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호주전 열린 도쿄돔 가보니
오타니 파이팅 일본 야구 팬들이 지난 4일 일본 야구대표팀의 공식훈련이 열린 일본 도쿄돔 관중석에서 메이저리거 야마모토 요시노부, 오타니 쇼헤이 등의 수건 굿즈를 들고 응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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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C조 첫 경기 대만-호주전을 앞두고 5일 오전 도쿄돔은 이미 축제였다. 대만 대표팀 유니폼을 갖춰 입은 팬들이 입장을 위해 길게 줄을 섰다. 도쿄돔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는 그들 주변에는 대회 참가 20개국 깃발이 줄지어 섰고,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사진이 크게 박힌 대형 광고판이 곳곳에서 번쩍였다.
친구와 함께 도쿄까지 응원 온 대만 남성 팬은 8일 한국전을 ‘대만 투수들과 한국 타자들의 대결’로 예상했다. 그는 “오늘 호주전 선발 쉬뤄시를 가장 좋아하지만 구린루이양도 대단히 훌륭한 선수다. 구린루이양이 아마 한국전 선발로 나갈 것 같다”면서 “한국은 타자가 신경 쓰인다. 발음이 정확한지 모르겠는데 안현민, 김도영 그리고 메이저리거 2명(이정후, 김혜성)까지 4명이 정말 무섭다”고 했다.
도쿄돔을 가득 메운 대만 팬들 사이에서 호주 팬들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호주는 2023년 대회에서 한국을 꺾고 8강에 올랐다. 10시간 비행기를 타고 시드니에서 날아온 호주의 부녀 팬은 “이번에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대만 팬이 지난 4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공식 훈련을 구경하면서 가슴에 적힌 ‘대만(TAIWAN)’을 가리키며 응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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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팬들, 김도영·안현민·이정후·김혜성 언급하며 “정말 무서워”
일본 팬들, 빅리거 대거 출전 기대…“한국엔 미남 선수 많아” 여유도
김도영은 외국인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선수다. 한 일본 기자는 김도영을 “한국의 야마다 데쓰토”라고 했다. 야마다는 2012년 일본프로야구에 데뷔해 통산 타율 0.276에 311홈런 198도루를 기록 중인 호타준족의 대명사다. 미국 MLB닷컴 기자는 “김도영과 안현민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공을 박살내듯 스윙한다”고 했다.
전날 선수들의 훈련을 보기 위해 도쿄돔을 찾은 대만 팬은 “2024년 프리미어12 우승 이후 대만 대표팀은 나날이 강해지고 있다. 이제는 세계 정상 팀들과도 필적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은 종합적으로 전력이 강하다. 8강 진출을 위한 열쇠는 결국 한국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 역시 한국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로 김도영을 꼽았다.
그러나 한껏 들떴던 대만 팬들의 분위기는 호주전을 마친 뒤 뚝 떨어지고 말았다. 도쿄돔을 가득 메우고 일방적인 응원을 펼치던 대만 팬들은 0-3 패배에 고개를 떨구고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도쿄돔 실외 흡연장에 몰려든 대만 팬들은 착잡한 표정으로 말없이 담배 연기를 뿌렸다.
‘디펜딩 챔피언’ 일본 팬들은 자부심과 기대, 여유가 넘친다. 2023년 일본 우승을 이끈 오타니가 3년이 지난 지금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번엔 야마모토 요시노부까지, 내로라하는 빅리거들이 대거 WBC 일본 대표로 나섰다.
지난 4일 선수들 훈련을 구경하던 한 일본 여성 팬은 “오타니 선수, 야마모토 선수도 대단하고 이번 대회는 스즈키 세이야 선수한테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 대표팀은 이케맨(미남)이 많아서 좋다”며 “한국은 오랜 라이벌인데 지난 대회 8강에 나가지 못해 안타까웠다. 이번에는 잘하면 좋겠다”고 한국을 응원해주는 여유도 보였다.
한국은 WBC 8강 실패뿐 아니라 일본 상대로 10연패 중이다. 8강을 위해 반드시 한국을 꺾어야 한다고 외치는 대만 팬들과 달리, 대회 4번째 우승을 기대하는 일본 팬들에게는 ‘왜 한국을 경쟁 상대로 신경 쓰지 않느냐’고 묻기도 쉽지가 않다. 한국 대표팀이 17년 만의 WBC 2라운드 진출 목표를 반드시 이루고 싶은 이유 중 하나다.
도쿄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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