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미들블로커 신영석의 비상
블로킹 1위 등 최상급 경쟁력 유지
재활마저 미루고 코트서 열정 태워
올스타전땐 ‘사자보이즈’ 복장도
경기 오산시 한국전력 체육관에서 신영석이 팔을 들고 움직이는 모습을 다중 노출로 촬영했다. 신영석은 불혹인 올해 6시즌 연속 올스타전 팬 투표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남자부 최초 블로킹 1400개를 돌파하는 등 여전히 뜨거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신영석은 “선수 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워 한국전력의 창단 후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오산=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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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뒤로 다 미뤘다.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
경기 오산시에 있는 한국전력 배구단 훈련장에서 최근 만난 신영석(40·미들블로커)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오른 무릎은 연골이 다 닳아 없어져 수술을 권유받았다. 하지만 수술받고 재활까지 하면 1년이 날아가는 거 아닌가. 어차피 (선수 생활이) 얼마 안 남았는데 후회 없이 배구하고 (은퇴하고) 나중에 의사 말 듣겠다”라며 웃었다.
신영석은 불혹의 나이에도 프로배구 2025∼2026 V리그 남자부 블로킹 1위(세트당 0.703개) 자리를 지키고 있다. 7일 수원 삼성화재전에서는 남자 선수 최초로 통산 블로킹 1400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전체 득점도 311점으로 외국인 주포 베논(845점), 레프트 김정호(370점)에 이은 팀 내 3위다.
인기도 여전하다. 신영석은 이번 시즌 올스타전까지 6회 연속 팬 투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1월 강원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올스타전 때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사자보이즈’ 복장을 하고 등장해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퍼포먼스상도 그의 차지였다. 신영석은 “프로라면 늘 최선을 다하는 게 팬 여러분에 대한 예의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엔 잘 안되는 부분은 야간에 남아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하지만 지금은 몸이 예전 같지 않으니 많은 부분을 이미지 트레이닝으로 대체했다. 요새는 틈날 때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고 했다.
신영석의 활약 덕에 한국전력은 17일 기준 4위(승점 56)에 자리하고 있다. 우리카드(승점 57). KB손해보험(승점 55) 등 세 팀이 ‘봄 배구’ 무대를 향해 ‘초접전’을 벌이는 중이다. 한국전력은 18일 KB손해보험과의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2-3으로 패해 승점 1만 추가해도 최소 4위는 확보할 수 있다. 프로배구에서는 3, 4위 사이 승점 차이가 3 이내일 때는 준플레이오프가 열리기 때문에 2-3으로 져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다. 신영석은 “적당히 져도 좋다고 생각하는 프로는 없다. 승점 3을 추가해 확실하게 3위를 지키겠다”라고 말했다.
신영석은 8일 경기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여자부 현대건설의 미들블로커 양효진(37)의 은퇴식에 참석했다. 현대건설은 한국전력과 함께 ‘수원 남매’로 통하는 팀이다. 신영석은 “안방 경기장도 같이 쓰는 팀 선수고 시상식 때 미들블로커 부문 상을 남녀부 선수로 같이 받아 자주 마주치다 보니 친해졌다. 은퇴식에 안 갈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기록 면에서 (양)효진이가 쌓은 업적이 나보다 훨씬 대단해 ‘이정표’와 같은 선수였는데 은퇴한다고 하니 내 이정표가 사라진 것 같고 이제 나도 진짜 다음인 것 같아 싱숭생숭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는 양효진과 달리 신영석의 은퇴는 ‘아직’이다. 달성하고 싶은 여러 목표가 남았기 때문이다. 팀 성적이 우선이라고 전제한 신영석은 “개인적으로 통산 블로킹 1500개(현재 1411개), 5000득점(현재 4760득점) 등 은퇴 후에도 ‘신영석’ 하면 생각나는 의미 있는 숫자를 남기고 싶다. 미혼일 때는 숫자 생각을 하며 산 적이 없는데 결혼한 뒤에는 아내가 의미 있는 숫자가 나오면 상기시켜 주더라”라고 말했다. 계속해 “올해 5월이면 결혼 10주년이다. 한국전력의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가족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겠다”며 웃었다.
오산=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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