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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고 이달 29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되는 정시전형 원서 접수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전략을 짜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올해 수능은 응시자가 많았던 데다가 국어와 영어가 어렵게 출제돼 역대급 '불수능'으로 분류되면서 여느 때보다 상위권 경쟁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국어와 영어 성적 외에도 사탐런 현상 등 변수가 많아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우기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올해 4년제 대학들이 정시에서 선발하는 인원은 총 6만9331명으로 전체 모집정원 34만5179명의 20.1%에 해당한다. 대학 진학자 5명 중 1명꼴이다. 이 중에서는 수도권 대학 선발 인원이 4만5397명으로, 비수도권 대학(2만3934명)보다 약 2배 많다. 다만 대학마다 전형요소별 반영 비율, 수능 활용 점수,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 영어 등급별 점수 등 반영 방식이 다른 만큼 자신에게 유리한 길을 찾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 수시 모집과 달리 정시 모집은 가·나·다 모집군에서 군별로 단 1회만 지원이 가능하기에 더욱 그렇다.
상위권일수록 올해 정시는 고민이 커질 수 있다. 전체 수능 응시생이 3만410명 증가한 반면 의과대학의 모집 정원은 1508명 줄어들면서 구조적으로 정시 셈법이 어려워져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지난해 의대 증원이 예외적인 상황이었고, 이번 입시부터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라면서도 "배치표 최상위에 위치한 의대의 특성상 그 여파가 SKY 공대 등으로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위권 자연계 인원이 서울 주요 대학의 공대·자연계열로 대거 이동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당연히 전년도 입시 결과와 충원율을 확인해야 하지만 이를 절대시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국어, 수학, 탐구 등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는 이번에도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국어와 영어는 그 중요성이 예년보다 더욱 커졌다. 국어 만점자가 전국에 단 261명뿐이기에 국어 고득점자가 어느 분야에서든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90점 이상만 맞으면 1등급이 되는 절대평가 과목인 영어에서도 1등급 비율이 지난해 6.22%의 절반가량인 3.11%로 줄어들어 마찬가지로 영향력이 커졌다. 대학의 영어 반영 방식에 따라 합불이 갈릴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이다.
자연계 학생들이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 과목을 선택하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도 수많은 수험생들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에서 사탐을 1과목 이상 응시한 수험생의 비율은 77.14%에 달할 정도고 사회탐구만 응시한 수험생 비율도 60.0%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사탐 백분위 및 과학탐구(과탐) 가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2026학년도 입시에서 사탐런을 택한 학생들이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성공적일 수 있다"면서 "과탐에 주어지는 가점이 더 높을지, 사탐을 선택해서 더 얻어낸 점수가 높을지 자신에게 유리한 길을 따져보라"고 조언했다.
학폭 여부도 갈수록 입시에서 중요해지고 있다. 주요 대학들이 수시모집과 마찬가지로 정시모집에서도 학교생활기록부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따져보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8, 9호 처분에 대해서는 입학을 허용하지 않는 대학이 많고, 그보다 낮은 단계라고 해도 감점을 받을 수 있다. 대학별 정시 접수 마감 일시도 잘 확인해야 한다. 정시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대체로 원서 접수 기간 후반부에 원서를 내는데, 대학마다 마감 일시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항들을 모두 점검했다면, 실제로 가·나·다 모집군에 하나씩 원서를 내야 한다. 수능 점수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군별로 지원 가능한 대학을 추린 뒤 선호도와 합격 가능성에 따라 최종 선택을 하는 식이다. 기존의 입시 결과 자료는 대학별 입학처 홈페이지 또는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서 열람해볼 수 있다. 조금 어려워도 도전해볼 만한 대학도, 충분히 붙을 수 있는 대학도 섞어서 소신·안정·하향 지원하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이다. 다만 합격이라는 글자에만 매몰될 필요는 없다.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되는 학생 수도 고려해봐야 하고, 당장 최초 합격자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추가 합격자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조급해하기보다는 다음 단계를 계속 주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보다 더 높은 대학에 붙은 합격자의 연쇄 이동이 발생하면서 언제 자신의 차례가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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