 2개와 버디 14개를 적어냈다. 전날 버디만 15개를 잡아냈던 쿠처 부자는 합계 33언더파 111타로 우승 트로피를 함께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20만달러(약 2억9000만원)다.

    데이비스 러브 3세 부자와 존 데일리 부자가 합계 26언더파 118타를 기록했지만 공동 2위에 머물러야 했다.

    골퍼들이라면 말도 안되는 스코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가능한 이유가 있다. 이 대회는 가족끼리 2인 1조로 묶여서 경기를 펼치는데, 두 선수가 각자 샷을 하고 그다음 샷은 더 좋은 곳에 있는 공을 골라서 칠 수 있는 스크램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럼에도 33언더파는 1995년 이 대회가 창설된 이래 역대 최소타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23년과 2024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베른하르트 랑거 부자(독일)가 기록한 28언더파였다.

    PGA 투어 베테랑 쿠처에게 이 대회 우승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는 아버지와 2019년 이 대회에 함께 출전해 9위의 성적을 낸 바 있다. 하지만 아버지는 올해 2월 7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자신의 캐디도 하며 늘 함께했던 아버지의 죽음에 쿠처는 PGA 투어 피닉스오픈 출전도 포기했다. 올해 아버지의 빈자리는 아들이 채웠다. 그리고 우승을 앞두고 마지막 18번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핀에 붙인 뒤 쿠처는 아들의 어깨에 고개를 묻었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 경기 후 그는 "아버지한테 물려받은 근면의 가치를 아들에게도 전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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