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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5 (목)

    박혜준 "2025년은 뜻깊은 한 해…내년 목표는 다승+타이틀" [ST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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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투데이

    박혜준 / 사진=권광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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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내년에는 다승도 하고 상도 타고 싶어요"

    박혜준(두산건설)에게 2025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지난 202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이후 오랜 기간 우승과 연을 못했지만, 올해 7월 롯데 오픈에서 꿈에 그리던 첫 승을 수확하며 당당히 우승자 반열에 올랐다.

    우승 만이 아니었다. 톱10 횟수(8회), 컷 통과 횟수(27회), 상금 랭킹(11위, 6억7648만6189원), 대상포인트(12위, 295점), 평균타수(23위, 71.0000타) 등 주요 부문 순위와 기록에서 커리어 하이(Career High)를 기록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생애 처음으로 KLPGA 대상 시상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블랙 드레스를 입고 시상식장에 등장한 박혜준의 새로운 모습은 골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넥스트크리에이티브 사무실에서 스포츠투데이와 만난 박혜준은 "시상식에 되게 가보고 싶었는데, 올해 우승을 하고 갈 수 있게 돼서 너무 좋았다"면서 "드레스를 처음 입어보다 보니 고르는 것도 어려웠는데 주변에서 잘 어울리는 블랙 드레스를 추천해주셨다"고 첫 시상식을 경험한 소감을 말했다.

    박혜준은 또 "2025년은 기다리던 우승을 한 만큼 너무나 뜻깊은 한 해였다"며 "앞으로의 나의 골프 인생에 조금 더 기대를 주는 한 해가 된 것 같다"고 올 시즌을 돌아봤다.

    지난 2022년 정규투어에 데뷔했지만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박혜준은 지난해 준우승 2회를 포함해 톱10 5회를 기록하며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자연스럽게 2025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컸다. 다만 2025시즌 시작은 그리 좋지 않았다. 시즌 개막 후 13개 대회에서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클 수밖에 없었다.

    박혜준은 "2024년에 우승은 없었지만 잘 마무리를 했다고 생각했고, 전지훈련에서도 잘 준비해서 스스로 기대를 많이 했었다"면서 "그런데 성적이 안 나오다 보니 조급해졌던 것 같다. 원래 되게 긍정적인 편인데 부정적인 생각도 했고,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혜준이 찾은 해답은 마인드의 변화였다. '스윙보다는 생각을 바꾸자'는 결심을 하고 다시 예전의 긍정적인 마인드를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 했고, 이는 성적으로 이어졌다. 6월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시즌 첫 톱10(공동 7위)을 달성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고, 그 다음주 열린 7월 롯데 오픈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박혜준은 "우승을 하고 마음이 조금 더 편해졌다. 시드를 확보해서 좀 더 하고 싶었던 샷을 구사해볼 수도 있었고, 리스크를 갖더라도 조금 더 원하는 대로 플레이 할 수 있었다"고 우승 이후 달라진 점을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박혜준의 우승은 두산건설 We’ve 골프단의 창단 첫 우승이기도 했다. 창단 후 2년 동안 우승이 없었던 두산건설 골프단은 박혜준의 우승으로 막힌 물꼬를 텄고, 올 시즌 4승(박혜준 1승, 김민솔 2승, 이율린 1승)을 수확하며 명문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박혜준은 "오세욱 단장님이 '드디어 첫 우승이 나왔다고 너무 고맙다'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난다"면서 "두산건설 골프단은 가족 같은 분위기이고, 선수들도 잘 챙겨주고 단합 시켜 주신다"고 소속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우승 이후 박혜준은 날개를 달았다. 9월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공동 3위), 10월 광남일보·해피니스 오픈(공동 2위) 등에서 우승 경쟁을 펼쳤고, 시즌 막판 8개 대회 중 6개 대회에서 톱10을 기록했다. 다승 달성에 실패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박혜준은 "(시즌 막판에는) 계속 우승 찬스였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뒷심이 부족해 마지막 날이 살짝 아쉬웠다"고 전했다.

    박혜준은 올해 다 채우지 못한 부분을 내년 시즌에 채운다는 각오다. 우선 내년 1월 중순 베트남 다낭으로 떠나 동계 전지훈련에 돌입할 계획이다. 쇼트게임을 보완하고 싶다고 전한 박혜준은 "어떤 상황이 와도 그린 주변에서 공을 붙이거나 넣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새 시즌 목표는 올해 이루지 못한 다승으로 설정했다. 박혜준은 "매년 조금 더 나은 성적을 내고 있는 만큼, 내년에는 다승을 하고 싶다. 또 위너스클럽에 가입했으니까 이제는 대상, 상금왕, 최저타수상 같은 상들을 목표로 하고 싶다"며 "(그 중에서) 최저타수상이 가장 욕심 난다. 최저타수상을 타면 다른 상들도 따라올 것 같다"고 각오를 밝혔다.

    타이틀 방어와 메이저대회 우승 역시 또 다른 목표다. 박혜준은 "롯데 오픈에서 첫 우승을 했으니 타이틀 방어를 하면 멋지지 않을까요?"라고 웃은 뒤 "메이저대회 중에는 세리머니가 멋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하고 싶었다. 올해에는 성적이 좋았는데 3라운드 때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하면서 순위(공동 19위)가 내려갔다. 그래도 코스(블루헤런)와는 잘 맞는 것 같다"고 전했다.

    더 먼 미래도 그리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무대다. 박혜준은 올해 롯데 오픈 우승자 자격으로 내년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올해 황유민이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LPGA 투어 직행에 성공한 사례처럼, 박혜준도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다면 LPGA 투어에 진출할 수 있다. 박혜준은 "내년에는 KLPGA 투어에서 뛰니까 (롯데 챔피언십은) LPGA 투어를 경험한다는 느낌으로 출전할 생각이다.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하는지 배우고 올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PGA 퀄리파잉(Q)시리즈에 또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박혜준은 "내년에 잘해서 세계랭킹 75위 안으로 들어간다면 바로 Q시리즈 최종전을 치를 수 있다.(현재 104위) 그게 된다면 언제든 바로 나갈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혜준은 응원을 보내 준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응원 많이 해주시고 저를 좋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그런 마음에 보답하려면 성적을 더 잘 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팬분들도 응원할 힘이 날 것 같아요. 앞으로 더 준비 잘해서 내년에 좋은 모습 보여 드리겠습니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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